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현우1990년 마산에서 태어났다. 삶의 대부분을 고향에서 보냈다. 전문대를 졸업한 후부터 공장에서 쉴 틈 없이 일했다.
2021년부터 주간경향」, 미디어오늘, 피렌체의 식탁, 조선일보에 칼럼을 기고했다. 현재 미디어 스타트업 alookso서 일하고 있다.

이후의 내 삶도 이때의 예감에서 크게 벗어나는 일 없이 흘러갔다. 청년공으로서 살아가기란 생각보다는 힘들꾸역꾸역 생존은 가능한 나날이었다. 그때의 시간들. 고와낙이 있었고, 땀과 눈물이 있었으며, 희망과 좌절이 공존했고, 꿈이 짓이겨졌다가 다시금 피어났던 과거를 문자로남겨보고자 한다. - P9

어른으로 살아가려면 사람 착하고 몸 건강하며 상식 있는것만으론 부족한 걸까. - P19

걸어서 총 이십 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 내 인생 절반을함께했던 자그마한 세계가 낯설게 느껴지는 탓은 절반 이상 변해버린 풍경 때문은 아니요, 절반 이상 커버린 내 모습 때문도 아니요, 그저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의 사이가소원해진 탓이며 앞으로 더욱 멀어지기만 할 관계이기 때문일 터. 시냇물이 눅눅한 이끼를 쓰다듬으며 졸졸 흘러내리는 회원천 다리 위에서 해를 맞이했다. 내 맘대로 추억과이별한 아침. 고등학생과 대학생의 경계선에 있던 그때까지만 해도 이십대의 삶이 그저 무미건조하리라고만 생각했건만, 그마저 전망이 아니라 낙관이었음을 석 달 후에 깨닫게되었다. - P23

"내는 막살놓을란다. 대학물 빨다가 사레들리긋네."
"내도 고마 시마이 칠래. 만다꼬 돈 버리가믄서 학교 더댕길 끼고." - P26

"빡세제? 원래 다 글타. 남의 돈벌어먹기가 이래 힘들데이." - P41

"대학 가서 잘해라이 파이팅."
고맙고 사랑스러운 이가 돌아섰다. 길었던 1학기의 끝이보였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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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서 한 무더기를 읽는 것보다 더 많은 위로와 지혜를 주는 책이다. 저자는 행운을 맞이했을 때 그랬듯, 닥쳐온 불운 또한 있는그대로 받아들인다. 탁월하게 현명하고 겸손한 책이다.
- 「데일리메일』 - P5

"17년 동안 승려로 살면서 배운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무엇입니까?" - P7

저는 마음챙김mindfulness 이라는 용어가 편치 않습니다. - P15

성공과 행복은 서로 다른 것이니까요. - P23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이 파도에 자신을 잠시 내맡겨봅시다. 자세가 썩 편하지 않다면, 자기 몸에게 다정하고 부드럽게 물어보길 바랍니다. ‘어떻게 호흡하는 게 제일 좋니?
가슴을 조금 더 펴면 공기를 들이마시기가 더 편하니? 어깨를 살짝 내리면 어떨까?‘ 이 정도면 됐다고 느껴지는, 몸속 깊이 편안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옵니다. - P33

장기간 산행해본 적이 있다면 아마 비슷한 경험을 해보았을 겁니다. 복잡하던 삶이 나날이 단순해지지요. 결국엔 날씨와 몸, 음식, 음료, 휴식으로 압축됩니다. 저 역시 아침에 배낭을 메면 지구 끝까지 걸어갈 수 있을 것같았습니다. ‘그래, 이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이야.‘ 아무도저를 꺾을 수 없을 것 같았지요. - P43

우리는 생각을 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법을, 그 생각에 더 냉철하게 접근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 P53

우리는 생각을 선택하지 못합니다. 그 생각이 어떤 양상을 취할지도 통제하지 못하지요. 다만 어떤 생각은 더오래 품으며 고취할 수 있고, 어떤 생각에는 최대한 작은공간만을 내줄 수도 있습니다. 마음속에 불쑥 떠오르는생각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을 믿을지말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 P61

"엄마, 나 숲속 승려가 되려고요."
"그래…. 숲속 승려를 만나본 적은 있니?"
"아뇨. 그냥 책에서 읽기만 했어요."
"그럼 숲속 사원에 가본 적은 있니?"
"아뇨."
"비욘, 마음을 확실히 먹은 거니?"
"예." - P63

또다시 내면의 직관에 의지해 독자적으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런 결정만이 주는 고요하고 단단한 확신이느껴졌습니다. 어머니는 물론 저 자신도 놀랐습니다. 에스파냐에서 5초도 걸리지 않아 사직서를 내기로 결심하던 때와 똑같았습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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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늦게 왔어.
- 막힐까봐 퇴근 시간 지나고 왔지.
진강이는 침착해 보였다.
- 멀리 가야 하니까. - P126

