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국수와 수육, 즉 ‘파티누들‘과 ‘워터미트’라고 했더니 거짓말 말라며 빵 터지기도 했다. 그것은 2014년의 일로, 아마도 내가 잔치국수를 파티누들로 통역한 최초의 한국인은 아니겠지만,
딱히 뭘 참고하지 않고도 (부지불식간에) 영어로 조크를 날리는 데에 성공했다는 것에 나는 묘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 - P125

"너 있어서 엄마가 이런 것도 먹어본다."

주인장이 직접 구워주던 쿠키가 영화 <매트릭스>의 오라클이네오에게 건네던 그 쿠키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그럼 연잎밥은 진짜 현실을 각성하게끔 하는 빨간약일까? 한번은 연잎밥을어떻게 만드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주인장이 웃으며 답했다. "호호, 그건 기성품이에요. 인터넷에서 다 팔아요." 그래, 연잎밥 그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지, 그걸 대하는 내 마음이 중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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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면을 먹을 때 볼이 터질 듯이 가득 넣고 먹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면은 소리와 촉감의 음식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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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철도 - 최영미 시집
최영미 지음 / 이미출판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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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폐달을 밟고 너에게로 갈 수 있다면 시시한 별들의 유혹은 뿌리쳐도 좋았다 를 여전히 외우고 있습니다 어디로든 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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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모든 게 단번에 이뤄지진 않았다. 핏물을 빼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듯이. 하지만 어느 날 정신을 차리고 보니 힘든 시기가 어느새 저 멀리 지나 있었다. 나는 지금도 그게J의 ‘진짜 미친 사리곰탕면’ 덕이라고 생각한다. 결코 내 것일 수 없다고 여겼던, 내가 소중하다는 감각과 나를 다시 이어준 한 끼의 식사. 어떤음식은 기도다. 누군가를 위한, 간절한.

별다른 곁들임 없이 팔기만 의략 레어 먹어도입과 마음이 충만하다. 생크림도 요거트도 설탕도 초보도 잘 어울릴 테지만 이 봄에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달고 시고 향긋한 말기.
기울에서 봄이 되는 향, 봄이 사라지기 전에 같아보는 맛 이것이면 지금도, 올해도, 충분하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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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하자마자 휴대폰을 켜보았다. 메시지가 와있어서 심장이 뛰었다. 그러나 그건 아버지에게서 온 문자였고 나는 기운이 쑥 빠졌다. 잘 들어갔지? 비 한번 대차게온다.

집에 돌아오자 피곤함과 졸음이 밀려와 소파에 누웠다. 수형은 내가 화장을 지우지 않은 채 누워 있으면 클렌징 티슈를 가져와 꼼꼼하게 얼굴을 닦아주곤 했다. 수형은 부지런했다. 성실한 사람이지, 수형은, 그리고 그 사람도, 나는 성실한 사람에게 끌리나. 수형의 손이 내 얼굴에닿기를 기다렸다. 희진아, 방에 들어가서 자자. 수형은 화가 나 있었다. 우리는 목소리만 들어도 알았다. 나한테 화났어? 화났지? 그런데 나는, 미안하다고 말하기가 싫어. 그렇게 말하고 싶지가 않아. 수형은 대답이 없다가 나지막이내 이름을 불렀다. 박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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