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드이발소 시즌 2 : 2 - 브레드 수난시대 브레드이발소 시즌 2 2
(주)몬스터스튜디오 원작, 임광천 구성 / 형설아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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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는 소문을 듣고 아이와 함께 읽고 싶어서, 이제야 브레드 아저씨를 만나본다. 첫 만남이니 '등장인물' 소개부터 하나씩 살펴본다. 이번 시리즈와 관련된 인물로는, 주인공 브레드를 포함해서 조수 윌크, 캐셔 초코, 미용실 사장인 감자칩, 꽃미남 배우 버터다.

 

다섯 편의 에피소드 중 '프레첼 순경'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베이커리타운에 새로 부임한 순경인 프레첼은 악당을 잡겠다는 의욕이 넘친다. 그런데 매번 실수만 하고 별 도움이 못 되는 자기 모습에 자신감도 잃는다. 그러다가 윌크의 제안으로 브레드를 찾아가게 되는데...

 

프레첼은 머리의 구멍을 메꾸어달라고 요청한다. 원래 머리에 구멍이 있는 빵인데, 다른 모습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브레드의 도움을 받으려는 찰나, 악당 치즈스틱 형제가 은행강도 짓을 벌이고 이에 프레첼은 그들을 쫓는다. 초코볼 총알도 요리조리 피하고 머리의 구멍에 치즈스틱 형제를 착착 끼워 잡아들이는 활약을 보인다. 그리고 다시 브레드 이발소 앞에 선 프레첼. 그는 과연 머리에 구멍을 메꿀까.

 

한여름 무더위를 몰아낼, 오싹 소름 돋는 '저주받은 저택', 버터 바른 브레드의 변신에 웃음이 빵 터지는 '버터의 수난', 감자칩의 야비하고 못된 계획이 들통나는 '로봇 윌크', 진짜 엄마 붕어빵을 찾아내는 '브레드의 지혜' 등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만날 수 있다.

 

나다운 모습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프레첼 순경' 이야기, 아이가 이 내용의 웃음 포인트는 잊어도 브레드가 했던 한마디 "그래, 자네 본래의 모습만큼 중요한 건 없는 거야."(37쪽)를 기억했으면 좋겠다. 나다운 게 가장 멋지다는 사실을 언제나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와 함께, 나도 브레드 이발소 3권을 기다리게 될 듯하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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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셋의 힘 4 : 일식 전사들 3부 셋의 힘 4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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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슈퍼에디션을 읽은 계기로, 흡인력 있는 묘사와 전개 방식에 이끌려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재 <전사들>은 시리즈1이 여섯 권, 시리즈2도 여섯 권, 시리즈3의 경우 세 권까지 출간된 상태다. 이번 책은 시리즈3의 네 권째 '일식' 편이다.

 

앞서 천둥족 훈련병이자 남매인 홀리포, 제이포, 라이언포의 발에 별의 힘이 깃들어 있다는 예언이 있었다. 셋은 "별의 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 모르는 상태다. 다만 제이포가 다른 고양이들의 생각을 알아내고 다른 종족에게 일어날 일을 예언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을 뿐이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나머지 두 고양이의 특별한 능력이 무엇인지, 셋의 힘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도 밝혀질 것이다.

 

넘치는 전투력을 가진 라이언포는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 싶지만, 신중한 홀리포는 다른 고양이들에게 셋과 얽힌 예언뿐 아니라 셋의 특별한 점이 부각되는 것을 경계하자고 말한다. 제이포는 자신도 볼 줄 아는 내용을 스승의 충고로 들어야 하는 상황에 익숙해지고자 한다.

 

"아는 것이 많다 보면 외로울 수도 있어."(100쪽)

 

제이포의 스승 리프풀의 말은 셋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하다. 예언의 무게에 눌려 있고 자신들의 능력을 숨기면서 다른 고양이들에게서 느끼는 외로움이 있을 것이다. 다른 고양이들처럼 전사가 되고 종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꿈을 꾸며 사는 평범한 모습, 그 이상의 삶이 펼쳐질 것이라는, 낯선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가질 것이다.

 

바람족이 경계를 넘어 먹잇감을 훔치는 일이 잦아지자 천둥족이 순찰하는 가운데, 낯선 고양이 솔의 등장과 의미심장한 예언으로 새로운 긴장감이 흐른다. 바람족의 한밤중 습격으로 천둥족은 위기에 처해 그림자족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강족은 바람족과 동맹을 맺는다. 네 종족의 전투 상황에서 태양이 갑자기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다. 주인공 세 남매는 이미 이를 예언했던 고양이 솔을 찾아나서고, 그에게서 셋의 힘에 관한 예언을 듣게 되는데...

