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하고 통원 치료를 받는 사이에 완연한 가을이 되었고 사촌동생 혜진이의 결혼식에 참석할 즈음에는 날이 꽤 쌀쌀해졌다. 엄마는결혼식 전날 내게 전화해서 친척들 보기가 불편하면 오지 말라고 했다. ‘아직 네 소식 다들 모르니까.‘ 엄마는 그렇게 덧붙였다. - P272

신랑 신부가 충주호를 등지고 기다란 테이블에 앉았고 몇 개의 둥근 테이블에 하객들이 앉아서 음식을 먹고 샴페인을 마셨다.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하객들이 한 명씩 나가서 마이크를 잡고 축하의 말을 건네거나 노래를 불렀다. 나는 엄마아빠와 함께 테이블에 앉아서 행사를 지켜봤다. - P273

새비 아주머니는 희미하게나마 의식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이불위에 누워서 증조모가 말을 하면 눈짓으로 반응했다.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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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씨! 고상욱이 언제 봤어?" - P126

등짝을 문지르던 작은언니가 황급히 말을 돌렸다.
"언니, 전화 다시 넣어보소. 동기간이라고 인차 딱 하난디 코빼기도 안 비칭게 보기가 영 그네."
"안 받는게 안 받는 것을 나가 워쩔 것이냐."
"또 해보랑게 인차 인나셨는가도 모르잖애."

그래놓고는 꼭 한마디 덧붙였다.
하기사 그 시절에 똑똑흐다 싶으면 죄 뽈갱이였응게."
"똑똑한 사람만 빨갱이였가니 게나 고동이나 죄 뽈갱이염제." - P117

오후 들면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조문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내 손님들은 아직 도착 전이었다. 주로 아버지의 지인이었다. 사촌들이 번갈아 상주 자리를 지켜주었지만 그렇다고 내가 자리를 비울 수는 없었다. 누군가 아버지와의 추억을 늘어놓고 잠시 애도에 잠길 만하면 새로운 누군가를 맞아야 했다. 눈물조차 고일 새가 없었다. 내인생에서 가장 분주한 사흘이 될 듯했다. - P111

"어무이는 잘 계시제? 아직도 고우시나참말 예뻤는다・・・・・・ 느그 어무이가 내 이상형이랑게,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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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조용하죠. 주변 도로의 소음도 없고 대부분새소리가 전부예요. 저는 바로 그것이, 제가 글을 쓰는데 반드시 필요한 이곳의 고요함의 색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안에서 사는 아름다움이고요. - P15

2008년, 버지니아 울프와 마르그리트 뒤라스를 다룬훌륭한 다큐멘터리의 감독으로 알고 있던 미셸 포르트가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장소 이브 토와 루앙 그리고현재 살고 있는 곳, 세르지에서 나를 촬영하고 싶다는의사를 밝혀왔다. - P7

M.P. : 아니 에르노, 당신은 여기, 세르지의 이 집에서모든 책들을 집필하셨나요? - P13

파리, 나는 그곳에 절대 들어가지 않을 거예요

사실상 무엇인가에 대해 쓰지 않으면, 그것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 P20

누구도 당신을 대신해서 그 체험들을 할 수는 없죠. 그러나 그 체험들이 당신의 것에서만 머무는 방식으로 글을 써서는 안 돼요. 개인적인 것들을 넘어서야 하죠. 그래요. 그것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하고 다르게 살게 하며, 또한 행복하게 해주죠.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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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 반죽처럼 부드러워지고 싶다무엇이든 되고 싶다 - P96

가장 나중에 오는 것은 무엇일까? - P93

당신과 당신을 사랑한 사람들의 신념으로신이 머물렀다 막 떠난 도시처럼이곳이 아직 따듯한 것이라고조용히, 당신처럼, 비유로 말하고 싶습니다 - P86

인생은 아름답지도 논리적이지도 않지만 - P110

그러니까 좋은 시는 rhyme(미적인 것)과 reason(논리적인 것)을 겸비한다. - P111

정혜신과 진은영의 대화를 읽으면 ‘사랑과 치유가 하나로 묶인‘ 두 사람이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을알게 된다. 이제 우리는 다시 2014년의 봄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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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조지영은 사랑을 주고받는 게 어떤 것인지 몰랐고 그렇다면 사랑을 일단 받아보고 싶었다. - P168

얼마나 저기 널려 있었을까. 좁은 베란다에 널어둔 조지영의 커다란 블랙 원피스가 바람에 펄럭였다. 바람이 불어왔고 또 바람이지나갔다. 조수영은 앞으로 자기 자신을 포함한 모두에 대해 절대로 아는 척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바람이 부는 것처럼 우리는 사라질 것이니까. - P179

짧은 밤이 지나고 그뒤 엄마가 다시 돈을 벌러 내려가기까지 사개월이란 시간은 당시의 나에겐 정말이지 며칠 정도로 느껴졌다. - P191

[엄마 나 내일 준이네 벌초하러 가[벌초?][웅][고생이겠다][엄마는 할머니 산소에 안 가고 싶어?][가고 싶지] - P187

입장을 바꿔 다시 생각해본다. - P139

미안해. 이모만 엄마가 있어서.
괜찮아. 할머니도 엄마 없잖아.
그래. 우린 다 아빠도 없고.
그러고 보면 송이야. 할머니는 너만 있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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