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중국인 여성은 나한테 포장지를 돌려주었다. 나는 차마 그 여성의 얼굴을 올려다볼 수가 없었다.
고개를 숙인 채로, 나는 여성에게 엄마의 편지글 밑에 ‘아이[]‘라고 읽는 한자를 적어 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포장지에 그 한자를 몇 번이고 몇번이고 적었다. 엄마의 글씨와 내 글씨가 포개지도록.
중국인 여성은 손을 뻗어 내 어깨를 살며시 쥐었다. 그러고는 일어서서 떠났다. 나와 내 어머니만 남겨 놓고서.
접힌 자국을 따라서, 나는 포장지를 다시 접어 라오후를 만들었다. 팔꿈치 안쪽에 살포시 올려놓자 라오후가 가르랑거렸다. 그렇게 우리는 집을향해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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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없구나. 진짜로 없는 거구나. 영영.
개가 있다고 생각한 그 순간에도 이미 없었구나. - P33

그러나 꾸민다는 건 얼마나수치스러운 일이니? - P46

몸에 든 멍을 신앙으로 설명하기 위해 신은 내 손을 잡고 강변을 걸었다 내가 물비린내를 싫어하는 줄도 모르고 - P44

신의 목소리가 멎었다 원래 없었던 것처럼연인들의 걸음이 멀어지자 그는 손을 빼내어 나를 세게때린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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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은 뭐가 걱정돼서 일기까지 보셨을까?" - P30

가끔씩 한큐 전철의 기적 소리가 어둠이 내린 시골마을에 메아리친다. 밤이 되어 흉포한 울음소리를 내며자신의 둥지로 돌아가는 수십 마리의 날렵한 새가 한꺼번에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날개 치는 기적 소리가밤을 깨운다. 그 소리에 놀라서 고개를 들면, 들리지 않는 먼 번개의 섬광이 밤하늘 한구석에 감청색을 칠하고사라지는 것도 이 계절이다. - P33

이때 사부로의 얼굴에 나타난 순간적인 표정 변화가에쓰코에게 방정식이 선명하게 풀릴 때처럼 시원하고명료한 기쁨을 선사했다. - P39

‘나는 남편을 태우러 가는 게 아니다. 나의 질투를 불태우러 가는 것이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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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작은 방에 집어넣을까요.
빈 거실입니다. - P124

엄마는 도망치는 꿈을 자주 꾸었다 - P125

까딱이는 듯이리듬을 타는 듯이내 이야기를 듣는 둥 마는 둥 경청할 것이고 - P84

아이는 화장실에 자주 갔다 - P73

커다랗고 기쁜 눈을 가진 캐릭터가 있는 옷을 입히고교실로 돌아왔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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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三鳥由紀夫(1925~1970)전후 일본문학을 대표하는 탐미주의 소설가, 극작가, 수필가, 평론가,
정치활동가, 1925년 1월 14일 도쿄에서 고위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본명은 히라오카 기미타케이다. 열세 살 때부터 문학적 재능을 발휘하여 단편소설과 시 등을 창작하기 시작했다. 1944년 가쿠슈인 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도쿄대학 법학부에 입학한다. 1946년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추천으로 단편 「담배가 문예지 ‘인간에 실리면서 일본 문단에 정식 데뷔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대장성(현 재무성)에서 근무를 시작하고 9개월 만에 퇴직한 다음 본격적으로 전업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 무렵 첫 장편 ‘가면의 고백(1949)을 출간하면서 작가로서의 지위를 굳혔다. 화려한문장과 독자적인 미의식으로 주목받으며, ‘사랑의 갈증」(1950), 푸른 시절금색色」(1951-1953) 등 뛰어난 작품을 연달(1950),
아 발표했다. 그러다 그의 나이 서른한 살에 발표한 ‘금각사(1956)로 작가 경력의 절정을 맞으며 일본 대표 작가로 발돋움했고,
노벨문학상 수상자 후보로 여러 차례 거론되었다. 이후로도 왕성한집필을 이어가던 그는 1970년 11월 25일, 4부작 장편소설 『풍요의바다 제4권 천인오쇠 최종 원고를 완성한 후 이의
치가야에 있는 자위대 주둔지에서 자결했다. 그의 나이 마흔다섯 살이었다.

내가 보니 여자가 붉은빛 짐승을 탔는데……………요한계시록 17장 3절

삶이라는 이 무분별한 잡다한 부유물로 가득한, 변덕스럽고 폭력적인, 그러면서도 언제나 맑은 감청색을띤 생활이라는 바다. - P10

또 웃는다. 왜 저렇게 웃는 걸까? 저런 무례한 웃음은용서할 수 없다....... 에쓰코는 어떠한 결단도 내리지 못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장바구니를 마루에 내려놓았다. - P15

예술 애호가인 무기력한 장남은 아버지의건전한 취미에 경멸을 느끼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종국엔 늘 아버지에게 끌려 다니며 마지못해 동생들과 함께 괭이질을 했다. - P16

에쓰코가 자기 방인 6첩 다다미방으로 향하면서 문득보니 채광창으로 불빛이 새어나왔다. 에쓰코는 아침에방을 나올 때 불을 껐다고 생각했다. - P21

"시장하군. 좀 심심해서 잠시 네 책 좀 보고 있었다." - P24

‘머리글자는 같아도 여자라고 적어놨으니 눈치채긴힘들 것이고, S라는 이름이 너무 자주 나오지만 증거가없으니 두려워할 필요 없다. 이건 가짜다. 그러나 인간은 완전한 가짜가 될 만큼 솔직해질 수도 없는 존재다.‘ - P25

1 행복은 외적인 조건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고 보고, 자신의 본성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활을 영위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은 철학 학파.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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