 

이 책에서 라이언포의 전투력, 제이포의 예지력이 두드러진 데 비해, 홀리포의 능력은 아직 전면에 드러나지 않은 느낌이었다. 홀리포 자신이 매번 종족의 안전과 전사의 규약에 대한 중요성을 앞세우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현실적 상황 판단력이 강해 보인다. 세 명이 합심해서 만들어갈 새로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이후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해가 사라진 것은) 너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찾아올 변화를 알리는 신호다."(415쪽)

 

여행자이자 예언자 솔이 그림자족 지도자 블랙스타에게 한 말이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세 남매에게, 그와 동시에 천둥족을 비롯한 네 종족에게 일어날 변화가 무엇인지 보게 될 것이다. 셋의 활약이 더 크게 펼쳐질 5권을 기대해본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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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로지 - 히어로 만화에서 인문학을 배우다
김세리 지음 / 하이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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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책을 만났다. 마블 세계관에서 배우는 인문학이라니! 마블 영화를 즐겨 보면서 언젠가 만화 원작을 찾아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마블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간 후에 나오는 짤막한 영상을 호기심과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던 때가 엊그제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쿠키 영상의 인상 깊은 장면을 놓치지 않고, 마블의 주인공들을 학문의 대상으로 다루어보겠다는 발상으로 이어간다. 마블의 영문 표기 'Marvel' 뒤에 학문이나 담론을 칭하는 'logy'를 붙인 마블로지(Marvelogy), 곧 마블학을 만든다.

 

1부에서는 마블 이전에 미국 만화계를 평정했던 DC, 후발주자인 마블에 대한 탄생 배경과 성장사가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마블의 스토리 담당인 스탠 리의 문학적 지식과 감수성이 중요한 자양분이 되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마블의 영웅들은 토르를 제외하고 대부분 예기치 않게 히어로가 되어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는 부분, 마블은 DC와 달리 과학적 사실보다 재미있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는 차별성도 흥미로운 대목이었다.

 

2부에서는 그래픽 노블의 부상을 마블학이 생겨난 주요 배경으로 다룬다. 21세기 만화는 19세기 소설의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할 만하다. 그래픽 노블이라는 용어가 상용화된 계기를 만든 세 작품 가운데, 두 편이 슈퍼 히어로물이다. <왓치맨>과 <배트맨: 다크 나이트 리턴즈>. (참고로, 나머지 한 작품은 <쥐>다.) 이 책은 두 작품 분석과 의의를 풀어내기 전에, 슈퍼 히어로의 윤리를 언급하면서 플라톤의 <국가> 내용을 소개하고, 히어로 가면의 원조 격인 '쾌걸 조로'와 DC의 배트맨을 비교한다.

 

3부에서는 이 책의 재미를 담당하는 내용이라 할, 마블과 신화와의 연관성을 상세히 담아낸다. 마블의 히어로 캐릭터들은 신화 속 영웅들의 현대적 재해석이라 할 수 있겠다. 가령 캡틴 아메리카 캐릭터의 기원은 그리스 신화에서 방패를 든 영웅 페르세우스, 강인한 면모의 헤라클레스다. 이처럼 저자는 어벤져스의 구성원들을 하나씩 신화적 기원의 영웅과 연결시킨다. 또한 만화 원작에는 어벤져스 일원인데 영화에서는 빠진 히어로들도 따로 묶어 신화적 기원과의 연관성을 정리해준다.

 

4부에서는 마블의 철학적 기반이 무엇인지 탐색해보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만화 <시빌 워>의 주요 쟁점들과 각 히어로의 입장, 공리주의와 원칙주의, 나아가 정의의 문제를 파고든다. 히어로들의 대립이 가져온 핵심은 초인 등록법이다. 이 법에 따르면 모든 히어로들의 신분과 정보는 미국 정부에 귀속되고, 그들은 정부의 통제하에 정부의 요구와 명령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그렇게 되면 히어로들의 익명성과 활동상의 자유 의지가 보장되지 않는다. 이 책은 히어로들 간의 의견 대립, 곧 초인 등록법의 찬반 입장, 윤리적 의미 등을 조목조목 다룬다.

 

이 책을 통해 마블학, 곧 "일종의 신화학이자 정의의 윤리학"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마블의 히어로들이 신화 속 영웅들과 연결된다는 것은, 우리 시대가 그만큼 신화적 상상력이 절실하다는 반증도 될 터이다. 또한 정의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우리 삶에 철학, 윤리학의 필요성을 상기시키는 질문이 아니겠는가. 이 책은 마블학의 완성이 아니라 기반이 된다는 의의를 가진다. 마블 영화는 앞으로도 계속 변모, 확장될 터이기에...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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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바쁜 아이 올리 그림책 5
안드레 카힐류 지음, 이현아 옮김 / 올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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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제목과 표지만으로 어떤 내용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어떤 그림들로 채워갈지 궁금했고, 다른 것에 눈길을 주지 않고 하나만 바라보는 저 아이는 과연 그림책 말미에 어떤 모습일지도 알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근에 부쩍 휴대전화를 손에 쥐게 되면 꽤 오래 붙들고 싶어하는 아이와 함께 읽고 싶었다.


