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아, 반찬이 쉽게 상하는 계절이 되었어 - P132
여름아, 이제 나는 먼 것을 멀리 두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내가 나인 것을 인정하는 사람으로 - P133
오세요, 내 가장 찬란한 어둠 - P137
결말은 필요 없어요협곡을 뛰어넘기 위해 필요한 건 두 다리가 아니에요 - P141
정거장의 마음 같은 건 왜 궁금한지지척과 기척은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을지 - P144
봄밤은 비밀스러운 시간, 겨울 끝과 봄의 시작이 무늬가 다른 고양이들처럼 들락날락하며 고정된 채 흘러가지 않는다. 쉬이 잠들지 못하며 밤의 속삭임들에 귀 밝은 이들은 봄밤의 사연을 받아 쓴다. 백수린 작가의 네 번째 소설집 #봄밤의모든것 은 빛이 비춰지는 풍경, 풍경 속 인물 내면의 표정을 섬세하게 관찰하는 작가의 전작들과 같은 선상에서 독자들의 귀를 두드린다. 고요한 사건들, 찬찬히 더듬지 않으면 볼 수 없을 흉터의 무늬들에 작가가 들이미는 건 현미경이 아닌 돋보기다. 세월의 흔적을, 영원히 물컹할 고통을, 미세하지만 틀림없이 돋아나고 있는 희망의 싹들을 지켜 보는 일. 지연되고 연착되어도 마침내로 가닿는 믿음의 여정. 여전하다. 충분히 기다리고 온전히게 인물을 믿는 작가의 태도가. 상처 하나 없이 기적처럼. 은 생을 살게 하는 거짓말, 백수린이 권하는 또 한 번의 거짓말 연습
"상처 하나 없이, 기적처럼?""상처 하나 없이, 기적처럼." - P245
죽음이 코앞까지 왔다 갔다는 것을 까맣게 잊은 채 서로의 몸을 탐하고 싶기만 했던 긴급한 열망, 자기에대한 몰두, 두려움을 모르던 충동. 그 당시 우리가 지녔던삶을 향한 탄성彈性은 얼마나 경이로웠나. - P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