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친구 웅진 세계그림책 216
샬롯 졸로토 지음, 벵자맹 쇼 그림,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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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 대한 그림책들은 작가의 가치관만큼 다양한 듯하다. 그래서 각 그림책마다 작가가 어떤 친구를 그려냈는지, 궁금증과 설렘을 가지게 된다. <안녕, 내 친구>의 표지만 봐도, 단짝 친구 이야기구나 하고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단짝 친구>(스티븐 켈로그 지음)라는 그림책을 아이와 함께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떠오른다. 그 책은 특별하게 친했던 친구에 대한 여러 감정을 잘 그려냈던 이야기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일까. 칼데콧상 수상 이력이 있는 글작가 샬롯 졸로토와 귀여운 아기 곰 시리즈로 유명한 그림작가 벵자맹 쇼의 그림책 속으로 들어가본다.

'나'에게는 갈색 머리 친구가 있다. 둘은 숲속에서 자연과 벗 삼아 놀고 비가 오면 다락방에서 빗소리를 들었다. 비가 그치자마자 풀밭에서 맨발로 뛰놀기도 하고 사과나무에 올라가 사과를 따 먹었다. 줄넘기, 구슬 꿰기, 책 읽기, 이야기 나누기 등, 둘은 항상 함께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친구 집에 갔는데 그 친구를 만날 수 없었고, 숲에서 친구가 다른 아이와 함께 노는 모습을 보게 된다. 친구는 '나'와 놀았던 것과 동일하게 다른 아이와 놀고 있었다. 함께 불렀던 노래까지 똑같았다. 집에 돌아온 '나'는 눈물을 흘리고 마는데...

"온종일 울고, 울다가 잠이 들었다"는 문구에서, 아이의 감정을 엿볼 수 있다. 그전에 느낀 감정도 복잡했을 것이다. 놀라움, 황당함, 속상함, 미움, 슬픔 등. 물론 아이마다 감정의 색깔과 세기는 다르겠지만. 숲에서 친구가 다른 아이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이후, 그림책 속 '나'처럼 그냥 멀찌감치 지켜만 보는 아이도 있겠지만, 친구의 이름을 부르며 그 앞으로 다가가는 아이도 있지 않을까. 소위 '핵인싸'처럼 새로운 아이를 자기 친구로 만드는 아이도 있을지 모른다. 정답은 없다. 아이 성향대로 행동하면 될 테니... 그런 점에서 이 그림책의 캐릭터 설정과 방향성이 마음에 든다.

친구가 '나'를 내버려두고 다른 아이와 노는 이유는? 그것은 알 수 없다. 작가의 관심은 거기에 있지 않다. 단짝 친구가 서로 오해를 풀고 화해하며 더 친해지거나, 세 명 모두 함께 친하게 잘 지내자는 식의 결말이 아니어서 좋다. 이 그림책에서는 아이가 울 때 부모님이 등장해서 조언하는 장면도 없다. 작가는 아이 스스로 친구 관계를 생각해보라고 은근히 권유하는 듯하다. 자녀가 단짝 친구와 싸우거나 헤어질 때, 부모는 어떤 역할을 해주면 좋을까. 그림책을 함께 보는 어른들이라면, 이런 질문을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달라진 표현에 주목해본다. 처음에는 "더없이 소중한 갈색 머리 친구"가 마지막 부분에 이르면 "더없이 소중했던 갈색 머리 친구"로 바뀐다. 단순히 현재형이 과거형으로 바뀐 것뿐 아니라, 아이가 생각하는 '친구'도 예전과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한 사람과 영원히 함께할 수 없다는 것도, 아주 어렴풋하게나마 느끼게 되었을까. 언젠가 새로운 친구를 만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혼자 징검다리를 힘차게 건너는 아이의 모습이 당당해 보여서 좋다.

