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는 내 곁에 늘 공기처럼 머무르고 있어서 호불호 자체가 없다. 내게 벌레를사랑하는 기분은 그런 기분인 것 같다. - P7

그렇게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니 일 년여 동안의 갈등이 마무리되었다. 마음 한구석에 미련은 남았지만 무거운 심리적 짐을 벗고나니 홀가분했다. - P19

가하지만 분류학 분야는 인기가 없기 때문에 대학원생이적어서, 필요로 하는 과목의 강좌가 개설되어도 수강생이 나 혼자일 때가 종종 있다. 교수와 일대일 수업이다. 혼자서 세미나를 해야하니 원서 한 권을 전부 번역해 발표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담당1 ㅂㅂ 비치는데 대개 나보다 어리다. - P27

"종에 대해 설명해보세요."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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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가 높아 그런가 새어 들어오는 공기가 제법 맑다는 생각을 하는데 때마침 인주 씨가 여기요, 하면서 물잔을 내밀었다. - P47

그럼 결국……… 아무 일도 없었던 거네요?
나를 거꾸로 걸린 그림처럼 바라보던 인주 씨가 되물었다.
그런가요? - P73

혹시 말이에요.
인주 씨가 점점 길어지는 정적을 끊어 내며 물었다.
오늘 우리가 만난 얘기 쓸 건가요?
.......
나는 찬물 세례라도 받은 것처럼 동작을 멈췄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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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1,002,638 좋아요 11만 싫어요 491423 - P133

장우는냉장고의 문짝을 가만 올려다보았다. 부채꼴 모양의 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장우의 냉장고는 4등급, 다소 낮음이었다. - P149

그러더니 대뜸 이렇게 말했다.
"새댁도 내년엔 아기 가져야지."
나는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척하면서 일어났다.
"저 급히 볼일이 생겨서 잠깐 나갔다 올게요." - P169

"갑자기 왜요?"
"거기서 물어보더라고. 이집계속 나가고 있냐고. 그래서 그렇다고 했지 뭐."
그리고 이어 말했다. - P188

또다시 초인종이 울렸다. 이번에는 자정이었다. 방문자의 정체를 알고 나니 이전만큼 두렵지가 않았다. - P217

"진짜 모르겠어요? 내가 지유씨 좋아하는 거잖아요.
저 여자 만날 만큼 만나봤어요. 그런데 여태까지 이렇게, 진짜, 뭔가, 통한다는 느낌이 드는 여자는 단 한번도만나본 적이 없다고요. 다른 게 아니라 바로 그것 때문에 지유씨 좋아하는 거라고요." - P111

옥상 온천에 올라가기 전, 방 안에서 푸시업을 했다.
오십개쯤 했을까, 귀밑에서 땀방울이 뚝 떨어졌다. 손바닥에는 다다미 자국이 깊게 남았다. 백개를 채우고화장실 거울에 상반신을 비춰봤다. 가슴과 배, 삼두에차례로 힘을 줬다. 그리고 신속하고 깔끔하게 자위했다. 여러모로 한결 편해졌고, 이제야 비로소 혼탕을 문제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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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즐거움.
지속의 가능성.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소멸해가는 손의 또 다른 보복. - P118

어딘가 다른 곳에서.
어딘가 다른 곳에서.추가 정이 작은 낱말 조각들이얼마나 커다란 울림을 갖고 있는지.
눈물이 막대한 계신겨진 은화 한 넓이만 해 - P129

병원 냄새는 내게 구토를 불러일으킵니다. - P152

일어날 수도 있었어.
일어났어야만 했어.
일어났어, 너무 일찍, 혹은 너무 늦게,
너무 가까이, 아니면 너무 멀리서,
일어났어, 네가 아닌다른 누군가에게. - P171

다른 악마는 더 이상 없습니다. - P181

스스로를 조롱하며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네.
비록 서로 인사를 나누는 사이는 아니지만우리에 관해서라면 모든 걸 속속들이 알고 있는가난한 친척 여동생처럼. - P65

구름 위 발코니에서신은 유유히 기다리고 있다. - P31

사람에게 품고 있는 사람의 마음,
과연 생각처럼 단순한 것이려나? - P24

인간인 나, 심한 부끄러움을 느낀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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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는 살아가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간절히 하고싶었던 거구나.‘ - P7

가장 확실한 리트머스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용기는 그래서 필요하다. - P21

대안의 인생, 그런 건 어디에도 없는데 말이다. 행여 있더라도 분명히 내가 선택하지 않은 ‘저쪽 인생의 나‘도 똑같이 ‘이쪽 인생의 나‘를 시기하고 있었을 것이다. - P27

상사 입장에서는 의욕이 없어 보이는 직원에게 중요한 일은 맡길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 동상이몽. - P31

연애를 시작했다고 해도 설렘과 빛나는 순간을 있는 그대로 누리기보다 연애를 하나의 성공해야만 하는 프로젝트로 간주하고 상대와 나를 힘들게 하는 이들이 있다. - P43

단칼에 이별하지 못 하기 때문에도 고통은 더 지속된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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