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살 소녀는 UN에서 세계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호소하며 울분을 토했다는데, 어째서 나의 울분은 이토록사사롭고 소소하며 일상적인가. 해결하고 싶은 인생 과제중 하나가 내 울분의 지독한 개인성이라는 게 진심으로분하다. - P13
약점’을 상징하는 아킬레스건으로 더 널리 알려진 영웅 아킬레우스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그렇게 억울할 수가 없었다. 제우스를 능가할 아이라는 신탁 때문에 나자마자 신의 타깃이 된 아들을 보호하려고 엄마인 님프 테티스는 신생아를 스틱스강에 담갔다 꺼내 불사신을 만든다. 하지만 손으로 잡고 있던 발목만은 지하수 코팅이 입혀지지 않는 바람에 결국 발목에 화살을 맞고 죽는다. - P22
인간은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이고, 무리를 잃은 표류자는 깜박이며 꺼져 가는 약한 등불이다. 사랑을 연습하지않는 사람은 그 희미한 빛조차 내지 못하고 누군가의 작은 반짝임을 알아보지도 못한다. - P106
불행에 빠진 사람이 자기보다 더 불행한 사람을 보면서위로받는 마음은 인간적이다. 하지만 나의 불온한 처지에 다른 누군가 안도하고 있다면, 그때도 인간적이라고 여겨줄 수 있을까. 자신의 불행에만 골몰하면 스스로에게나 타인에게 위험한 사람이 되고, 자신의 행복에만 골몰하는 사람은 부도덕을 부끄러워하지 않게 된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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