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함께 살기로 거의 결정을 내리고는 들뜬 기분으로 롯폰기에서 식사를 한 다음 커튼과 블라인드를 사러인테리어 가게를 둘러보았다. 두 가지 다 올리브색으로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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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정의감씩이나. 순전한 자기 위안이지."
"자기 위안이면 예술이게. 맞아, 넌 그 일을 예술처럼 하더구나." - P105

"책임감, 그거 참 듣기 좋은 말인데, 그게 혹시 권력욕이라고생각하지 않니? 회장 자리를 막무가내 지켜내고 싶은." - P95

현관 바닥에 신발이 가득한 걸 보니 다들 온 모양이었다 - P81

그래, 그때 난 새대가리였구나. - P77

아파트에 살던 후배가 땅집으로 이사 간다고 하길래 덮어놓고잘했다고 말해주긴 했지만 정작 어디다 집을 샀는지 동네 이름은 별로 귀담아듣지 않았다. 무심한 것도 일종의 버릇인가 보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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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는 너무 바빠서 일자리를 찾으러 다닐 새가 없었다. - P123

"나는 너 같지 않아." 그는 루이즈에게 거만하게 말하곤했다. "나는 애새끼들 똥이나 토해놓은 거 치우면서 벌벌기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그런 건 깜둥이나 하는 일이야." - P123

자크는 세 달 후에 죽었다. 그는 햇볕에 말리려고 내놓은 뒤 잊어버린 과일처럼 바싹 말라갔다. 장례식 날에는눈이 내렸고 대기의 빛은 거의 파랬다. 루이즈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 P126

하지만 루이즈는 추억의 물건이 든 상자들, 딸의 옷가지와 남편의 계략들을 작은 집 현관에 남겨둔 채 트렁크를들고 문을 열쇠로 잘 잠근 뒤 집을 나섰다. - P127

그 시기에 도시는 미친 사람들로 가득했다. - P129

마세 씨네 아파트에 틀어박혀 그녀는 때로 미쳐가는 느낌이 든다. 며칠 전부터 뺨과 손목에 붉은색 반점들이 나타났다. 루이즈는 손과 얼굴을 차가운 얼음물에 담가 타는듯한 통증을 가라앉혀야만 한다. 기나긴 겨울의 하루하루에 엄청난 고독감이 그녀를 죄어온다. 공포에 사로잡혀 아파트를 나서고, 현관문을 닫고, 추위에 맞서 아이들을 작은 공원에 데려간다. - P141

아버지가 되면서 그는 원칙과 확신, 절대 가지지 않겠다고맹세했던 그것들을 받아들였다. 그의 관대함은 상대적이되었다. 열정은 미지근해졌다. 그의 우주가 줄어들었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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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죽었다. 단 몇 초 만에. 고통은 없었다고 의사가분명하게 말했다. 장난감 더미 위에 부유하듯 너부러진 아기를 회색 커버 안에 누이고 뼈마디가 비틀어진 몸 위로지퍼를 채웠다. 여자아이는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아직 살아 있었다. 그 아이는 사나운 짐승처럼 맞서 싸웠다. - P9

청소를 하고, 물건들을 버리고, 숨 막히는 아파트를 환기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보모들이 와서 보고 이들이좋은 사람들이며 아이들에게 최상의 것을 주고자 하는 성실하고 깔끔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그들이주인이라는 것을 보모들이 분명히 인지하기를 바란다. - P15

자기에게 감탄하는 척하는 여자들을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 그보다 더 나쁜 건 부러운 척하는 여자들이었다. - P29

바로 그날 저녁 그들은 루이즈가 남긴 번호로 전화를 건다. 한 여자가 좀 차갑게 전화를 받는다. 루이즈의 이름을듣자 즉시 어조가 바뀐다. "루이즈요? 루이즈를 만나게 되다니 정말 복이 많으시네요. 제 아들들에게 그녀는 두 번째 엄마 같았어요. 헤어지게 됐을 때 정말 가슴이 아팠답니다. 한마디로, 그 당시 저는 루이즈를 잡아두기 위해 셋째 아이를 가질 생각까지 했다니까요." - P31

"루이즈? 온지 오래됐어요? 왜 안 들어왔어요?"
"폐 끼치고 싶지 않아서요."
"폐라니요, 그 반대죠. 자, 여기, 이 열쇠 가지고 다니세요. 얼른 들어가세요. 집처럼 편하게 생각하시고요." 그가주머니에서 열쇠 꾸러미를 꺼내며 말한다. - P37

