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여행’과 ‘아이’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여행’의 자리에는 무엇이든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 포기하고 나중으로 미루는 대신 지금 함께 해보기로 했다."

아이에게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알려주지 않으면 아이와 함께 ‘나란히’ 걷는 게 아니라 아이를 ‘데리고’ 걷게 된다. 그럴 때면 얼이는 금세 지치고 흥미를 잃고, 나도 얼이를 어르고 달래느라 진을 뺐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우리도 아이와 같은 입장이 되는 순간을 만난다. 내가 기억하는 순간도 있지만 모르고 지나간 순간이 아마도 무수히 많을 것이다

우리는 매일 조금씩 더 멀리 가는 걸 연습하고 있다. ‘아직’은 평지를 달리는 법밖에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속절없이 집에 돌아가니 따스한 밥이 기다리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갑자기 모든 것에 고맙다는 생각이 들면 어쩌나

그 여름은 뭐였을까, 자꾸 생각하게 되고

평범한 주말의 오후
거실 한구석에는 아끼던 개가 엎드려 자기 밥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후로 우리의 삶은 결코 해명되지 않는 작은 비밀을 끌어안은 채로 계속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자로서 춘희가 겪은 고초는 차마 입에 담기 힘들 만큼 끔찍한 것들이었으나 그것은 모두 과거의 일이 되었다. - P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작은 사고였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던 이경이 수가 공얼굴을 맞았다. 안경태가 부러지고 코피가 날 정도의 충격이었다. 이경은 쩔쩔매는 이와 함께 양호실과 안경점에 갔다. 고친 안경을 쓰고수이의 얼굴을 봤을 때 이경은 처음 안경을 맞춰 썼던 때를 마음렸다. - P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닥에는 그동안 사람들이 흘려서 마룻바닥 틈새로새어 든 커피가 지도처럼 그려져 있었다. 나는 가만히 귀를기울이며 그 지도 위를 걸어보았다. - P237

커피 한 잔의 맛은 그 모든 것의 합이다. 내가 나인것을 잊고 그 맛을 온전히 느끼고 있을 때, 그 순간 자체가나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지금 이 말의 뜻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한때 같은 ‘나‘인 적이 있었을 것이다. - P236

여행을 갈 때마다 사진을 찍고 일기 같은 글을 써서 언젠가 이걸 출판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다. 글을 모아서 몇몇 출판사에 보내보기도 했는데 출판사의 방향과달라서 출판이 어렵다는 부드러운 거절 메일만 받았다. - P238

이제는 스스로 작가라고 생각한다. 늘 글을 써왔지만스스로 작가라고 인정하기는 쉽지 않았다. 내가 처음으로작가가 되었다고 생각한 순간은 고운이 내 글을 모아 A4에 출력해서 책 모양으로 만들어 온 순간이었다. 그 순간이 나한테 정말로 필요했다. 내가 믿을 만한 누군가가 내글이 책이 될 수 있다고 인정해준 순간. 그런 단 한 사람.
최초의 독자. 그 사람이 필요하다. 사람은 언제 작가가 되는가. 내 글을 책으로 인정한 최초의 독자가 생겨난 순간작가가 된다. - P24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