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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 일상의 단어들에 숨은 의미 그리고 위안과 격려
데이비드 화이트 지음, 이상원 옮김 / 로만 / 2021년 7월
평점 :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에 저자의 생각과 느낌을 얹어 독자의 마음에 울림을 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김소연 시인의 <마음사전>을 닮았다. 시인이자 여행 가이드, 자연 탐험가인 데이비드 화이트는 <위로>에서, 자신의 넘치는 사유와 감상을 담아낼 그릇이 필요한 듯, 감정을 비롯한 52가지 단어를 내놓았다.
이 책의 특별함은 부정적인 의미망을 가진 단어들에 긍정의 옷이 입혀졌다는 점이다. 외로움은 특권이고, 혼자 있음은 비난받을 상태가 아닌 추구하는 성취로 나아갈 수 있다. 분노 속에서 삶의 근원, 내면의 진정성을 발견할 수 있고, 거부는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를 보호하고 붙드는 힘이다. 절망은 희망의 최후 보루가 된다. 실망은 변화의 벗이고, 숨는 것은 살아 있기 위한 방법이다.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그 단어에 얽힌 개인적인 경험을 떠올려보게 된다.
저자에 따르면, 위기와 비탄은 피할 수 없고 우리 인생은 어느 한곳에 머물지 않고 흘러가는 순례자다. 우리가 경험하는 대부분의 사랑은 짝사랑이다. 그렇다고 이 책에서 운명주의나 개인주의, 냉소의 정서가 흐르지는 않는다. 오히려 불가능하지만 도달할 목적지로 "무조건적 사랑"이 제시된다. 저자에게 인간이란 취약성을 가진 소멸하는 존재지만, 단단하고 온전히, 성숙함을 지향하는 존재이기도 하기에...
이 책에서 여러 단어들 가운데 특히 선물이라는 매개어로 설정된 '감사'와 '기쁨', "잃어버린 가능성에 대해 부르는 애가"로 정의되는 '후회'가 마음 깊이 다가왔다. 감사는 우리 존재가 선물이라는 인식으로 일상의 관심이고, 기쁨은 우리가 사랑하는 존재가 내보이는 한순간을 선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후회를 인정하는 것은 힘들었던 과거뿐 아니라 현재 이야기에 대한 통제권도 포기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서술에 독자 개인의 경험과 생각, 느낌을 얹어보며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여백이 있는 "위로사전"이라 할 만하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