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기에, 우린 여전히 같은 사람이지만, 이 두사람을 분리하고 구별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행복한 추억은 간직하면서 그 사람을 계속 사랑하는동시에, 우리 앞에 있는 그 사람으로부터 우리가사랑했던 그 사람을 분리해야 한다.  - P168

상대방이 자신에게서 너무 멀어져버려서, 아마도대리석 조각상을 볼 때 살로 된 몸을 떠올리는 정도에불과할 희미한 신체적 유사성은 알아보겠지만,
상대방을 진정 알아볼 때 느끼던 감정은 전혀 느낄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 P170

우리는 여기서 ‘페이딩‘이라는 단어 및 개념의적절성을 보게 된다. 사랑은 흘러가며 사라지는것이고, 관계는 퇴색되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점진적으로 색을 잃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노령,
질병, 장애, 중독의 경우에서도, 감정적 소외, 관계의악화, 부재하는 사람의 느린 소멸을 생각하게 된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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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런 사업들은 저희 매거진에 싣기 좋을 것 같아요."
"그럼요. 얼마든지 편하게 사진 찍어 가세요!" 안젤라가 활짝웃으며 말했다. - P34

아니, 질문을 바꿔야 한다. 이레가 여기 있는데 그 녀석들이 하필이 수녀회를 취재하라고 한 게 정말 우연일까?
하지만 우연이 아니라면, 목적이 뭐란 말인가? - P35

이레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려는 거였다면?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방 안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는 것 같았다. 솔민은 숨을 멈췄다. 아직 인과를 설명할 수 없는데도, 무언가 아주 잘못되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 P37

그래도 이렇게 큰 병원일 줄 알았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했을텐데. - P41

거기까지가 며칠 전의 일이었다. 이레는 그 일을 잊고 현장에집중하려고 했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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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정확히 말하면, 어머니는 유령의 정반대가된다. 육체적으로는 존재하지만 그와는 상관없는존재이다. 그 안에서 더 이상 감정을 불러일으키지않는 존재, 갑자기 낯설어진 존재이다.  - P156

이런 구절들이 불러일으키는 깊은 불안에 대해말해볼 필요가 있다. 사랑에서는, 그 본질이 무엇이든,
감정의 갑작스러운 소멸을 상상할 수가 있다는 점도생각해봐야 한다. 돌이킬 수 없는 뭔가가 있는 법이니까.
되돌릴 수 없는 단절의 순간이 있는 법이니까. - P157

"얼마나 많은 사람이 우릴 떠나는가, 혹은사라지기 전에 스스로를 떠나는가?"
-카트린 말라부 - P158

그 사람이 죽기도 전에 이미 그를 잃어버렸다는건 무슨 뜻일까? 관계가 깨지고, 우리가 더 이상그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기에 그를 잃은 것이다. - P161

그래도 아직 누군가 있는 건가? 여전히 한인격체로서의 사람이 있나? 여전히 그의 아내인가?
환자는 지나치게 현존한다. 때로는 견딜 수 없는존재로, 내가 추상화할 수 없는 존재로 동시에부재한다. 우리 관계에서 자기 자신에서 - P166

그렇기에, 우린 여전히 같은 사람이지만, 이 두사람을 분리하고 구별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행복한 추억을 간직하면서 그 사람을 계속 사랑하는동시에, 우리 앞에 있는 그 사람으로부터 우리가사랑했던 그 사람을 분리해야 한다. 동시에, 지금눈앞에 서 있는, 사랑 그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는듯한 이 존재를 그 기억 속의 사람과 분리해내야 한다.
그 모독이 우리 눈에는 성스러운 것을 짓밟는 것처럼보일지라도 이를 너무 원망하지 말아야 한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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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단결은 발작적인 사건으로 인해 스스로발생하기도 한다. 그 사건의 심리적 폭력성은 생존을위한 일종의 반사작용을 일으킨다. 리오넬 뒤루아가「슬픔이라는 자서전적인 작품에서 아주 명확하게묘사하는 것도 바로 이런 단절의 지점 돌이킬 수 없는지점이다. 단점은 때론 조용하고 내적이다. 그러면서도더 철저하고 결정적이다. - P152

누군가를 믿거나 그에게 기대하는 걸 그만두는 순간.
그에 대한 신뢰를 갖는 우리 능력이 실망과 거짓말,
폭력 또는 배신으로 서서히 고갈되어버린다.  - P152

모성에서 우러나온 말은 없고, 눈길 한 번없고, 최소한의 관심도 없다. 이 결핍은 애착의 끝을의미한다. 가능한 모든 사랑의 고갈을 의미한다. - P155

결국 어느 화창한 날, 갑자기 자신의 부모나가족을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게 된다. "이젠더 이상 그들을 사랑하지 않아요. 내가 그들을사랑했다는 것도 이젠 모르겠어요. 난 그들을떠났으니까요." 이런 사랑의 이탈은 꼭 시간과‘함께‘ 오는 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사랑이 점차 사라지는 건 아니다. 어쩌면 ‘점차‘
사랑을 멈추는 일은 없을지 모른다. 사랑의종말이 난폭하게 느닷없이 올 수도 있다는생각을 난 하지 않을 수 없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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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역시나 이 모든 게 우연이 아니겠군요."
"무슨 말인가요?"
"저희 모녀를 둘러싸고 총 세 번의 화재 사건이 일어났을다. 일본의 도시락 가게, 홍매동의 단독주택, 과거 한국엄마가 일했다던 주점 요코하마까지.... 혹시 이 일련크들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신가요?"
안광자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어졌다.
"요코하마요?" - P187

"송하나 씨, 도망쳐요. 할 수 있는 한 가장 멀리 도망쳐서자신의 삶을 사세요."
하나는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도대체 무엇을 밝혀내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 것일까? 시작은 단순했다. 그저 엄마를죽음으로 몰아넣은 사람과 그 이유를 알고 싶은 마음이었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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