그러고 보면, <안녕, 내 친구>는 중의적이구나 싶다. 갈색 머리 친구와 즐겁게 인사할 때, 그 친구를 마음에서 떠나보낼 때, 새로운 친구를 만날 때 모두 해당되는 말인 듯해서. 아이와 함께 그림책 속 친구를 만나고, '나'의 감정과 변화를 따라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볼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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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역사다 - 누가 예수를 신화라 하는가, 개정증보판
리 스트로벨 지음, 윤관희 외 옮김 / 두란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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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읽어봐야지, 관련 영화도 봐야지 했던 책을 계속 미루다가 출판사의 개정 증보판 발간이 되어서야 읽게 되었다. 더 늦지 않아 다행이고 감사하다. 나는 왜 이 책을 읽으려고 했던가. 먼저 예수가 신화적 인물이 아닌 역사적 존재였다는 사실을 어떻게 풀어내는지, 글의 전개 과정이 궁금했다. 그리고 신앙인의 삶에 대해 반추하면서, 오래전 예수를 내 삶의 구원자와 주님으로 고백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방식대로 살아온 부분이 너무 많았다는 생각이 괴롭게 밀려왔기 때문이다. 예수를 믿는다면 당연히 삶의 긍정적 변화가 수반되어야 하는데 나는 어떠한가. 성화 과정이라는 명분으로, 자기 중심성과 미성숙함이 언제까지 합리화될 수 없을 텐데. 제대로 믿고 있었던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부끄러움과 후회가 밀려오는 요즘, 내 믿음의 실체를 찾아보고 싶다는 갈망과 <예수는 역사다>라는 제목 자체의 선언이 마음 깊은 곳에서 불꽃을 일으켰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인 나사렛 예수에 대한 기록물 검토, 메시아 예수 분석, 예수 부활의 증거로 나누어 서술되어 있다. "철저한 무신론자에서 집요한 영적 탐구자로" 변모한 저자의 이력이 흥미롭다. 저자는 전체 14장의 도입부마다 저널리스트로서 접했던 사건이나 미국 사회의 범죄를 예로 들면서, 자연스럽게 핵심 주제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글을 전개한다. 그래서일까. 429쪽이라는 꽤 도톰한 분량의 책이 흡인력 있게 술술 넘어간다.


가령 '정황 증거'가 주제인 14장에서, 저자는 한 테러 사건(168명의 희생자를 낸 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폭발 사건)의 범인 멕베이 예화로 시작한다. 그가 폭발물을 싣는 것이나 직접 범행을 저지르는 장면을 본 사람들은 없었지만, 모든 정황이 그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이성적인 추론으로부터 이끌어낸 간접 사실들로 이루어진" 정황 증거는 목격자의 증언만큼, 아니 그보다 더 강력한 증거가 된다. 그 결과 멕베이는 사형수 감방에 수감됐다. 뒤이어 본문에서 저자는 예수의 부활이 사실임을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들을 찾아나선다. 그리고 예수의 부활 사건을 뒷받침하는 간접 증거들을 역사 속에서 찾아냈다.


이 책은 역사, 고고학, 심리학, 의학, 신학 등 열세 명의 권위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신앙인으로서 출발한 지적 여정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책은 기독교인 독자뿐 아니라 단지 인문학적 호기심으로 예수가 궁금한 사람들 모두 독자층으로 끌어들인다. 2년에 걸친 지적 탐험을 시작했을 무렵 무신론자였던 저자는,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예리한 질문과 반론을 준비했다. 그의 질문과 반론 속에는 오랫동안 설교를 듣고 신앙생활을 해온 사람들도 궁금할 법한 내용,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자주 던지는 단골 메뉴 같은 내용이 들어 있다.


1부에서 저자는 나사렛 예수의 흔적을 찾아가는데, 이 과정에서 저자는 중요한 사실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중 하나는 기독교 부활 신앙이 생겨난 시기를 부활 사건 이후 수십 혹은 수백 년이 아니라 단지 2년 이내로 본다는 점이다. 또한 복음서들의 기록 방식을 보면, 고대의 다른 기록에서 보이는 미사여구나 신화적 요소가 없다는 점이다. 진지하고 책임 있는 태도, 정확한 세부 사실, 세심한 주의와 정확성이 의미하는 바는, 실제로 일어난 사실의 기록이라는 반증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대의 다른 기록에 비해 신약성경의 사본이 굉장히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더구나 책의 기록 시기와 가장 초기 사본의 기록 시기 사이의 시간차가 신약성경만큼 짧은 경우가 없다고 한다. 초기 파피루스 사본들, 정경과 위경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읽었다.


"역사가의 입장에서 본 복음서의 역사적 신뢰성"은 어떠할까. 본문을 통해 요세푸스의 기록을 비롯해, 신약성경 외에 예수 기록을 알 수 있는 내용들도 확인할 수 있다. 고고학 분야의 결과물도 재미있다. 고고학은 신약성경의 정확성을 반복적으로 확언해주는 반면, 몰몬교가 신화나 날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기도 한다. 이 책에서 "예수는 단지 기적을 행하는 유대인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저자의 질문과 그에 따른 답변도 살필 수 있다.


