베란다 문을 열자 물크러진 수박 위로 초파리가 잔뜩 날아다니고 있었지 - P54

어휴, 천국의 예의범절 같은 건 궁금하지도 않았어요여긴 하늘나라가 아니에요! - P57

영원히 기다리던 아름다운 순간은 따로 있는 것만 같아 - P58

나 그냥 아무나 붙잡고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안 돼요? - P61

우리 셋은 돗자리와 캠핑 의자를 챙겨 공원에 가요 - P62

이게 다 비(毘)의 준비운동일 뿐이라고오늘을 말하진 말아줘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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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저는 오래전부터 ‘포멀‘한 것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그 감각이 해가 거듭될수록 더 강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그저 싱겁게 피아노를 치곤 합니다. 하루에 몇시간, 건반에 손가락을 올려 울리는 소리를 즐기는 정도의마음가짐으로 충분하지 않나 생각하면서요. - P16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한동안 도쿄에서 혼사지내셨습니다. 어머니도 갑상선암을 시작으로 이런저런 병에 걸렸었지만 수술할 때마다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며 잘버텨오셨습니다. - P40

제가 영화음악에 특화되었다는 평을 듣는 것은 어쩌면필요에 따라 이런 구축적인 접근도 가능하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자신의 오리지널 앨범만큼은 그와 반대되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 P63

얼마 후 첼리스트와 바이올리니스트가 저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아, 하고 정신을차렸고, 그제야 세 명의 연주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곡을 연주하는 사이 문득 뒤를 돌아보니 그리스 건축물의 둥근 기둥 사이로 달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 P70

역시 작가는 작가네요. 훌륭하게 이야기를 연결해냈습니다. 제 스스로 고토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이어머니를 위한 레퀴엠이라고 명확히 밝힌 적은 없습니다. - P87

다만, <고토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쓰기 시작했던 2009년 가을의 막바지에 사계절이란 원래 겨울로 시작하여 가을에 끝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멀리 떨어진병실에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린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이 곡은 역시 진혼곡입니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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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모든 것을 다 잃었다고 생각한 어머니는 잘못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찾았다. 모든 사람이 유죄였다. - P77

어머니는 공평한 세상을 요구했고, 죄지은 자는 처벌받길 원했다. 그녀는 젊음과 아름다움이 아무런 의미가없는 뻔뻔스러운 세계, 서로 비슷비슷한 육체와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이 갇혀 있는 거대한 집단 수용소 같은 뻔뻐스러운 세계에 딸도 자신과 함께 남길 고집했다. - P83

아무튼 방금 그녀를 불렀던 남자는 낯선 동시에 은밀한 동지 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정중한 말투로 말했고,
테레자는 자신의 영혼이 그 남자에게 모습을 드러내려고 그녀의 모든 정맥, 모세혈관, 모공을 통해 표면으로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 P85

"이상한 일이군요, 6호실에 계시다니."
"뭐가 이상하지요?" - P88

잠든 그녀는 깊은 숨을 쉬며 그의 손을 잡고 있었고(하도 단단히 잡고 있어서 그 손아귀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엄청나게 무거운 트렁크가 침대 곁에 놓여 있었다. - P21

취리히에서 프라하로 돌아온 이래 토마시는 테레자와의 만남이 여섯 우연이 만들어 낸 결과라는 생각 때문에불편한 심정에 사로잡혀 있었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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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모르는 것투성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모른다는 것이 창피해 잘 물어보지도 못한다. 반면 나의관심사라는 것도 생길 수밖에 없고 그에 대해 자연스럽게 시간이 투입되면 남들보다 조금 더 아는 것들이 생기게 된다. 의식적인 것도 있고, 나도 모르는 사이 되는 것도 있다. 일종의 안다는 것에 대한 개인화가 진행되는것이다. - P77

대화라는 것이 서로의 지식을 뽐내는 자리일 리는없다. 서로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그것에 대해 말하며공감하는 것이 대화의 가장 훌륭한 덕목인 것은 자명하다. - P83

