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밤을 새워도 피곤한 줄을 모르겠는 거예요. 야, 이런 거구나. 좋아서 내켜서 뭘 한다는 건 이렇게 좋은거구나. 그래서 저한테는 이 강연의 모든 과정들이 너무나도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 P123
삶 전체를 돌이켜보니 그런 아쉬움이 들더라고요. 어쩌면 세상에 나를 맞추는 일과 온전히 나 자신으로서살아가는 일 중에서 어느 쪽을 택해야 하는지를 여전히 고민하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 P126
어떻게 보면 제 운명을 바꾼 그 잡음은 전혀 의도한것이 아니었기에, 그리고 그 잡음을 없앴지만 결국 곡의 매력을 잃어버리게 된 것 역시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기에, 운이라는 건 그렇게 저를 음악을 하게 해주기도 하고 막상 하게 됐을 땐 또 저를 좌절케도 만드는얄궂은 존재였죠. - P133
당신이 평생 100장의 앨범을 들었으면 그 100장 안에서 당신의 음악이 나오고 천장의 앨범을 들었으면그 천장 안에서곡이 나온다. 이 얘기는 뭐냐면 입력을 많이 하면 할수록 확률적으로 더욱 풍부하고 윤택한 출력이 가능하다. 즉, 내가 살면서 쌓은 데이터가많으면 많을수록 그게 다 창작을 위한 재료이자 무기가 된다. 뭐 이런 얘기가 되겠는데요. - P135
그래서 저는 입력을 할 때 이 양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말 것을 항시 당부드리는데요. 양이라는 것은 질에 비해서 훨씬 덜추상적인 개념이죠. 그렇기 때문에 측정하기가 쉽습니다. 측정하기가 쉽다는 건 수월하게 수치화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런 특성은 내가무언가를 했을 때 질보다 훨씬 명확하게 그리고 손쉽게 어떤 성취의 지표로 삼을 수가 있다는 거죠. - P136
어떤 분야가 됐든 창작자라면 수많은 선택지 중에어느 것이 최선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할 수밖엔 없고, 그 고민의 결과가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게 됩니다. 그 선택과 판단을 할 때 제일 중요하게 작용하는 안목과 판단력이 어떻게 중요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 P139
나는 그렇게 담백한 사람이 아닌데. 그 책을 그렇게썼을 뿐. - P145
누구든 수백, 수천 번 퇴고가 된 삶을 산다고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실수를 덜 하겠으며 얼마나 바른 삶을 살겠는지. 하지만 삶은 글이 아니죠. 삶은 순간이고, 순간은 고치거나 다시 쓸 수 있는 게 아니니까. - P146
듣고 보니까 맞는 말 같은 거예요. 그래, 사랑을 하는 데에 방식이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닌데 나는 어째서 그렇게 오랫동안 자책을 했을까. 나는 내 식대로 내가 좋아하는 걸 대했을 뿐인데. - P156
자, 좀 더 들어가볼게요. 한 명의 창작자로서 저는꾸며내지 않은 솔직함이란 표현이 매번 이상하게 들리거든요. 꾸미지 않고 어떻게 솔직한 느낌을 주지? 이건거짓말을 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읽는 이로부터 솔직하다는 느낌을 이끌어내려면 많은 노력과 연출이 필요할 수밖엔 없거든요. - P1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