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미리는 장례식에만 잠시 들렀다 두바이로 돌아왔다. 그 일을 어떻게 소화해야 하는지 알수 없었고 어떤 말로 자기 감정을 표현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서미리는 어머니의 죽음을 한동안 현주에게 전하지 않았었다. - P211

머리는 운전하는 원주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 P215

당신 내가 그곳에서 잃어버린 당신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 P127

"핀란드에는 겨울만 있는 게 아니야." - P75

금덕, 금덕이, 금덕아. - P57

거기까지 쓰고 나는 생각했다.
데비, 나는 다시 잘못된 기차에 탔어. - P50

나는 데비야, 너는?
나는 남희야.
한국에서 왔지?
응, 너는? - P35

맞아, 엄마.
너에게도 참 잘해줬었어.
그럼, 그럼. - P149

이곳의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지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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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퇴근하고 대학로의 포장마차에서 친구와 함께 통골뱅이와 생선구이에 소주를 마신 후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약간 술에 취해지하철에서 깜빡 잠이 든 나는 "다음 내리실 역은 충청도, 충청도입니다"라는 안내방송을 듣고 소스라치게 놀라 벌떡 일어섰다. - P8

술을 말도 안 되게 좋아해서 이 책을 쓰게 됐고, 이 책을 쓰게 돼서 말도 안 되게 기쁘다. 말도 안 되는 일이 시시때때로 벌어지는 세상에서, 다음 스텝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하고 막막할 때에 일단 다 모르겠고, ‘아무튼, 술!‘이라는 명료한 답 하나라도 가지고 있어 다행이다. - P9

‘술을 좋아해서 이 책을 쓰게 됐고, 이 책을 쓰게 돼서 기쁘다‘라는 한 문장이면될것을, 말이 길어졌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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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야. 비가 그쳤으니 다시 무더워지겠지. 여름 속으로들어간 아이야. 얼마 전 네가 있는 곳에 다녀왔어. 나오는데화단에 불두화가 피어 있더라. 머리를 숙여 나에게까지 닿을것 같았어. - P64

두통이 심해서였을까. 꾸지 않던 꿈을 다시 꿔서였을까.
가깝다고 느껴졌던 게 모두 멀게 느껴진다. 무엇도 가만히있는 나를 구원하지는 못한다. 스스로 결심하지 못하면 어떤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겨울은 가만히 겪는 계절. - P108

그것은 트럭의 한 부분이었기 때문이라고. 그래서매일 많은 시간을 써도 견딜 수 있다고. 그러니 부디다정하라고. 프라이탁은 당신의 진정한 스위스 친구가 될거라고. 겸손하고 믿을 수 있는, 필요로 할 때 항상 곁에 있는그런 친구가 될 거라고. - P167

어떤 시간은 내내 닿을 수 없을 것 같고어떤 시간은 곧장 닿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두 마음이 가장 많이 혼재되어 있는 곳이다.
언젠가 다시 가 볼 수 있을 것 같고다시는 가 볼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이맘때였지. 그곳엔 미리 첫눈이 내릴 텐데. - P182

눈이 내렸다. 파리에 폭설이 내렸다. 참 드문 일이다. - P183

스스로를 잘 대접해야 할 때가 있다. 병원에 다녀온 후 뭐든조금씩만 하고 있다. 조금 기쁘고 조금 움직이고 조금 슬프게된다. 싫지만 그렇게 해야 더 큰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양해를 구하고 약속을 미루고 어제 오늘을 쉬었다. 스스로를잘 보살펴야 폐를 끼치지 않게 된다. 많은 잠을 잤고 두어수저 먹던 아침을 한 그릇 다 먹었다. 혼자 있을 땐 소서 없이먹던 에스프레소를 손님에게 내어 주듯 소서에 두고 마셨다.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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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저에게 폐를 끼치고 있지 않습니까?"
의사는 손바닥을 펴서 문 쪽을 향해 뻗었다. 단호한 손짓 때문에 유림은 자기도 모르게 우물쭈물 일어났다. - P49

"이름을 알아듣는 건 사육되는 동물뿐이래. - P69

지은이 신호를 보냈다. 나는 프레임을 들고서 살금살금 복도를빠져나왔다. 지은이 손짓을 했다. 출입구로 다가가 관리실 안을들여다봤다. 관리인은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합판을 한 장씩 운반했다. 합판을 두 장째 운반했을 때 관리인이 깨어났고, 나와 지은은 관리인이 다시 잠들 때까지 한 시간을 더 기다렸다. - P77

선생들은 각자의 찻잔을 향해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그 왜 있잖아요. 그 선생."
선생들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 P33

함박눈이 다시 쏟아졌다. 발자국이 차츰 모습을 감추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내게 등을 돌린 채 걸어가는 것이 보였다.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인파를 뚫고 기열은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 P27

"이리 줘."
나는 대걸레를 더 꽉 움켜쥐었다.
한 달간 대안교육센터에 가서 교육을 이수할 것을 지시받았다.
학교를 떠나기 전, 교무실을 찾아갔다. 선생들은 뜨거운 차를 손에 들고 둘러앉아 있었다. 담임은 통화를 하고 있었다.
"병이 든 애예요. 걔를 만나러 가다가 친구가 죽었어요. 죄책감이들 만하죠‘
담임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가 돌아섰다. 복도가 유난히 좁아 보였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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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너머 어렴풋이
신유진 지음 / 시간의흐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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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토록 매일 마음의 창을 열어 서로에게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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