지금은 거의 사라진 전라북도 옛 도청 자리의 백반집도 자주 찾았다. 그러고 보니 이젠 누구도 전주에서 백반을 먹지 않는 것 같다.
- - P89

요즘 나에게 주로 먼저 연락하는 친구들에게 슬쩍먼저 말을 거는 중이다. 생각해보니 J만 그랬던 것이 아니다. 내 무심함을 줄이는 작업일 수도 있고, 나의 수고로움을 자처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도 늘 나만 편리할 수는 없지 않은가. 편리함은 천천히 사람을 죽인다. - P108

예를 들어 카메라가 인물 가까이 다가가서 관객이눈 돌릴 수 없게 만들고, 음악은 고조되고 분명히 뭐가나올 것 같은 분위기에서 스크린 속 사람이 문을 열든,
커튼을 젖히든, 뒤를 돌아보든 했는데 아무것도 없는 순간 1초 후, 무조건 무엇인가 깜짝 등장하게 되어있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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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좋아하신다면서요, 소주도 잘 드시네?
네, 아까 말했잖아요. 소주도 좋아한다고. - P24

. 취한다기보다는 그 전에 살짝 질린다. 그러고 보니잠시 잊고 있었는데 겨울철에는 독한 보크 비어도 좋아한다. 보크는 어쩐지 겨울에 어울리는 술이다. - P31

좋아하는 맥주 스타일을 궁리하다 보니 내가 그간접한 맥주를 정리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늘어놓으니참 많이도 마셨다. 이런 다양하고 비싼 맥주들은 신세계와인앤모어에 가면 그나마 찾아볼 수 있는데 상미기간이 임박해 반값세일을 하는 맥주를 사는 것이 생활의 팁이다. 와인앤모어에서 수많은 맥주를 나에게 조달한 D에게 갑작스럽고도 새삼스럽게 이 글을 바친다. - P31

썸네일 항해 시간만 차곡차곡 모았어도 벨라 타르의 <사탄탱고>를 봤을 거라는 말이 있다. 내가 만든 말이다. - P36

음악이라는 끝없는 우주 속에서 나를 매료시키는새로운 취향의 곡을 만나기란 이제 쉽지 않다. 가끔 일어나는 일이며, 그 주기도 점점 길어진다. 새로운 취향을받아들이기에는 나의 무엇인가가 이미 굳어있을 수도있고, 내가 쓸데없이 까다로워져 있을 수도 있다. - P49

마음이 내려오는 데 제법 오래 걸렸던 도시, 순에서 나를 위로해 준 것은 책이었다. 불안하게 붕 떠 있10이 채 소에서나마 잠시 자리를 잡았다. - P55

위에서 언급한 술자리에서 회사일 말고 내놓은 정상적이고 진부한 답변은 다름 아닌 맥주였다. 그러면서IPA의 유래에 대해 85번째 설명을 해준 것 같다. 어지간하면 누구라도 재미있게 들어주는 이야기니까. - P65

KMDb 영화글에 그런 칼럼 하나 만들면 어때요? 감독님이 좋아하는데 아직 영화화되지 않은 작품들이 있고, 그걸 감독님이 영화화하겠다는 생각으로 맘대로 각색을 할 수 있다면? 그러면 어떤 각색을 할 것인가. 그작품을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 그런 걸 글로 써보시는건 어때요? - P69

백승빈 감독이 말한 ‘저런 표현’은 "그 책을 다 읽어버린 것은 내 인생에 황량한 구멍을 남겼다. DavidCopperfield, the last novel I read, and the completion ofwhich has left a devastating hole in my life"이다. 이 말은 「데이빗 커퍼필드」를 읽은 후 ‘닉 혼비‘의 표현이라고하는데 백승빈 감독은 "마음에 들고 오래 기억하고 싶다"고 적었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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