2부와 3부는 예수가 하나님이라는 사실, 성육신과 부활이라는 신학적 혹은 신앙적 내용이 어떻게 논리적으로 입증되고 증명될 수 있는지 주목하며 읽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예수가 하나님이라는 자기인식 혹은 정체성, "예수는 미친 사람인가"라는 의문에 대한 심리학적 답변, 예수가 가진 하나님의 모든 속성, 구약의 예언 성취인 예수, 십자가 죽음이 맞다는 의학적 증거, 빈 무덤이 부활의 확실한 증거인 이유, 부활 후 사람들 앞에 나타난 예수, 예수 부활에 대한 다섯 가지 정황 증거 등이다.


뒤이어 "무신론은 역사적 진실의 무게 앞에 굴복되었다"는 저자의 에필로그는, C.S.루이스 또한 예수에 대한 증거로 인해 신앙을 가지게 되었다는 말로 마무리된다. 이 책의 말미에는 출간 20주년을 맞아(이 책은 1998년 초판되었다.) '저자와의 인터뷰'가 실려 있고, 각 장마다 소그룹에서 함께 나눌 질문들이 첨가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대단하다고 느낀 점은, 집요한 탐구심이다. 믿지 않는 사람들이 내게 이런저런 질문(기독교에 대한 호감이든 반감이든)을 던질 때마다, 나는 기운이 빠지곤 했다. 성경이나 관련 책을 한 번도 들추어보지 않았으면서, 자신의 선입견에 갇힌 채 의구심을 이야기하는 상대방의 태도에 벽을 느꼈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돌아보면, 나야말로 탐구심이 부족했던 듯하다. 매번 교회의 성경공부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했던 것 같은데, 실상 성경을 읽다가 어떤 의구심을 발견할 때면, 내 나름대로 답을 찾으려고 애쓰기보다 그냥 넘어가곤 했다. 지금은 믿음을 의심하는 것, 성경을 이성적, 분석적으로 읽는 것도 더 단단한 믿음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인터뷰 대상인 사람들은 대화를 끝낼 무렵 자신의 간증을 나눈다. 거기서 공통점을 찾자면 '변화'다. 그중 사복음서 권위자 블롬버그 교수의 말을 상기해본다. 증거를 요구하지 않는 믿음이 복되고 증거로 믿음을 강요할 수 없는 게 현실이지만, 신학 연구를 통해 믿음을 가지게 된 학자들도 많고, 이미 신앙을 확립한 학자들도 증거로 인해 믿음이 더 견고해진다는 것이다. 성경 연구 혹은 묵상은 예수의 성육신과 십자가 죽음, 그리고 부활을 피해갈 수 없다. 복음 메시지를 읽거나 설교로 듣고도 마음이 휑하고 메마르다면,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여전히 발끈한다면, 잘못된 가치관과 어그러진 삶의 방식에서 돌이킬 생각조차 안 한다면, 그런 믿음을 가진 사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 책은 신앙 서적이든 인문학 서적이든 어느 분야에 꽂혀 있어도 무방할 듯하다. 독자가 신앙인이라면, 다시금 신앙의 토대를 든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기독교는 수많은 종교 중 하나가 아니고 예수는 결코 신화가 아니라는 점, 크리스천의 믿음은 분명한 역사적 증거를 근거로 한다는 점을 상기해볼 수 있다. 비신앙인이라면, 저자처럼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과정에서 신앙을 가지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기에, 인문학 지식을 쌓는 차원으로 접근한다고 해도, 읽을거리가 풍성한 책이다. 다만 저자의 당부를 인용해본다.


"이제 당신 차례이다. 처음에 나는 당신이 가능한 한 공정하고 공평한 배심원으로서 이 책에 나온 증거를 살펴보고, 그 증거의 경중에 근거해서 결론을 내리도록 부탁했다. 결국 당신은 혼자서 평결을 내려야 한다. (중략) 동시에, 당신의 인생에서 이 문제를 최우선으로 삼도록 권고하고 싶은 강한 의무감을 느낀다. 그 문제를 아무 생각 없이 경솔하게 접근하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많은 일들이, 당신이 결론을 어떻게 내리는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397-398쪽)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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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둥이 율브로맘 튼튼 유아식 - 싹싹 비우고 쑥쑥 크는
류수현 지음 / 길벗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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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식 책은 언제나 궁금하고 매번 새롭다. 평소에 자주 만드는 음식이라고 해도, 양념 배합을 어떻게 했는지 유심히 살피게 되기 때문이다. 유아식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너무 짜지 않을까, 맛이 강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많았는데, 어느 순간 간 맞추는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일 수 있겠구나 싶어서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맛이 강하게 느껴지면 아이가 먼저 거부하니까 아이 입맛에 맞추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요리책을 통해 여러 종류의 유아식 재료, 조리 과정 등을 참고하면서, 배우고 적용하는 부분들이 많다.

