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이연은 성민으로부터 ‘다음주 주말에 혹 시간 있느냐‘
는 연락을 받았다. 자기가 ‘아는 대표님 댁에서 홈 파티가 열리는데 같이 가지 않겠느냐‘고 ‘요즘 방역 상황이 안 좋아 인원이 많지는 않고 대략 대여섯 명 정도 모일 거‘라면서 ‘누나도 알고 지내기 나쁘지 않은 사람들이니 긍정적으로 생각해달라‘고 평소보다 말을 길게 했다. ‘그래도 내가 아는 사람 중 누나가 가장 유명하다‘면서. - P93

ㅡ흉내는 흉내고, 본질은 돈으로 못 사죠. 역사도 그렇고.
이연이 박을 흘깃 쳐다보며 ‘저 사람 진골이 아니라 성골인가?‘ 갸웃거렸다. ‘뒤늦게 인맥 학교 다닌 분이 하실 말씀은 아닌것 같은데?‘ 싶어서였다. ‘창궐이라니. 사람들이 한정된 자원 안에서 나름 생활에 윤기를 주려 하는 게 무슨 질병이라도 되나?‘
눈을 굴렸다. 그런데 그 눈빛을 맞은편의 서가 봤고, 그 시선의 흐름을 또 성민이 알아챘다. - P111

만약 자신이 지금 뭔가 얘기할 거라면 아주말짱해야 한다고. 그래서 아까부터 술을 더 입에 대고 싶은 욕구를 거의 초인적인 힘으로 꾹 참고 있었다. 살면서 어떤 긴장은 이겨내야만 하고, 어떤 연기는 꼭 끝까지 무사히 마친 뒤 무대에서내려와야 한다는 걸, 그건 세상의 어떤 인정이나 사랑과 상관없는, 가식이나 예의와도 무관한 말 그대로 실존의 영역임을 알았다. - P120

미진의 기억.
지금 와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그거 때문인 것 같다. 언젠가 연극 관련 단편을 쓰고 싶다 생각한 건. - P125

K는 수년 전부터 유치원 엄마들 사이에서 요주의 인물이었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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