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세요?"
"네, 서울에서 태어났어요." 최대한 빠르고 자연스럽게 대달했다. 그렇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 P375

. 건강한 사람의 몸속처럼, 자궁 속처럼. 나는 눈을 감았다.
두 뺨 위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리는 내지않았다. - P378

만일 신이 존재한다면 엄마가 신의 목이라도 졸라서 내게좋은 일들이 일어나게 해달라고 요구했을 게 틀림없다. 하필우리 모녀 사이가 막 좋아지기 시작했을 때 우리를 만신창이로 만들어버린 신이라면, 절대로 내 몽상이 실현되게 할 리가없을 테니까. - P385

그동안 피터와 이모부는 알록달록한 LED 불이 켜지는 탬버린을 흔들었다. 나는 최선을 다해 따라 불렀다. 이모가 기억을 되살리는 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쏟고 싶었다. - P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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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옷장에 가짜 보물을 간직해 두었지쓸모없는 한 척의 배가 나의 유년기와 나의 권태를나의 유희와 피로를 이어주네" - P14

매시간 가위다리를 하고, 공중 자전거를 타거나 벽에 발을 올려 재촉한다. 곧바로 배 아래, 어딘가 이상한 열기가 꽃처럼 퍼진다. 썩은 보라색꽃. 아프지는 않다. 통증이 오기 직전이다.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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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밤을 새우고 일요일 아침에 집에 들어가서 저녁까지 잤다. 아무 말도 없었다. 거의 허락이나 다름없었다. 여자아이도 얌전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고, 그 증거로 나는 어쨌든 정상이었으니까. - P82

Y시의 중심가는 우리가 왔을 때 있었던 폐허 대신에 이제는 크림색의 작은 건물들과 밤에도 불이 켜져있는 모던한 상점들이 들어서 있었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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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오기 전, 제가 애월도서관에서 윤이형의 《붕대감기> (작가정신, 2020)를 빌려 읽은 이야기를한 적이 있었죠. - P187

저는 한 20년 전부터 제 소설을 쓰레기라고 말해왔어요.
이런저런 자리에서 그래왔는데, 글로 남기는 건 힘드네요.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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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하게 굳어 제대로 모양 잡힌 기억이 - P97

있기만 하다면 내가 뿌린 씨앗이 분명한데 - P99

나는 존재한다 물 한방울 없이 바싹 마른 채로. - P103

나는 이사 갔다 강에서 가장 먼 데로라고. - P105

기차 바퀴가 끽끽, 마찰음으로 울었다멈추는 것들은 대개 그렇듯, 슬프거든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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