<삼둥이 율브로맘 튼튼 유아식>에는 김치, 나물류, 조림과 볶음, 찜과 구이, 국과 탕, 면요리, 볶음밥 같은 한 그릇 밥, 튀김을 비롯한 간식 등 익숙한 요리들이 많다. 한 장씩 넘겨가다 보면, 유아식에 한정된 게 아니라 요리 초보자가 알아야 할 필수 레시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패삼겹살파채볶음, 순댓국, 소떡소떡 등을 아이도 먹는다고?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메뉴 자체를 유아식과 어른식으로 구분하지 않는 듯하고, 다만 해당 메뉴의 조리 과정 하단에 양념을 더 첨가해서 먹을 수 있도록 팁을 달아놓았다. 여러 메뉴 가운데 '당면국수'가 들어 있어서 반가웠다. 아이가 당면을 좋아해서 종종 만드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조리 과정과 완성된 결과물은 다를 수 있겠지만. 이번에는 이 책의 내용대로 만들어봤다.


주재료는 당면, 부재료는 애호박, 양파, 당근, 파, 달걀, 물, 다시마, 건표고버섯, 건새우, 국물용 멸치, 간장, 다진 마늘, 소금, 후춧가루다. 당면은 불리고 채소는 채 썰어둔다. 물 1.5리터에 다시마 2장, 건표고버섯 1개, 건새우 10마리, 국물용 멸치 5마리를 넣고 10분간 끓여준다. 다시마를 건져내고 간장과 다진 마늘 넣고 5분간 더 끓인 후, 건더기 모두 건져낸 다음 앞서 불린 당면을 적당한 길이로 잘라 넣고 4분간 끓여준다. 삶은 당면을 건져 그릇에 담고 육수에 채 썰었던 채소, 소금, 후춧가루 넣고 2분간 끓이고, 육수에 달걀 1개 풀고 끓인 다음, 당면에 채소가 든 육수를 부어준다.

요리 초보자도 이런 식의 상세한 설명대로 따라하면 된다. 애호박을 따로 요리해서 고명으로 얹은 적이 있지만, 이렇게 다른 채소와 함께 육수에 넣어 끓여도 되겠구나, 달걀까지 풀어줘도 괜찮겠구나 싶다. 이 책 전반적으로 당근이 요리마다 많이 사용되는데, ('당근수제비'도 있다.) 사실 '당면국수'에서 호박, 양파와 함께 끓여진 당근 식감이 괜찮을지 잘 모르겠다. (없어서 넣지 못했다.) 아이가 얼마 전부터 당근의 딱딱함에 민감해 하는 것 같아서, 당근이 들어가는 것을 일부러 피했다. 여기에 많이 사용된 예(거의 모든 전과 볶음밥에는 기본이고, 시금치 달걀말이, 애호박무침, 두부조림, 동그랑땡, 고기만두, 가지탕수육, 라구소스, 소고기강된장, 두부소고기유부초밥, 사골야채죽, 가지쌈밥, 달걀김밥 등)처럼, 당근을 다져서 이용하면 되겠다.

유아식 기본 사항을 담은 영양사의 글과 함께, 서두에는 저자가 작게 태어난 삼둥이를 어떻게 먹였는지 간략하게 나와 있다. 그중 브로콜리와 등갈비 에피소드가 흥미로웠다. 20개월 아이들 식판에 브로콜리를 올려주었는데 그대로 남게 되자 저자는 초고추장에 찍어 먹었고, 그 모습에 호기심을 보인 시율이가 엄마처럼 초고추장에 찍어 먹었다는 것이다. 지율이와 찬율이도 그렇게 했고 이후 셋 모두 브로콜리 요리는 뭐든 잘 먹게 되었다고. (그런데 초고추장은 아직 이르지 않나.)

