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어떤 저녁은 투명했다. (어떤 새벽이 그런 것처럼)불꽃 속에둥근 적막이 있었다. 2013년 11월한강
그때 알았다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지금도 영원히지나가버리고 있다고 - P11
더 캄캄한 데를 찾아동그랗게 뒷걸음질치는 나의 혀는 - P15
간 불덩이 같은 해가하늘을 다 웃고 지나갈 때까지두 눈이 돼 씻기지 않았다 - P27
혀가 없는 말이어서지워지지도 않을 그 말을 - P51
믿지 않는 신을 생각할 때살려줘, 란 말이 어슴푸레 빛난 이유 - P57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어떻게 해야 하는지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괜찮아 - P76
왜 그래가 아니라괜찮아. 이제 괜찮아. - P77
회복기의 노래
이제살아가는 일은 무엇일까
물으며 누워 있을 때 얼굴에 햇빛이 내렸다
빛이 지나갈 때까지 눈을 감고 있었다 가만히 - P80
그러나 이제 처음 인생의 한 소맷자락과 잠시 악수했을 때, 그 악력만으로 내 손뼈는 바스러졌다 - P81
죽는다는 건마침내 사물이 되는 기막힌 일그게 왜 고통인 것인지궁금했습니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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