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늦게 왔어.
- 막힐까봐 퇴근 시간 지나고 왔지.
진강이는 침착해 보였다.
- 멀리 가야 하니까. - P126

진강이의 반응에 갑자기 이 여정이 해볼 만한 일처럼 느껴졌다.
진강이의 고향까지는 사백 킬로 남짓. 차는 고속도로로 진입하고있었다. - P128

-내 심장이 타고 있다. 그런 거 아니지?
-그런 말은 중학생도 안 하겠다. 어쨌든 만두가 타서 불이 났더라고 불 끄려고 나는 물 받고 있는데 그 새끼는 막 도망가더라.
그 와중에 바지도 챙겨 입었더라고. 난 홀딱 벗고 프릴 달린 앞치마만 하고 있었는데. - P129

- 엄마, 담배는 나쁜 거지?
라고 말했다. 나는 흔들던 손을 내렸다. 여자는 아이를 차 쪽으로끌고 갔다. 아이의 아빠로 보이는 남자가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
나는 담배를 끄면서 중얼거렸다.
-여긴 흡연 구역의 의미가 없게 지어놨네. - P131

시는 편이었다. 그래서 술을 마실 때는 자제해야 한다는 생각을했다. 자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것도 아닌계속 마시게 되는 이유는 뭘까. 내 삶에 흐름 같은 게 있다면,
정상의 추구를 지나 이상의 추구도 지나 지금은 어떤 것도 추구하지 않는 걸 추구하는 시기인 게 아닐까. 그래서 자꾸 자제하는 것에 집착하는 것 아닐까. - P141

-있잖아. L이 술집 문짝을 부쉈다.
-개도 참 정상은 아니야.
진강이가 말했고 우리는 L을 흉보기 시작했다. 서울까지는 다시사백 킬로 남짓. 나는 가까운 휴게소에 꼭 들러야 한다고 말했다.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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