또한 등갈비를 좋아하는 저자는 삼둥이가 커가면서 간을 조금씩 추가한 등갈비찜을 만든다고. 아이들이 뼈째 들고 먹는 모습도 나와 있어서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역시 엄마가 골고루 잘 먹어야 아이들 메뉴도 다양해지겠구나 싶어 반성을 해본다. 유아식에 대한 질문과 답변 식의 내용도 참고할 만하다. 다만 햄, 베이컨 등의 가공식품, 시판 음식과 인스턴트 음식에 대한 견해는 독자마다 다를 수 있겠다.

이 책에서는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한 등갈비구이, 통삼겹살구이, 토르티야 피자, 또한 버터를 이용한 요리(전복버터구이, 새우버터구이, 버터바지락찜, 감자버터구이) 등이 소개되었다. 아몬드 강정이 특이했고, 다지지 않은 오징어 요리도 나와 있었다. 너무 딱딱하거나 질겨서 견과류나 오징어류는 아이에게 현재 금기 식품인 터라, 이들 메뉴는 참고만 했다.

같은 재료라도 요리법에 따라 다양한 맛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 이 책에 나온 대로 하나씩 만들어보면 좋겠다. 지레짐작 아이에게 안 맞을 거야 하고 생각하기보다 아이에게 새로운 재료와 맛의 탐험을 시켜줘야겠다. 맛 좋고 몸도 튼튼해지는 쉬운 유아식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길잡이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만들다 보면, 유아식뿐 아니라 요리 자체가 쉬워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지 않을까.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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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해독법 - 20만 명 치료한 의사가 알려주는 최신 의학
마키타 젠지 지음, 박유미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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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다른 책 <식사가 잘못됐습니다>를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에서 저자는 혈당치 조절이 중요하다는 입장으로, 여러 음식과 혈당의 관련성을 상세하게 알려주었다. 이번에는 신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이다. ​지인의 아버지가 인공 투석을 하실 정도로 신장이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가족 중에 신장 기능이 약해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혈당만큼 신장은 당장 내 건강 관리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저자가 서두에서 말했듯이, 신장이 평소에는 침묵하고 있기 때문일까.

저자에 따르면, 신장에는 노폐물과 독소를 걸러내는 막이 있는데 그것은 일종의 필터 역할이다. 저자의 비유처럼 종이 필터가 찢어져 있으면 커피 찌꺼기가 새어나오고 에어컨 필터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집안에 곰팡이와 더러운 공기가 돌아다니듯이, 체내에 축적된 독소와 노폐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한다면 우리 몸은 어떻게 될까.

1장은 신장 기능이 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몸의 이상 신호를 하나씩 알려준다. 혈압이 높으면 신장이 서서히 나빠지고 있다는 반증이므로 주의해야 하고, 건강 검진에서 여러 수치가 정상보다 조금 넘은 수치 혹은 평소 컨디션이 약간 좋지 않은 상태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만성 피로는 몸의 긴급 경보다. 만성 신장병에 주목해온 저자는 당뇨병 전문의지만 신장내과 전문의만큼 신장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 이유는 당뇨병의 합병증인 '당뇨병성 신증'을 예방하기 위해 오랫동안 신장 연구를 해왔기 때문이다.

2장은 해독 능력을 떨어뜨리는 열세 가지 착각을 알려주는데, 그중 두 가지 착각을 소개해본다.

착각4: 평소 미용에 신경을 쓰고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해서 괜찮아.

착각5: 배변이 확실하니까 독소 배출이 잘되어서 괜찮아.

얼핏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이다. 그런데 저자는 단호하게 이런 생각에 가위표를 든다. 착각4의 경우, 과일의 과당이 AGE(최종당화산물)를 대량으로 만드는 원인이라는 점, 당질 많은 뿌리채소는 체내에 AGE를 증가시킨다는 점을 들어 반박한다. 착각5의 경우, 변비가 있으면 독소는 쌓이나 혈액 속을 돌아서 소변으로 배설되기에, 결국 대변에 이상 없다고 신장이 괜찮은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3장은 신장의 해독 기능을 자세히 알려준다. 저자는, 노폐물과 독소가 대변이 아니라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는 사실, 나아가 해독의 본질이 대장 청소가 아니라 신장을 제대로 작동시키는 것이라는 핵심을 강조한다. 앞서 언급된 변비의 경우 만성 신장병과 관련되는데, 대변이 장내에 오래 머물면 독소가 혈액 속에 흡수하고 그것을 거르는 신장의 부담이 커지는 까닭이다. 고혈압과 신장병의 밀접성을 설명하는 저자는 심혈관 이상, 심부전도 만성 신장병의 영향이라고 보고, 혈압 조절만큼 신장 기능 유지를 중요하게 다룬다. 또한 만성 신장병이 여러 질병을 초래하는 이유를 그림과 함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4장은 신장 기능을 알아보기 위한 구체적인 검사들, 신장 기능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기존의 약들에 대해 소개한다. 이 부분은 조기 발견과 최적의 치료를 강조하는 6장 내용과 연결하여 이해할 수 있다. 4장과 6장에서는 신사구체여과율, 알부민뇨 수치 등 실제로 병원에서 신장 기능 검사를 해보고 관련 설명을 들어왔던 사람들에게 익숙할 법한 용어가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검사와 약에 대한 실제 정보가 나와서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저자가 일본인 의사라서 우리나라 의료 현장에서 행해지는 신장 기능 검사 및 여러 정보와는 또 어떻게 다른지는,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이다.

