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억도 있어요. 독일 문학행사 때 함께 갔던작가와 호텔 앞의 공원을 산책했어요. 근데 그 작가가유치원 꼬마들의 행렬에서 눈을 못 떼더라고요. 한아이가 자기 얼굴을 다 가리는 커다란 나뭇잎을 들고 걷다가 떨어뜨리는 바람에 그걸 줍느라 자꾸 뒤처지고있었어요. 그 아이를 보는 작가의 애잔한 눈길, 숲과호수의 냄새, 새소리와 인솔 교사의 외치는 목소리. 그이후로 공원에 가면 가끔 머릿속에 그 장면이 재생됐어요.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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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소설은 단순합니다. 저는 이야기란인물들이 원하는 것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고군분투라고 말하니 너무 거창하네요.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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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각인 것 같아요. 소설을 쓰다 막히면 눈을 감고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자, 그래서 지금 이 인물이 어디에 서 있지? 무엇이 보이지? 그리고 주인공을 둘러싼 풍경을 모두 상상해봐요. 주인공을 360도 회전하게만들어보는 것이지요. 그다음에 오 분이고 십 분이고걷게 만들어봅니다. 그래도 잘 안 써지면 버스를 타게만들기도 하고, 동네 공원에 멍하니 앉아 있게 만들기도 해요. 그러면서 인물의 눈에 무엇이 보일지를 먼저상상해요. 그리고 그 보이는 것에 청각과 촉각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그때 그 부분을 상상해보는 것 같아요. 저는 무엇이 보이지?→무엇이 들리지? 무엇을생각하지? 이런 순서로 장면을 상상하는 편이에요.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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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의 세계에서 봤을 때는 완벽하게 불행해야만 하는 어떤 사람이 전혀 불행하지 않게 살 때, 그는 사실의 세계가 아니라 자신만의 진실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만의 진실이 바로 사실의 세계에 저마다 다는 주석, 혹은 자막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게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누군가를 받아들이는 방법은 이야기를 통해서입니다. 저만의 진실로 누군가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게 사실은아닐지언정 제게는 진실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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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제목부터 떠올린 뒤 쓰기 시작했습니다.
‘수면‘과 ‘위로‘라는 단어를 결합하니 중의적인 표현이되는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속에서 수면 위로 올라가는 것과 잠+위로, 이 두 가지 의미로 함께 들리기를원했습니다.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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