"우리 보모는 요정이에요." 그들의 일상 속에 갑자기 루이즈가 자리 잡은 이야기를 할 때면 미리암은 이렇게 말한다. 이 숨 막히고 비좁은 아파트를 평온하고 밝은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걸 보면 그녀는 마법을 부리는 게 틀림없었다. 루이즈는 벽을 뒤로 밀어냈다. 벽장 깊이를 더 늘리고서랍 크기를 더 넓혔다. 집 안에 빛을 들여놓았다. - P38

그녀는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녀는 늦는다고 알려야할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고 자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폴이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있다. - P51

루비에 부인은 결국 스테파니에게 이제 그만 내려오고 아이들이 놀게 두라고 명했다. 그녀는 남편에게 다가가 동정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재는 또 오라고 하면 안 될 것 같아. 아이한테 너무 힘들 것같네. 자기가 가질 수 없는 이 모든 걸 보는 게 얼마나 괴롭겠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남편이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 P67

미리암은 일주일 내내 이날 저녁을 기다렸다. 그녀가 아파트 문을 연다. 루이즈의 손가방이 거실 안락의자에 놓여 있다. 노래를 흥얼거리는 아이들 목소리가 들린다. - P68

그녀는 비슈누, 생명을 유지시키는 신, 질투의신이자 인류를 보호하는 신이다. 그들에게 젖을 먹이는 암늑대, 그들 가정의 행복을 확실하게 담보하는 원천이다. - P71

점차 폴과 미리암의 주변 사람들 모두가 루이즈를 알게된다. 동네나 아파트에서 그녀와 마주친 사람들도 있다.
아니면 단지 이 비현실적인,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보모의위업에 대해 듣기만 한 사람들도 있다. - P75

옆에 앉은 폴이 루이즈의 어깨에 팔을 두른다. 그리스술 우조가 그를 쾌활하게 만든다. 그는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잡고 아주 오랜 친구, 예전부터 친하게 지낸친구에게 하듯 그녀에게 미소 짓는다. - P96

그녀의 웃음은 나쁜 의도가 전혀 없는데도 사람들 기분을 상하게 했다. 그녀는결국 투명인간처럼 눈에 띄지 않는 능력을 키워나갔고, 따라서 아무런 소동도 없이, 나간다는 말도 없이, 그렇게 하기로 이미 정해져 있는 듯이 조용히 사라졌다. - P113

그날 저녁 루이즈는 아이가 혼자 나다녔던 이야기도 어깨를 물린 이야기도 미리암에게 하지 않는다. 밀라 역시그녀가 시키거나 위협하지도 않았지만 아무 말 하지 않는다. 지금 루이즈와 밀라는 서로에게 앙심을 품고 있다. 그들은 오로지 이 비밀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서로 하나로묶여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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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창작자는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과 사이가 좋아야 하는 것 같다. 스스로에게 가장 가혹한 사람이 되기도 하지만 휩쓸리지않도록, 마음이 꼬이거나 상하지 않도록 마지막에 가서는 나를 지키는 것 또한 자신에게 부과된 책임이다. - P217

이쯤 되면 작가는 직업이라기보다 어떤 ‘상태‘가 아닌가싶다. - P229

나는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다. 그때 엄마가 내 첫 책을조금이라도 창피하게 여겼다면 아마도 그 후 나는 더 이상아무 책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 - P235

글을 쓰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혼자 작업하는 사람들이다. 자기 안의 세계에서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업의 독특함은 ‘독자‘라는 동전의 반대편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가장 내밀한 글을 이 세상 끝에 있는 외딴섬에서 썼다고해도 그것은 세상 사람들에게 읽힐 운명에 처해 있다. 그게아니라면 그 글은 매우 잘 쓴 일기에 불과할 것이다. - P237

꾸준히 앞만 보며, 내가 쓸 수 있는 글의 영역을 조금씩 넓혀갔다. 어느덧 점점 ‘내가 쓰고 싶은 글‘만 쓰면서 먹고살 수 있었다. 물론 노력도 많이 했지만, 그보다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다시 회사로 돌아가야 할 명분도 없어졌다.
직장 생활의 공백기도 무시할 수 없었고. - P249

나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더 마주하고 느끼고 싶다. 밀림 속의 짐승처럼 주변의 모든 소리와 움직임. 진짜와 가짜를 숨죽이며 가만히 지켜보고 싶다. - P251

얼마나 더 오래 글을 쓸 수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그리고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나는 들뜨지 않고 주제 파악을잘하면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아주 조금씩 더 잘 써나가고싶다. 나머지는 어디까지나 부차적이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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