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죽었다. 단 몇 초 만에. 고통은 없었다고 의사가분명하게 말했다. 장난감 더미 위에 부유하듯 너부러진 아기를 회색 커버 안에 누이고 뼈마디가 비틀어진 몸 위로지퍼를 채웠다. 여자아이는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아직 살아 있었다. 그 아이는 사나운 짐승처럼 맞서 싸웠다. - P9
청소를 하고, 물건들을 버리고, 숨 막히는 아파트를 환기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보모들이 와서 보고 이들이좋은 사람들이며 아이들에게 최상의 것을 주고자 하는 성실하고 깔끔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그들이주인이라는 것을 보모들이 분명히 인지하기를 바란다. - P15
자기에게 감탄하는 척하는 여자들을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 그보다 더 나쁜 건 부러운 척하는 여자들이었다. - P29
바로 그날 저녁 그들은 루이즈가 남긴 번호로 전화를 건다. 한 여자가 좀 차갑게 전화를 받는다. 루이즈의 이름을듣자 즉시 어조가 바뀐다. "루이즈요? 루이즈를 만나게 되다니 정말 복이 많으시네요. 제 아들들에게 그녀는 두 번째 엄마 같았어요. 헤어지게 됐을 때 정말 가슴이 아팠답니다. 한마디로, 그 당시 저는 루이즈를 잡아두기 위해 셋째 아이를 가질 생각까지 했다니까요." - P31
"루이즈? 온지 오래됐어요? 왜 안 들어왔어요?" "폐 끼치고 싶지 않아서요." "폐라니요, 그 반대죠. 자, 여기, 이 열쇠 가지고 다니세요. 얼른 들어가세요. 집처럼 편하게 생각하시고요." 그가주머니에서 열쇠 꾸러미를 꺼내며 말한다. - P37
"우리 보모는 요정이에요." 그들의 일상 속에 갑자기 루이즈가 자리 잡은 이야기를 할 때면 미리암은 이렇게 말한다. 이 숨 막히고 비좁은 아파트를 평온하고 밝은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걸 보면 그녀는 마법을 부리는 게 틀림없었다. 루이즈는 벽을 뒤로 밀어냈다. 벽장 깊이를 더 늘리고서랍 크기를 더 넓혔다. 집 안에 빛을 들여놓았다. - P38
그녀는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녀는 늦는다고 알려야할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고 자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폴이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있다. - P51
루비에 부인은 결국 스테파니에게 이제 그만 내려오고 아이들이 놀게 두라고 명했다. 그녀는 남편에게 다가가 동정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재는 또 오라고 하면 안 될 것 같아. 아이한테 너무 힘들 것같네. 자기가 가질 수 없는 이 모든 걸 보는 게 얼마나 괴롭겠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남편이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 P67
미리암은 일주일 내내 이날 저녁을 기다렸다. 그녀가 아파트 문을 연다. 루이즈의 손가방이 거실 안락의자에 놓여 있다. 노래를 흥얼거리는 아이들 목소리가 들린다. - P68
그녀는 비슈누, 생명을 유지시키는 신, 질투의신이자 인류를 보호하는 신이다. 그들에게 젖을 먹이는 암늑대, 그들 가정의 행복을 확실하게 담보하는 원천이다. - P71
점차 폴과 미리암의 주변 사람들 모두가 루이즈를 알게된다. 동네나 아파트에서 그녀와 마주친 사람들도 있다. 아니면 단지 이 비현실적인,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보모의위업에 대해 듣기만 한 사람들도 있다. - P75
옆에 앉은 폴이 루이즈의 어깨에 팔을 두른다. 그리스술 우조가 그를 쾌활하게 만든다. 그는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잡고 아주 오랜 친구, 예전부터 친하게 지낸친구에게 하듯 그녀에게 미소 짓는다. - P96
그녀의 웃음은 나쁜 의도가 전혀 없는데도 사람들 기분을 상하게 했다. 그녀는결국 투명인간처럼 눈에 띄지 않는 능력을 키워나갔고, 따라서 아무런 소동도 없이, 나간다는 말도 없이, 그렇게 하기로 이미 정해져 있는 듯이 조용히 사라졌다. - P113
그날 저녁 루이즈는 아이가 혼자 나다녔던 이야기도 어깨를 물린 이야기도 미리암에게 하지 않는다. 밀라 역시그녀가 시키거나 위협하지도 않았지만 아무 말 하지 않는다. 지금 루이즈와 밀라는 서로에게 앙심을 품고 있다. 그들은 오로지 이 비밀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서로 하나로묶여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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