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진은 한 걸음 뒤에서 장선기를 따라갔다. - P77

"피디님도 저보다는 서 작가가 더 편하실 거고." - P80

창문을 열고 창틀에 몸을 기대 바깥을 바라봤다. 늦은오후의 흐린 빛이 고운 모래처럼 부서져 허공에 떠다니고있었다. 맞은편 빌라 창가의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창밖을 보다가 유희진과 눈이 마주쳤다. 둘은 서로를 염탐하듯 얼굴을 마주하고 있었다. - P19

"그 일은 협회 내에서도 예견할 수는 없었겠죠?"
장선기는 미소를 띤 채 고개를 저었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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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무엇이 글쓰기를 숨쉬기처럼 필수적이게할까? 우리가 노력하고, 실패하고, 앉아 있고, 생각하고, 저항하고, 꿈꾸고, 복잡하게 하고, 풀어내는, 우리를 깊이 연루시키고, 기민하게 하고, 살아있게 하는 수많은 나날이다. - P194

미움받을 용기가 없어서 엉망인 글이라도 급하게써서 일단 보냈다. 그래서 소설집으로 묶을 때 제외한 단편소설이 꽤 있다. 이번에는 과연 어떻게될까. - P199

나는 나를 아니까. 나만 나를 아니까. 내가 마음껏 해칠 수 있는 존재는 나뿐이니까. - P201

불행에라도 의지하면서 살고싶어 했던 그때 그 마음이 지금 나를 빤히 바라본다. 너 계속 살고 있구나 확인하는 눈빛으로. - P205

요즘은 주문처럼 ‘한 번 사는 인생‘이라는 혼잣말을 자주 한다. 나에게 뭔가 당부하고 싶은 것 같다. - P213

나는 나 때문에 지치고 나 때문에 쪽팔리고, 아무리 실망하고 후회하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해도 결국 나여서 힘을 내고 기를 쓰고 해내는 것 같다. - P215

언젠가는 나도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나의 지옥마저 사랑할 수 있을까. - P216

글을 쓸 때 창밖에서 어떤 소리가 들리면 그소리가 그칠 때까지 글쓰기를 멈추고 기다린다. - P225

쓰고 싶다. 쓰고 있다. 완성했다.
세 문장으로 삶을 차곡차곡 채우고 싶다.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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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젖어 있으니 비의 안쪽을 바라보고있는 것만 같았다. - P169

소설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렇게 쓰고 보니소설에 무슨 뜻이 있었니? 묻고 싶네. 뜻은 없었다. 쓰고 싶다는 열망만 가득했다. - P169

어떤 글쓰기는 방 청소 같다. 잃어버린무언가를 찾기 위해 곳곳을 탈탈 털어보는 일처럼느껴질 때가 있다. - P173

분위기를잡아야 흐름이 만들어지고 나는 그것을 따라가며쓸 수 있다. 그 분위기를 먼저 만들어야 하는데, 아니, ‘만든다‘보다는 ‘찾는다‘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것 같은데, 그걸 찾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 P177

늦게나마 깨닫는 마음들. 이럴 때 나이 드는 것이 좋다. 당신의나이가 될 수 있어서, 당신의 편에서 그때의 나를바라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 P183

소설 좀 못 쓴다고 내 인생이 다 망하는 건 아니라고. - P187

다시 말씀드립니다.
소설 쓰기에 도움이 되는 건 산책, 맛과 영양을갖춘 한 끼, 충분한 수면, 약속 없음, 책상에 쌓여있는 아직 읽지 못한 책입니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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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지금 우리의 선택이 어떤 의미였는지 깨달을수 있겠지. 해석을 하려면 일단 살아야 한다. 정신없게라도 살긴 살아야 해. - P56

어두운 조명 아래서 좋아하는 음악을 온몸으로듣고 있으니 마치 일 년 동안 여행을 한 것 같았다. 그리고 내일 또 다른 여행지로 떠나는 거다. - P133

승객들이 떠나지 않기를, 기장이 포기하지 않기를, 비행기에 문제가 없기를, 날씨가부디 나를 도와주기를 바라고만 있다. - P140

나에게는 그 세계가 있으니까 현실에서 쓸쓸해도, 이해받지 못해도 상관없었다. 현실의 인물과 상황에 상처받거나 외면당하더라도 소설로 돌아갈 수 있었다. 나만 알고 있는, 내가 쓰고있는 소설이 나를 안아주는 것만 같았다. 그래, 돌아갈 곳이 있었다. 소설이 나의 집이었다. 그 감각이 그립다. 그런데 나의 집은 어디로 갔지. - P145

나는 언제나 잘못하는 사람.
내가 뭔가를 잘하면 그건 실수입니다. 내 실수를 모른 척해주세요. - P149

때로 나는 조롱을 사랑으로 받았다. 경멸을 사랑으로 받았다. 무시와 천대를 사랑으로 받았다.
그 결과 이렇게 사랑 대신 나를 비웃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도 괜찮아. 나는 강하니까. 지금 내 상태가 안 좋다는 것을 알고, 이럴 때가 종종 있다는것도 알고, 지금을 잘 버티면 다시 산책할 수 있고웃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할 만큼은 강하니까.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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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건강이 걱정되시면 회의 빨리 끝내고 일찍 퇴근이나 시켜주세요. 그리고 작가 구하세요. 진짜로 이번 회차까지만 할 거니까." - P72

"아니, 아직 찾으려고 노력 중이야." - P76

-김민수. 현재 퀵서비스 기사 오산미 실종 당일 목동에 갔다는 기록 있음. - P62

유희진은 의자에서 일어섰다. 황 피디가 손을 붙잡지않았다면 들고 있던 샤프로 안인수의 눈동자를 찔렀을지도 모른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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