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이연은 성민으로부터 ‘다음주 주말에 혹 시간 있느냐‘
는 연락을 받았다. 자기가 ‘아는 대표님 댁에서 홈 파티가 열리는데 같이 가지 않겠느냐‘고 ‘요즘 방역 상황이 안 좋아 인원이 많지는 않고 대략 대여섯 명 정도 모일 거‘라면서 ‘누나도 알고 지내기 나쁘지 않은 사람들이니 긍정적으로 생각해달라‘고 평소보다 말을 길게 했다. ‘그래도 내가 아는 사람 중 누나가 가장 유명하다‘면서. - P93

ㅡ흉내는 흉내고, 본질은 돈으로 못 사죠. 역사도 그렇고.
이연이 박을 흘깃 쳐다보며 ‘저 사람 진골이 아니라 성골인가?‘ 갸웃거렸다. ‘뒤늦게 인맥 학교 다닌 분이 하실 말씀은 아닌것 같은데?‘ 싶어서였다. ‘창궐이라니. 사람들이 한정된 자원 안에서 나름 생활에 윤기를 주려 하는 게 무슨 질병이라도 되나?‘
눈을 굴렸다. 그런데 그 눈빛을 맞은편의 서가 봤고, 그 시선의 흐름을 또 성민이 알아챘다. - P111

만약 자신이 지금 뭔가 얘기할 거라면 아주말짱해야 한다고. 그래서 아까부터 술을 더 입에 대고 싶은 욕구를 거의 초인적인 힘으로 꾹 참고 있었다. 살면서 어떤 긴장은 이겨내야만 하고, 어떤 연기는 꼭 끝까지 무사히 마친 뒤 무대에서내려와야 한다는 걸, 그건 세상의 어떤 인정이나 사랑과 상관없는, 가식이나 예의와도 무관한 말 그대로 실존의 영역임을 알았다. - P120

미진의 기억.
지금 와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그거 때문인 것 같다. 언젠가 연극 관련 단편을 쓰고 싶다 생각한 건. - P125

K는 수년 전부터 유치원 엄마들 사이에서 요주의 인물이었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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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살 소녀는 UN에서 세계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호소하며 울분을 토했다는데, 어째서 나의 울분은 이토록사사롭고 소소하며 일상적인가. 해결하고 싶은 인생 과제중 하나가 내 울분의 지독한 개인성이라는 게 진심으로분하다. - P13

약점’을 상징하는 아킬레스건으로 더 널리 알려진 영웅 아킬레우스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그렇게 억울할 수가 없었다. 제우스를 능가할 아이라는 신탁 때문에 나자마자 신의 타깃이 된 아들을 보호하려고 엄마인 님프 테티스는 신생아를 스틱스강에 담갔다 꺼내 불사신을 만든다. 하지만 손으로 잡고 있던 발목만은 지하수 코팅이 입혀지지 않는 바람에 결국 발목에 화살을 맞고 죽는다. - P22

인간은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이고, 무리를 잃은 표류자는 깜박이며 꺼져 가는 약한 등불이다. 사랑을 연습하지않는 사람은 그 희미한 빛조차 내지 못하고 누군가의 작은 반짝임을 알아보지도 못한다. - P106

불행에 빠진 사람이 자기보다 더 불행한 사람을 보면서위로받는 마음은 인간적이다. 하지만 나의 불온한 처지에 다른 누군가 안도하고 있다면, 그때도 인간적이라고 여겨줄 수 있을까. 자신의 불행에만 골몰하면 스스로에게나 타인에게 위험한 사람이 되고, 자신의 행복에만 골몰하는 사람은 부도덕을 부끄러워하지 않게 된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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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음의 폐허에서 나는 다시 새로운 믿음들을쌓아올릴 것이다. 믿음은 밝고 분명한 것에서가 아니라 어둡고 흐릿한 것에서 탄생하는 거라 믿기 때문이다. 밤이 가고 다시 아침이 온다. 마음속에 새로운 믿음의 자리를 만들어내기에 이만큼 좋은 때도 없다. - P65

반면 그 식당에서 며칠씩 외상을 하고 값을 치를 때마다꼭 2, 3천 원씩 돈을 헐어 내는 한 중년의 남자를 싫어했다.
하루종일 흰 개를 묶어두면서도 물그릇을 자주 마르게 두는느티나무 옆 카센터 주인을 싫어했다. 그는 주로 건물 안에있다가 카센터로 들어오는 차를 보고 흰 개가 짖으면 밖으로나오곤 했는데 반려동물에 대한 의식은 고사하고 동업자에대한 예의도 없는 사람이었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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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별은 필연적이겠지만 지금은 우리가 둘 다 살아 있다는 사실을 나에게 일깨워주려는 듯이. 미래에 당도할 슬픔에 쉽게 마음을 내맡기는 대신 최선을 다해 지금의 ‘함께 살아 있음’을 살아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오늘도 그 작은 몸을 통해 배운다. - P120

스무살이었던 나의 빈곤한 상상 속 마흔과는 다르지만 나의 40대가 즐겁고 신나는 모험으로 가득하리란 걸 나는 예감할 수 있었다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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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숙 씨처럼 강해지기를소망하며 살아갈 것이다. - P105

이제는 라디오를 틀어놓고 일해요. 사연도 있고 재미도 있으니까. 세상 돌아가는 걸 알아야지.접기

지금은 내 몸만 허락하면 일을 할 수가 있자녀. 그게 행복한겨. 내가 할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 P121

모든 것을 사랑으로, 사랑으로 키워야돼. 스트레스도 잠깐만 받고 금세 잊어버리고 자꾸 새 출발해야 해.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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