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은 나중에 들어야겠네요. 어머님 잘 뵙고 좋은 휴가 보내세요." - P158

참나무가 우거진 산 중턱에 위치한 은총원은 재활치료와 신경계질환 관리 전문병원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환자의 생명 유지와 격리를 목적으로 하고있다. 유희진은 휑하게 빈 야외 주차장에 주차했다. - P159

회복 불가라고 선고받은 가망 없는 삶이 가라앉을 때 그 옆에서 함께 잠기며 서서히 젖어가는 어둡고 불행한 삶. - P162

"잘 있었어? 너무 오랜만이지. 미안해. 일이 많아서 정신이 없었어. 무슨 생각하고 있어? 말해봐. 자주 안 온다고 딸 욕하고 있었어?" - P163

하지만 묻지 않았다. 어떻게 답할지 알 것 같았다. 아니,
이미 대답을 들은 것 같았다. - P167

"맞아요. 그런데 그건 어떻게 아셨어요?"
"제가 전에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작가님께 관심이 많다고요." - P176

꼬박 사흘 하고 반나절을 침대에 누워 있었다.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설정하고 뒤집어놓았다. 어디냐 묻는 문자엔 휴가 중이고 여행지에 있다고 했다. 암막커튼으로 창과 빛과 시간을 가렸다. 약통을 열었다. 한 알을 삼켰다.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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