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사람들의 몸에는 문득 악성종양이 돋아나고, 때로는악마 같은 불의가 인간의 연약한 육체를 부수어버립니다. 그런 것들이 인간 세상에 왜 존재하는지는 여전히 알수 없습니다. - P73

저는 궁금해하지 않으면 끝장입니다.
중요한 이야기를 품은 자들의 친구가 되는 것만이저의 살길입니다.
이런 저를 위해 호모 큐리어스Homo curious라는 말을만들어봤습니다.
호모 큐리어스는 좀 투명해야 하고꼬이지 않아야 하고 체력도 좋아야 합니다. - P89

그럼에도 저는 환자 앞에서 말을 던지고 10초 정도는 가만히 생각해보는 의사입니다. 위로하지도 애써 달래지도 않고 그냥 생각합니다. 그것이 근본적으로 무심한 제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 P98

현실에 ‘하우스‘처럼 천재적인 괴팍함으로모든 환자의 진단을 꿰뚫는 의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실에서는 끈질기고 집요하게 성실한 의사와평범하게 성실한 의사만이 있을 뿐입니다.
저는 그냥 인간이, 제 앞에 있는 환자가죽지 않는 결과만을 추구한 사람입니다. - P103

저는 남궁인 선생님이 살아 있는 게 너무 좋기 때문입니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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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모든 배움은 부디 병원 바깥에서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응급실에서 그를 만날 일은결코 일어나지 않기를 소망한다. - P9

처음 만나기 전에는 약간 긴장했습니다. 선생님이 너무 잘생겼을까봐요. 페이스북에서 본 프로필 사진 때문이었습니다. 의사인데 너무 잘생겼다니. 게다가 작가라니. 셋 중 하나만 하기도 힘든데 이 사람은 뭔가 싶었습니다. 배에 타면서 실제로 뵙게 된 선생님의 용안은 물론 미남이었으나, 그렇다고 너무 미남까지는 아니었습니다. - P15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느끼한 사랑편지에는 선생님이 쓰신 것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 문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두려움과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힘을 동시에 주는 당신"이라고 쓰셨죠. - P19

우리는 데뷔작보다 성장하고 있는 걸까요?
선생님의 글쓰기는 갈수록 나아지고 있습니까?
작가로서 자신을 어떻게 갱신하고 계신가요?
갱신이라는 것은 한 번 했다고끝인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말하자면 ‘갱갱신‘ ‘갱갱갱신‘을 계속해야좋은 작가로 살아남을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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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두면 어떡해, 누가 보기라도하면ㅡ 괜찮아, 우린 손님 초대도 안 하는데 뭐 봐 - P89

미애는 저쪽에서 쿠키상자에 정신이 팔려 있는 해민과 아이들을 돌아보며 물었다. 서로의 얼굴을 보며 난감함을 공유하던 사람들 중 입을 연 것은 이찬 엄마였다.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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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례처럼 무언가를 허파에서 꺼내니네 손바닥엔 하얀 돌멩이하나 - P79

뚝뚝한 대가 내 앞에 다가온다날쌔게 올라타는 나의 팔뚝에 힘줄이두껍게 올라온다 강인해 보인다 - P51

숨소리가 고동 소리가 맥박 소리가수학자의 귓전에 함부로 들락거린다비천한 육체에 깃든 비천한 기쁨에 대해 생각한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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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아직 여름길은 제대로 나지 않았는데오이넝쿨의 손은 하늘을 더듬더라그때 노란 꽃이 후두둑 피기 시작하더라 - P46

아주 보내지 못할 편지속파랑울음은손톱 속에 든 전어 비늘 같은 초승달 되어오한처럼 떠오른다, - P47

누군가 이 시간에 자리를 내주고 떠났다아무도 세속의 옷을 갈아입지 못한 시간태양은 한 알 사과가 된다 - P62

이별 없이나비그늘마저 없이 - P71

더 달라고 하세요, 모자라면남자는 나를 흘깃거리며 바라보다가 기어이 묻는다.
그 나이에 혼자 여행 왔습니까?
나는 망설이다 간신히 말한다바로 그 나이라서요, 혼자 여행을 하다 어떤 사랑의 말도 폐기할 수 있는 그 나이라서요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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