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의 내면에서 솟구쳐오르는 반항과 항의의 충동이 소설 도입부에서 타이슨이 "처음으로"
날리는 "주먹"을 상기시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떤 사람들에게 행복이란 불행을 향해 내지르는 연민어린 한 방의 발길질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 P50

한오의 기일에 다시 만난 세 친구의 모습을 화자는 이렇게 요약한다. 만나지 못한 동안 "모두 비슷한 시간을 보냈다는뜻이었다." 화자 자신은 "눈 밑도 까매지고 머리숱도 적어지고우울증 약의 부작용으로 살이 올랐다." 윤주는 못 본 사이 "살이많이 빠졌고 입술이 터 있었다." 수영 역시 "머리가 부스스하고눈 밑이 까맸다." 온통 황폐한 "까만색이다. - P49

유진주에 대한 방송이 끝나고 다음날 새벽, 내게 메일 한 통이도착했다. 그 메일에는 제목도, 상투적인 안부 인사도 없었다. 수업중인 교실 문을 불쑥 열고는 자기 할말만 전한 뒤 돌아서는 교감처럼 메일은 독백과도 같은 문장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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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무책임한 낙관과 자기 연민이 불러오는 비관 둘 다를 경계해왔다. 스스로를 현실주의자라고 생각하면서 주어진 조건에 순응해왔다. 그러나 이제야말로 언제까지나 그런 사람만은 아니란 걸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다른 누구보다도 자신에게. - P18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해야 할 때 편하다는 이유로 가까운 사람에게 그것을 전가하는 건 안이하고 옹졸한 태도였다. - P38

친밀하게 지내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정체를 알 수 없게 되어버리는 관계가 호의라는 몇 개의 나무로 기둥을 세운 가건물이라면 성장기를 함께 보낸 친구와의 관계는 돌과 모래와 물, 거기에 몇 가지 불순물까지 더해서 오래 굳힌 시멘트 집일 것이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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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나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 중에 결국에 나를 더 많이 알게 되는 이는 알고 싶어 하는 사람 쪽일 거다. 나는 그런 마음으로 계속 소설을 쓰고 싶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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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돌 팬들은 ‘덕통사고’라는 네 글자로 이 경이로운 순간을 납작하게 정의하곤 하지만, 그 순간 내 안에서는 고작 한 단어로 다 담을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나는 그때 직감했다

바닥을 밟는 익숙한 감각을 찾아 온 신경을 집중하고 간절하게 아래로 뻗어대던 막막한 발바닥, 그런 것들을 전부 선명하게 기억한다. - P13

아버지는 그 뒤로 쑥쑥 자라 화분을 두 번이나 큰 것으로 바꾸어줘야 했고 물도 한 컵으로는 모자랄 만큼 많이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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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이건 내 일이기도 한 것 같아서 그래. 아니,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일…… 확실히 모두의 일 같아서 그래." - P327

사람들은 자신이 혐오하는 대상을 혐오하는 존재에게 뒤집어씌운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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