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가 꽃무늬 바지 네벌을 비닐봉지에 담았다. 아저씨에게 비닐봉지를 건네받으며 나는 생각했다. 한여름이되면 아빠랑 엄마랑 똑같은 꽃무늬 잠옷 바지를 입고수박을 먹어야지,라고, - P101

오늘 급식은 돈가스와 미역국과 깍두기였다. 다 내가좋아하는 거라 밥을 가득 펐다. 성규가 알면 또 잔소리를하겠지. 점심을 먹고 이를 닦은 다음 운동장에 가보니 성규가 먼저 걷고 있었다. 성규 옆으로 가서 따라 걸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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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운명이라고 부르는 커플을 만났어요. 둘은 종교가 달라서 멀리 떨어진 다른 나라에서 결혼을 하기 위해 도망 중이래요. - P165

나는 바람을 따라나서던 흰 개의 모습을 떠올려요. - P125

잊고 있었다. 우리는 대체로 그 무엇도 어찌하지 못하지만,
작은 보조바퀴 정도는 만들 수 있다는 것을. - P93

그 집은 내가 유일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비누를 만들었던곳이에요. 그때 나는 웃으며 비누를 만들던 언니의 마음을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어요. - P95

우리는 이렇게 시커먼 슬픔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줄지어 헤엄을 치고 있어요. 나를 위해서, 그리고 서로를 위해서요.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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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떴어요!" - P145

그녀는 힘없이 말했다.
"이해할 수 있어요. 이해하는 중이에요. - P147

"어느 집이요?"
"내 집이요. 라파트멍 60층.‘ - P151

‘배우의 상상력은 가짜 삶에 국한되지.
사람들에게 패턴화된 삶을 보여주는 거야.
하지만 진짜 삶에 패턴 같은 건 없잖아.

여자는 눈도 깜빡하지 않고 이마치에게 거짓말했다. 그들은잠시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여자가 굶주려 있다는 것을이마치는 한눈에 알아보았다. 얼굴에 핏기가 없고 눈 밑이 거뭇거뭇했다.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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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 12일 사쿠라섬에 갔다. 목적은 단 두 가지, 재와 토석류(石流)를 보고 싶었다. - P150

이 무거운 재가 매일 떨어진다고 한다. 심지어 낮동안 수차례 떨어질 때도 있다고 한다. 연기를 뿜을때마다 떨어지고, 떨어지는 장소도 그날, 그 시각의풍향을 따른다. 정말 성가시기 짝이 없다! - P153

과연 우산이 필요할 법도 하다. 재가 떨어지는소리는 처음 들어봐서 그런지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마음이 침울해지는 소리였다. - P155

자연히 사쿠라섬의 노인이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일시적인 재해라면 상당한 피해를 입어도 인간은 오히려 용기를 내겠지만, 이라고 했던 그 이야기 말이다. 심경이 복잡했다. - P157

뭔가를 뒤집어쓴다는 말은 높낮이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이고, 높낮이가 없다는 말은 생기가 없다는 것으로 이어지는 걸까,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다. - P161

그런데 생각해보면 정말이지 불쌍하다. 8월에 별안간 하늘에서 쏟아진 재를 맞고 나뭇잎이 떨어져나갔을 때는 기절하는 심정이었으리라. 일주일 만에겨우 싹을 틔웠을 때는 필사적이었을 것이다. - P163

한번 거대한 목재를 다뤄본 젊은이는 그만큼 정신이 안정된다고 한다. 나무는 알게 모르게목수를 키워준다고, 나라지로 씨는 말하고 싶어 했다. 어지간히 나무에게 다정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 P176

장수하는 나무의 울퉁불퉁한 밑동을 보면 나는 무릎을 꿇을 것 같아서 도망친다. 더욱이 울퉁불퉁한 밑동이 꼭대기에 은은한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면 아름다움과 무서움의 협공을 만난 셈이어서 나는 가위에눌린 것처럼 옴짝달싹하지 못한다. - P180

선구자 격 식물이라 악조건에서도 살아가는 힘이 발군이라고 누군가 가르쳐주었다. 선구자라는 단어가 몸에 사무쳤다. 수양버들의 낭창낭창한 모습은 충분히 감상할만한 가치가 있지만 황무지에 앞장서서 살아가는 씩씩함도 버드나무의 본성이었다. 이후 버드나무는 마음에 걸리는 나무가 되었다. - P183

떠난 지 57년이 되는 고향이었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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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그렇게 놀라지 좀 말아요! 나야, 진진이라구." - P61

"무슨 책인데?"
갑자기 궁금증이 솟는다. 어머니가 책을 읽기 시작하면 우리 집에 아주 중요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책의 내용은 일어나는 혹은 일어난 일의 아주 중요한 단서가 된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어머니는 자신의 힘만으로 상대하기 버거운 문제와 직면하면 마지막 수단으로 동네서점에 달려가 해결법이 들어있을 것같은 책을 고르곤 했다. 마치 어려운 수학 문제와 한참 씨름하다문득 뒤페이지의 해답 편을 반짝 떠올리는 수험생처럼. - P63

이모도 책을 좋아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읽은 책을 이모가 읽은적이 없고, 이모가 읽은 책을 어머니가 읽어본 적은 거의 없었다. - P63

어머니를 탐구하면, 탐구해서 분석하면, 혹시어머니의 그치지 않는 활력을 표현할 적확한 말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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