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팔이 이래서 노도 못 저어요." "제가 그렇게 양아치는 아니거든요. - P55
"너는 강아지나 고양이 중 한 마리만 키워야 한다면 어느쪽이야?" "둘 다 별로. 난 동물 안 좋아하잖아." - P75
빚이야말로 정현이 잘 돌보고 보살펴 임종에 이르는 순간까지 지켜봐야 할 그 무엇이었다. 빚 역시 앞으로 수년간은 정현의 옆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고, 정현이 죽었나 살았나 그 누구보다도 두 눈 부릅뜨고 계속 지켜볼 것이다. 빚이야말로 정현의 반려였다. - P79
"나 망했어?" "너 개 땜에 빚만 일억 넘는다며." 정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가끔은 있는 힘 없는 힘 쥐어짜내서 모든 걸 돌파해보려다가도 그런 말에 기가 죽었다. 나 망한거구나.. - P85
"넌 진짜 뭘 아껴본 적이 없구나. 어떻게 반려자랑 빚을 비교해? 그건 반려라는 단어한테 모욕이야." - P88
갑자기 나타난 선주가 서일의 머리채를 잡지만 않았다면정현은 서일이 다시 자신의 집으로, 정확히 말하자면 전셋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허락했을 것이다. - P97
"로또 번호 고르는 일 같은 건 혼자서 하세요. 난생처음 본초등학생한테 물어보지 말고요. 그럼 안녕히 가세요. - P102
그날 새벽 문애는 갑자기 잠에서 깼다. 한번 잠들면 아침까지 통잠을 자는 편이었으므로 문애는 잠에서 깼을 때 여전히어두운 방안과 창밖을 확인하고는 조금 얼떨떨했다. - P109
"이런 기분이었구나. 밥해놓고 우리 마누라 언제 집에 오나기다리는 게." - P115
"맞아, 그렇게도 생각했어. 몇몇은 분명 필요 이상으로 안간힘을 쓰고 있는 걸 거라고 말이야. 근데 그것도 꽤 대단했어. 도대체 뭘 보여주고 싶은 걸까 싶기도 하고." "잘 사는 걸 보여주고 싶은가보지. 잘 살고 있는 걸 누가 봐줬으면 하나보지." - P121
안지는 이른 결혼을 했는데 실패로 끝났다. 아니, 그걸 실패라고 할 수 있을까? 이혼을 한 건 사실이지만 안지는 자신의인생에서 그 일을 실패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 P137
약속을 어긴 것은 남편 쪽이었다. 연락을 해온 것도, 돈을요구한 것도 모두 남편 쪽이었다.
"근데, 그때 왜 화를 내지 않았어요? 저 살기도 바빴다고는말했지만...... 전 사실 살면서 종종 안지씨를 생각했어요. 그때 그 표정이며 말투가 잊히지 않았거든요. 어떻게 그렇게 차분할 수가 있을까 싶었어요. 이미 다 체념했기 때문인지 다 포기했기 때문인지...... 왜 한 번도 화를 안 냈어요?" - P151
"그냥 물이나 끼얹고 일어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너무 뜨거워요. 사람들이 쳐다볼 것도 싫고요." - P157
뭘? 나랑 이혼하고 그 여자랑 결혼하고 나서 후회하지 않을 수있어? - P161
해괴한 디저트 대회는 이제 해괴한 에피소드 대회로 바뀌어서 안지는 ‘지갑 속에 죽은 전남편의 가족사진을 넣고 다니는이유‘에 관한 이야기로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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