먹는 것에 관심이 없는 아이가 있다. 팔을 길게 뻗어 아이스크림을 건네는 할머니의 손길마저 무색해진다. 아이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오직 휴대전화 화면만 보며 걷는다. 한 마리가 아니라 강아지가 우르르 따라와도 모를 정도다. 코끼리의 긴 코, 기린의 긴 목, 돌고래들의 노래, 해적들의 소란조차 관심 밖이다. 다정하게 안아주려는 곰도, 폭풍우나 아픈 상황마저 아이의 관심을 돌릴 수는 없다. 우주 한복판으로 이끌렸다가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여정 중에도, 아이 눈에 보이는 것은 오직 휴대전화 속 세상이다. 서커스 텐트 위로 폴짝, 이후 제 길을 가고 롤러코스터 안에 있어도 사람들 비명에도 상관없이 자기 것만 본다. 그러다가 빙글빙글 돌던 롤러코스터가 휙 방향을 바꾸는 순간, 와장창 휴대전화가 부서지고 만다. 슬픈 표정의 아이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바뀌게 될까.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확실하고 분명하게 드러나는 그림들이다. 한결같이 동일한 표정으로 한곳만 바라보던 아이와 달리, 주변 환경은 다채롭게 펼쳐진다. 그 대조가 흥미롭다. 아이 눈이 바쁘게 돌아가는 모습, 롤러코스터의 역동성과 사람들의 공포가 실감나게 느껴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일상의 공간을 넘어 우주까지 확장된 여정도 재미있었다. 각 장면마다 아이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 특히 길을 걸을 때 강아지가 떼로 몰려와도 모르거나 해적들의 소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은 많이 위험하다고 부연해줄 수 있겠다. 사실 현실적인 위험 상황은 신호등을 건널 때나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을 지나게 될 때가 아닌가. 요즘은 어린이보호구역이나 아파트 단지 안에서, 또한 주차장 안에서도 부주의하게 운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더 우려스럽다.


사실 <눈이 바쁜 아이>라고 했지만 '아이' 대신 어른들의 모습을 투영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휴대전화로 대변되는 다양한 전자기기에 몰두하는 시간에, 우리는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을 얼마나 놓치고 살아가는 것일까. 아이에게는 휴대전화를 손에 쥐게 하는 것을 최소의 시간으로 제한하면서, 정작 나는 어떠한가. 이 그림책은 눈이 바쁜 나를 돌아보는 계기도 된다. 나부터 잘하자고 결심해본다. 혹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에도 휴대전화가 방해물이 된 적은 없었는지 돌이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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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 일상의 단어들에 숨은 의미 그리고 위안과 격려
데이비드 화이트 지음, 이상원 옮김 / 로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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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표현하는 단어에 저자의 생각과 느낌을 얹어 독자의 마음에 울림을 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김소연 시인의 <마음사전>을 닮았다. 시인이자 여행 가이드, 자연 탐험가인 데이비드 화이트는 <위로>에서, 자신의 넘치는 사유와 감상을 담아낼 그릇이 필요한 듯, 감정을 비롯한 52가지 단어를 내놓았다.


이 책의 특별함은 부정적인 의미망을 가진 단어들에 긍정의 옷이 입혀졌다는 점이다. 외로움은 특권이고, 혼자 있음은 비난받을 상태가 아닌 추구하는 성취로 나아갈 수 있다. 분노 속에서 삶의 근원, 내면의 진정성을 발견할 수 있고, 거부는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를 보호하고 붙드는 힘이다. 절망은 희망의 최후 보루가 된다. 실망은 변화의 벗이고, 숨는 것은 살아 있기 위한 방법이다.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그 단어에 얽힌 개인적인 경험을 떠올려보게 된다.


저자에 따르면, 위기와 비탄은 피할 수 없고 우리 인생은 어느 한곳에 머물지 않고 흘러가는 순례자다. 우리가 경험하는 대부분의 사랑은 짝사랑이다. 그렇다고 이 책에서 운명주의나 개인주의, 냉소의 정서가 흐르지는 않는다. 오히려 불가능하지만 도달할 목적지로 "무조건적 사랑"이 제시된다. 저자에게 인간이란 취약성을 가진 소멸하는 존재지만, 단단하고 온전히, 성숙함을 지향하는 존재이기도 하기에...


이 책에서 여러 단어들 가운데 특히 선물이라는 매개어로 설정된 '감사'와 '기쁨', "잃어버린 가능성에 대해 부르는 애가"로 정의되는 '후회'가 마음 깊이 다가왔다. 감사는 우리 존재가 선물이라는 인식으로 일상의 관심이고, 기쁨은 우리가 사랑하는 존재가 내보이는 한순간을 선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후회를 인정하는 것은 힘들었던 과거뿐 아니라 현재 이야기에 대한 통제권도 포기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서술에 독자 개인의 경험과 생각, 느낌을 얹어보며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여백이 있는 "위로사전"이라 할 만하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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