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정에서 만나 단짝이 된 두 노인. 누구라도 먼저 죽을때가 다가오면 서로의 곁을 지키자고 약속한 두 노인이 있다.
웃으며 했던 그 말은 한 노인이 타지에 사는 자식에게 갔다가그곳에서 쓰러지며 현실이 된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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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막힐 땐 다시 처음으로방대한 문헌들을 보실 텐데, 필요한 문장이나 자료를아카이빙해두는 선생님의 노하우가 있을까요?
"적재적소에 적절한 문장을 인용하는 능력은 정말 부럽죠.
아주 옛날에는 책에서 밑줄 친 문장만 따로 어딘가에 적어놓기도하고 그랬어요. 오래 못 가더라고요. 하나라도 더 읽어야 해서읽은 걸 정리할 시간이 없어요. 그리고 인용문을 너무 소중히 품고있으면 글이 그걸 살리기 위해 움직이게 돼요. 본말이 전도되는현상이죠. 이제는 일단 인상적인 문장이 있으면 머릿속에적어두고 나중에 운 좋게 떠오르기를 바라는 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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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 씨가 정원에 내려가 산책을 하자고 제안한 것은 아버지인 이시진 씨의 연명치료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아침이었다. 환자나 보호자와 친분을 맺는 편이 아니었음에도 나는 기꺼이 그러자고 했는데 그것이 우리 둘 모두에게 필요한 일이라 느꼈기 때문이었다. 오후 회진을 끝낸 나는 510호실로 가서 유나 씨와 함께 요양병원 구내매점으로 내려갔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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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처음에는 잘 안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있었을 거고, 거기에 주변의 악담 아닌 악담까지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어요? 그럼에도 뛰어들 수있었던 이유는 뭔가요?
실제로 퇴사를 하고 나서 금방 불안감이 찾아왔어요. 그런 걸 해소하기 위한 어떤 울타리 같은 게 필요했고, 그게 저한테는 아로파 모임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단순히 가게가 아니라 공동체를 운영한다고 스스로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저희끼리 계속 규칙을 만들어가고있고,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매달 모여서 회의를 하면서 하나의 그룹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 P151

여기가 원래 엄청난 구옥이잖아요. 이런 곳을 분위기 있는 바로 만드는 게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 것 같은데, 심지어 직접 했다면서요?
이 건물이 일제 강점기부터 있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옛날에는 여관이었대요. 명동에 오는 일본 사람들이 묵고 가는 곳이어서 이 라인 전체가 다 같은 구조로 되어 있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저희가 들어올 때는 인쇄 기획 사무실이었어요. 이걸 바로 만들어야 하는데, 인테리어를잘 아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저희도 인테리어를 하시는 분들한테 견적도 받아봤어요. 근데 기본 5천만 원씩 부르는 거예요. 저희는보증금까지 다 합쳐도 3천만 원 갖고 있었는데.(웃음) 할 수가 없는 금액이었고, 그래서 블로그에서 셀프 인테리어 정보 찾아보면서 직접 만들게 됐죠. - P153

지금은 ‘을지로의 터줏대감‘이 됐잖아요. 저희가 저번에 왔을 때도 줄이 엄청 길더라고요. 멤버들이랑 가게가 왜 잘되는지 얘기해본 적 있나요?
"근데 여기를 왜 오는 거야? 진짜 여기 왜 오지? 짜파게티는 집에서 먹으면 되는데 여기 왜 오지?" 식으로 저희끼리 얘기하기도 했죠.(웃음) 저희가 내린 결론은, 여기가 되게 생뚱맞은 곳에 있잖아요. 골목을 접어들어 왔는데 전혀 와인바가 없을 거 같은 곳에 갑자기 이런 공간이 나오니까 그런 반전 요소를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주신 것 같고요. 그러다 보니까 다른 친구한테도 "내가 진짜 되게 이상한 데를 발견했는데 같이 가보자." 하는 식으로 알려주고 싶고, 그게 재방문으로 이어진 게 아닐까 싶어요. - P154

주의해야 할 것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사실 저도 지금 주의해야 할 게 너무 많아서.(웃음) 만약에 돈이 엮이는 일을 같이 하게 된다면 친한 사이여도 어느 정도 문서화된 것들이필요할 것 같아요. 저희는 협동조합 방식에서 빌려온 정관이라는 걸 따로 만들었다고 했잖아요. 그런 식으로 권위 있는 문서는 필요할 것 같아요. 저희는 사실 이걸 공증하는 단계까지 거치지는 않았어요. ‘우리 서로가 서로에게 공증인이 된다‘ 같은 어떻게 보면 낭만적이고 귀여운문장들이 문서화되어 있는 건데, 어떤 방식이 되더라도 명문화해서 처음부터 룰을 잘 세우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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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어떤 이는 정확하게 말하고 싶고, 세상의 어떤 이는 그 말을 정확히 이해하고(사랑하고 싶다. 그런교감이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하는 일이 먼 훗날 우리를 정확히 죽게 할 것이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이하 인용문 같은 책 아사이평론은 독자에게 문턱이 높은 장르다. ‘무엇‘에 대해 쓴 ‘무엇을 해석하는 글이어서다. 문학에대해 쓴 글은 더욱 그렇다. 놓쳐버린 영화의 미장센이나 복선을 궁금해하는 관객은 있어도, 스스로기어이 읽어낸 문학작품의 의미를 두고 누군가의 해석에 기대는 독자는 많지 않다. 그러니 독자에게사랑받는 문학평론가는 형용모순이다. - P29

문학을 매개로 인간을 탐사하는 평론가2005년 <문학동네> 봄호에 소설 평론을 발표하며 등단한 뒤 꾸준히 문단과 대중 독자의 사랑을받아온 평론가 신형철(46) 조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의 존재는 그런 의미에서 남다른 데가 있다. 쓰는일과 강의하는 일 말곤 외부활동을 많이 하지 않는다. 흔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하지 않는데,
독자가 알아서 그를 찾는다. 3~4년에 한 번꼴로 낸 그의 평론집과 산문집은 대개 20쇄를 넘겼다. 쉽거쓰인 위로의 말들이 부유하는 출판가에서 문학을 매개로 "인간을 탐사하고자 하는, 이 무겁고 단단한글들이 사랑받는 것은 우리가 아직 문학이라는 질문을 놓지 않았다는 징후이므로 반가운 일이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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