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도, 아파트도 정리하고 여기로 들어오세요." 둘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계속되었다. 갑자기 심 여사가 낮은웃음소리를 냈다. 어두운 가운데서도 오 여사는 심 여사 얼굴에 각목을 부러뜨리는 것 같은 억지웃음이 떠올라 있는 것을보았다. - P81
캄캄한 버스 정류장에 혼자 앉아 멍한 상념에 빠져 있던 오여사의 귀에 어느 순간부터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는, 낮고 갈라진 듯한 쉰 목소리가 웅얼웅얼 울려오기 시작했다. - P85
전화를 받기 전에 나는 며칠 뒤가 생일인 미영 씨의 선물을고르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에 접속해 있었다. "전데요." - P89
"어제 엄마가 꿈을 꿨다고 그래요." 도우가 옆집 축사 소식을 전하듯 툭 말을 던졌다. "무슨 꿈을요?" 도우는 내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엉뚱한 말을 했다. "제주도에 한번 오세요." - P91
"뭐 그렇게 신기한 동물 보듯 꼬치꼬치 보지 마세요." 아, 내가 그랬었나 싶었다. 그랬을 것이다 싶기도 했다. "미안해요. 신기한 동물 보듯 그런 건 아니고, 대견해서 그래요."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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