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에 살고 죽고 - 치열하고도 즐거운 번역 라이프, 개정판
권남희 지음 / 마음산책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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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맛있는 귤처럼 술술 먹게 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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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마음으로
임선우 지음 / 민음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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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난로처럼, 녹지 않는 얼음처럼 따듯하고 아름답고 단단한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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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화석은 둥글고, 어떤 화석은 길쭉했다. - P118

후지와라 신야라는 사람이 쓴 『인도방랑』이란 책이 있어. 읽어본적 있어?"
그의 눈을 보며 정미가 말했다. 다들 고개를 저었다. - P119

명준이 찾아간 곳은 젊은 의사가 원장으로 있는 오피스가의 작은 병원이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보톡스 등의 미용 시술 가격표와여러 할인 이벤트에 관한 설명이 붙어 있었다. - P131

그 여름, 우리는 거의 매일 만나 술을 마셨지. 메일을 읽고 명준은 제일 먼저 그런 문장을 떠올렸다. 대학 동아리에서 가을 정기 공연 무대에 올릴 연극으로 셰익스피어의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를 준비할 때였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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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떠난 자리에선 무성한 포기의 냄새가 피어났다. 홀로에게 들려준 귓속말이 한쪽 날개를 접고 잠겨들때 목소리들이 다시 찾아올 화단이 되고 싶었어. - P116

숨을 급하게 들이쉬면번개의 맛에 길들여지고침대의 증상이 깊어진다 - P108

약속이 저마다의 문이라면 모두가 열쇠를 내버리고 함몰하는 방들 - P100

기억해.
눈동자가 얼굴보다 커지던 세계를.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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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호와 어떻게 만났냐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나는 좀 난처해졌다. 솔직히 터놓기 어려워 아는 선배 소개로, 동아리연합회 활동하다가, 하는 식으로 적당히 얼버무리기 일쑤였다. 다른 질문에도그랬다. 걘 어느 대학 다니냐는 질문엔 고대에 다니며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다고, 어디 사냐는 질문엔 창신동에서 부모와 산다고답했다.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니지만 맞는 것도 아닌 정보들그런 식으로 도호에 대해 숨기는 게 많았던 것 같다. - P9

그런 면에서 도호는 적절한 대화 상대였다. 그와 나 사이엔 다음이 없었으니까. - P13

도호는 중학생 때 이후로 한 번도 외박을 해본 적 없다고 했다.
수련회나 수학여행은 물론 오리엔테이션조차 가본 적 없다고 했다.
왜?
놀라 되묻는 내 코를 도호는 가볍게 쥐었다 놓았다.
너도 내가 돼봐. - P25

우리가 왜 네 얘길 하겠어.
그럼 무슨 말한 건데? 왜 나한텐 말 안 해줘?
누구한테 떠들 만큼 유쾌한 얘길 한 게 아니니까 - P36

너 판교 오징어 배라고 들어봤어? 딱 우리회사가 그래.
그 말이 나는 하나도 웃기지 않았다. - P41

-도호야, 초인등 고쳐야 할 것 같아. - P47

비겁할 수 있는 사람과 그럴 수 없는 사람.
엄마가 했던 말이 이따금 떠올랐고, 그럴 때면 나는 어느 편에속하는지 가늠하게 되었다. - P51

여름이 오도록 아빠는 깁스를 풀지 못했고 나는 그때까지 아빠에게 한마디도 걸지 않았다. 날이 차차 더워지고, 깁스 안으로 땀이 차자 아빠는 튀김용 젓가락을 깊숙이 찔러넣어 다리를 살살 긁어댔다. 깁스에서 시큼하고 역한 냄새가 풍겼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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