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말했잖아요. 디테일은 모든 것이라고 정말 그래요.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그게 전부예요. - P217

엄마를 쓰면서 글과 삶을 나란히 살아보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엄마여서, 엄마가 내 앞에 있어서 가능했다. - P220

마지막 문장을 쓴 지금, 나의 틀림과 실수와 오해를 꺼내놓는 일이 부끄럽지는 않다. 이 모든 것이 사랑을 연습한 시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연습이라는 말이 좋다. 내가 사랑을 어떻게 완성하겠는가. 그냥 연습하는 시간을 살고 싶을 뿐이다. 틀린 걸 고쳐나가며, 실수를 줄이며 조금씩 나아지면서. - P221

내 것 위에 혹은 내 것을 지우고 당신의 사랑을 써보기를.
이 모든 시간이 연습이라 생각하면 무서울 것도 아까울것도 없다.
더 잘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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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달걀 먹을래?"
"괜찮아요, 엄마."
"뭐 좀 안 먹을래?"
"나중에 먹든지 할게요."
"너 먹을 것도 하나 올려둘게." - P12

당신이 기숙학교에 들어갈 차례는 결코 오지 않았다. - P16

이제 당신은 층계참에 서서 행복을, 좋은 날을, 즐거운 저녁을, 친절한 말을 기억해 내려 애쓴다. 작별을 어렵게 만들 행복한 기억을 찾아야 할 것 같지만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다. - P17

오빠가 당신을 끌어안는다. 당신은 이런 식으로 안겨본 적이 없다. 수염 그루터기가 얼굴에 닿자 당신이 몸을 뺀다.
"미안하다." 그가 말한다.
"괜찮아."
"잘 가, 동생아."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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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 없는 글이 존재할 수 있는가? - P153

처음으로 돌아가 내가 엄마의 언어를 익히면서 누렸을기쁨 혹은 슬픔을 되찾고 싶었다. 나의 모어를 다시 알고싶었다. - P155

진실은 어떤 모양이든 가치가 있다. 하지만 담는 그릇에 따라 넘쳐흐르기도 하고 몇 프로 부족한 진실이 되기도 한다. 넘치거나 부족한 진실은 진실을 놓친다. 그것이진실을 담는 그릇, 언어를 정련해야 하는 이유다. - P157

주는 일을 생각한다. 나의 새로운 숙제다. 이전에는 글쓰기가 무언가를 주기 위한 행위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없다. 준다는 것 자체가 우월감을 표현하는 것 같아 거부감도 느껴졌다. 지금은 아니다. 어떤 어머니가 우월하기때문에 주겠는가. 그것은 육체적, 정신적 본능이다. 사랑의 본능. 반드시 행위로 이어져야만 하는 여성 안의 주체성, 용기. - P158

엄마.
기억하자. 내게도 당신에게도 그 환한 말이 있다는 것을. - P159

"나라면 이런 이야기를 절대 쓰지 않았을 것이다. 썼다고 해도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을 것이다." - P162

엄마에게는 상인의 언어가 있다. 엄마에게 처음부터그런 언어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자란 시장에서는, 특히 시장의 여자들은 다들 그런 말을 쓴다. - P165

그 남자애는 슈만을 좋아했다. 아홉 살에 슈만을 좋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내게는 조금 놀라운 일이었지만, 그 아이에게는 자연스러워 보였다.. - P166

집에 돌아와 《한 여자》를 펼쳤다. 아니 에르노는 어머니가 사망한 후에 쓴 그 글이 ‘말들을 통해서 가닿을 수있는 어머니에 대한 진실을 찾아 나서는 일‘이라고 했다." - P171

엄마는 다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진짜만 준다. 그것이 엄마의 언어이고, 자존심이다. - P117373

"야성이요. 여성이 가진 야성이요." - P177

어쩌면 엄마는 내가 쓸 수 없는 글을 쓰지 않았을까.
종이 위에 얌전히 누운 글자가 아닌, 야생마처럼 거침없이 달라는 글, 야성이 깨어 있는 여성의 글.
그러나 쓰레기통으로 사라진 그 말들은 이제 이곳에없다. 나는 더 이상 조력자나 목격자나 추적자가 될 수 없다. 이제 내게 남은 기회는 딱 하나다. 복원사가 되는 것. - P179

"안 다쳐. 나는 춤추는 사람이라 발이 나무토막처럼 단단해. 너희들도 벗어봐. 함몰과 융기를 반복한 땅의 기운을 오롯이 느끼려면 맨발이어야지." - P187

"여기가 내 인생의 순례길이야. 5분 순례길. 처음에는왜 이러고 살아야 하나, 그런 마음이었는데 이 길을 지나다니면서 다 없어졌어. 그냥 최선을 다해 사는 거야. 무엇을 하든 어디를 가든. 산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대단하고중요한 일이니!" - P191

오래 응시한 것을 말할 때, 나는 그것을 에둘러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한 번은 꿰뚫어야 한다.
온몸으로 통과해야 한다. 핵심으로 향해 갈 수밖에 없다.
비비언 고닉은 브롱크스 다세대주택에 사는 여성들을 창가에 놓인 예쁜 화분처럼 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 P197

"그래도 어느 정도 시간을 채워야 가능한 것들이 있어" - P200

"매일 똑같은 길을 걸으면 그 길을 잘 아는 것 같지? 절대 아니야. 잘 봐야지. 뭐가 있는지, 구석구석 봐야지, 누가 있는지, 매일 뭐가 달라졌는지, 잘 봐야 알지. 마당도똑같아."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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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동거하는 시인 - P138

죽은 나무라고 의심했던검은 나무가 무성해지는 걸 지켜보았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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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마을 언니의 소식을 들은 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 P9

"공짜는 무슨 공짜야. 얘는 죽어라 일해야 하는데." - P11

언니가 안내한 식당에 도착했을 때 나는 적잖이 놀랐다.
"아니, 우리나라에 이렇게 제대로 된 이슬람 식당이 있었어요?"
"아, 여기 제대로죠. 그런데 아가씬 아직 안 먹어봤잖아요.
너무 현지 음식이라 입맛에 안 맞을 수도 있는데." - P15

그날 우리가 마주앉았던 식당의 주인도 언니와 마찬가지로결혼 이주 여성이었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되었다. 언니가 가르쳤던 엄마들이 특기를 살려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게 되었다는것도.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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