진강이의 반응에 갑자기 이 여정이 해볼 만한 일처럼 느껴졌다.
진강이의 고향까지는 사백 킬로 남짓. 차는 고속도로로 진입하고있었다. - P128

-내 심장이 타고 있다. 그런 거 아니지?
-그런 말은 중학생도 안 하겠다. 어쨌든 만두가 타서 불이 났더라고 불 끄려고 나는 물 받고 있는데 그 새끼는 막 도망가더라.
그 와중에 바지도 챙겨 입었더라고. 난 홀딱 벗고 프릴 달린 앞치마만 하고 있었는데. - P129

- 엄마, 담배는 나쁜 거지?
라고 말했다. 나는 흔들던 손을 내렸다. 여자는 아이를 차 쪽으로끌고 갔다. 아이의 아빠로 보이는 남자가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
나는 담배를 끄면서 중얼거렸다.
-여긴 흡연 구역의 의미가 없게 지어놨네. - P131

시는 편이었다. 그래서 술을 마실 때는 자제해야 한다는 생각을했다. 자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것도 아닌계속 마시게 되는 이유는 뭘까. 내 삶에 흐름 같은 게 있다면,
정상의 추구를 지나 이상의 추구도 지나 지금은 어떤 것도 추구하지 않는 걸 추구하는 시기인 게 아닐까. 그래서 자꾸 자제하는 것에 집착하는 것 아닐까. - P141

-있잖아. L이 술집 문짝을 부쉈다.
-개도 참 정상은 아니야.
진강이가 말했고 우리는 L을 흉보기 시작했다. 서울까지는 다시사백 킬로 남짓. 나는 가까운 휴게소에 꼭 들러야 한다고 말했다.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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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희는 그것들을 보고 세상에 이렇게 재밌는 게 있다니! 하며 폭죽놀이를 처음 구경했을 때랑 비슷한 즐거움을 느꼈다고 했다. 나로서는 즐기는 것은가능하지만 절대 내 안에 남지는 않을 이야기들을 천희는 좋아했다. 나는 안도했다. 천희가 내 만화를 볼 일은 없을 테니까. - P11

나는 너의 모든 행동이 부드럽고 나긋하다고 느끼지만 그 안까지 부드럽지만은 않다고 여긴다. 의외로 뾰족한 구석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바깥을 향하는 게 아니라 너의 안쪽을 향한다.
너는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다. 거래처 강부장은 새로 들어온 네가이사를 하자 시집 좋은 데로 가게 생겼네, 라고 말했다. - P47

헤어지자는 말을 하며 재인은 그렇게 말했고 남자친구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조금 과하게 울었다. 제발 자기를 짠하게 여겨달라는 것처럼 보여서 재인은 살짝 인상을 쓸 뻔했다. 한 명이 더 힘을줘 끌고 가는 관계는 언제까지나 반대편이 일 프로 정도는 함께힘을 실어줄 때 가능한 일이었다. - P123

대로 배머리를 말리고 옷을 갈아입으면서도 어쩐지 자꾸만 손이 느려졌다. 옷을 다 갈아입고, 메고 온 목도리까지 다시 잘 두르고서 재인은 데스크에 몸을 가까이 붙이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 재등록하려고요. - P149

철수를 마친 날, 고향인 원주에서 올라온 엄마는 영은과 병원식당에서 칼국수를 먹다가 결국 울컥 울음을 토하고 말았다.
이게 뭐니·····특히 엄마를 위로하던 영은은 그 말에 상처를 입었다. - P155

-이 죄스러운 마음에서 놓여날 수 있을까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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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모든 분야의 인프라가 서울을 비롯한수도권에 몰려 있는 구조라 문화적 불균형 역시 극심하다. - P65

호명은 중요하다. 문학을,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 살면서호명받는다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나 혼자만 보자고글을 쓰는 건 아니니까.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예술을 하는사람으로서 내 작품이 많이 알려져야 돈도 벌고 생활을영위할 수 있으니까. - P70

많은 분야가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새롭게 배치되고 있다는것을 실감한다. 물리적 거리가 삭제된 온라인 세계에서는서울이나 제주도냐보다는 내가 가진 콘텐츠가 중요하게되었다. - P70

가난이 무서운 이유는 포기해야 하는 게많아진다는 데 있다. 어린 나이에 포기를 알게 된 아이들은마음이 일그러지기 쉬운 재질로 바뀐다. 일그러지는 모양이각기 다를 뿐.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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