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12일 사쿠라섬에 갔다. 목적은 단 두 가지, 재와 토석류(石流)를 보고 싶었다. - P150
이 무거운 재가 매일 떨어진다고 한다. 심지어 낮동안 수차례 떨어질 때도 있다고 한다. 연기를 뿜을때마다 떨어지고, 떨어지는 장소도 그날, 그 시각의풍향을 따른다. 정말 성가시기 짝이 없다! - P153
과연 우산이 필요할 법도 하다. 재가 떨어지는소리는 처음 들어봐서 그런지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마음이 침울해지는 소리였다. - P155
자연히 사쿠라섬의 노인이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일시적인 재해라면 상당한 피해를 입어도 인간은 오히려 용기를 내겠지만, 이라고 했던 그 이야기 말이다. 심경이 복잡했다. - P157
뭔가를 뒤집어쓴다는 말은 높낮이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이고, 높낮이가 없다는 말은 생기가 없다는 것으로 이어지는 걸까,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다. - P161
그런데 생각해보면 정말이지 불쌍하다. 8월에 별안간 하늘에서 쏟아진 재를 맞고 나뭇잎이 떨어져나갔을 때는 기절하는 심정이었으리라. 일주일 만에겨우 싹을 틔웠을 때는 필사적이었을 것이다. - P163
한번 거대한 목재를 다뤄본 젊은이는 그만큼 정신이 안정된다고 한다. 나무는 알게 모르게목수를 키워준다고, 나라지로 씨는 말하고 싶어 했다. 어지간히 나무에게 다정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 P176
장수하는 나무의 울퉁불퉁한 밑동을 보면 나는 무릎을 꿇을 것 같아서 도망친다. 더욱이 울퉁불퉁한 밑동이 꼭대기에 은은한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면 아름다움과 무서움의 협공을 만난 셈이어서 나는 가위에눌린 것처럼 옴짝달싹하지 못한다. - P180
선구자 격 식물이라 악조건에서도 살아가는 힘이 발군이라고 누군가 가르쳐주었다. 선구자라는 단어가 몸에 사무쳤다. 수양버들의 낭창낭창한 모습은 충분히 감상할만한 가치가 있지만 황무지에 앞장서서 살아가는 씩씩함도 버드나무의 본성이었다. 이후 버드나무는 마음에 걸리는 나무가 되었다. - P183
떠난 지 57년이 되는 고향이었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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