5장은 해독법과 관련된 열일곱 가지 건강 장수 원칙을 담고 있다. 혈압 조절, 혈당치 조절, 적당한 운동 등 우리에게 익숙한 원칙이 있지만, 이 내용들 모두 해독법, 신장 건강과 연관되어 서술되기에 기존에 알고 있던 건강 정보를 더욱 폭넓게 해준다. 저자가 제시한 건강 장수 원칙들을, 나를 비롯한 가족들 모두 반복적으로 읽고 상기하며 실천할 필요가 있겠다.

엄마가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당화혈색소 수치를 확인하신다. 의사는 "이 수치면 괜찮아요.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어요." 하는 식으로 말한다. 그런데 이 책에 따르면, 혈당 조절이 잘된다고 신장 상태가 최상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 '당뇨병성 신증'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존에 알고 있던 건강 정보를 다시 새롭게 정리해보는 시간이었고, 신장의 경우 무소식이 곧 희소식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 가만히 있다고 해서 신장이 몸 안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진리를 명심해본다. 그동안 간과했거나 잘 몰랐던 신장에 대해 확실히 알 수 있는 건강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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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 빵집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5
우시쿠보 료타 지음, 황진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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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표지가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그림책이에요. 판다가 등장하는 것도 좋고 빵집 이야기도 기대됩니다. 부드러운 그림체와 편안한 색감 처리도 이 그림책의 장점이지요.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판다 빵집의 문을 똑똑 두드려봅니다.

요일별 빵이 각각 다르네요. 빵 이름과 모양이 빵집에 들어온 동물들과 닮아서 그림이 더 재미있고요, 언어유희로 표현되어 있어서 글을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어요. 아이와 함께 직접 소리 내어 읽어보면서, 우리말 발음을 정확히 해볼 수도 있겠어요. 요일 순서도 확실히 익힐 수 있겠네요. 이 그림책은 일본 작가의 번역본인데요, 우리말 번역이 꽤 자연스럽고 매끄러워서 순간 우리나라 작가 작품인가 싶을 정도였지요.

요일별 빵 이름과 모양이 궁금하면, 당장 이 그림책으로 확인해보세요. 다만 책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 해소시키기 위해 동물 한 마리씩 힌트를 드려볼게요. 월요일에는 얼룩말, 화요일에는 기린, 수요일에는 고릴라, 금요일에는 하마가 나와요. 목요일은 쉬는 날이고요, 토요일에는 모양보다 맛의 공통점으로 여러 빵들이 구워지고 진열됩니다. 일요일에는 '비밀의 빵'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한 달에 한 번, 무료로 제공되는 빵이 있는데요, 판다의 취향에 맞춘 것이라 입맛에 맞는 동물들만 그것을 찾게 될 거예요.

처음에 아기자기한 판다 빵집의 일상이 그려지겠구나 기대했었지요. 결과는 기대 이상이에요. 그림책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크고 작은 재미의 요소가 곳곳에 숨어 있네요. 그중 하나는 판다 부부의 다섯 아이들 모습이에요. 부모님과 함께 빵을 먹다가 혹은 만들다가 새근새근 잠든 모습이 너무 귀엽고 예뻐요. 그 외에 다른 재미의 요소도 많아요. 한 장면씩 들여다보며,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아이의 관찰력도 늘어날 듯해요.

'비밀의 빵'을 보면서 저도 그림책 속 동물들처럼 감탄하기는 했는데요, 슬쩍 다른 생각도 들었어요. 지극히 인간적인 관점의 발상이 아닐까 하고요. 만약 내가 코끼리라면, 토끼라면, 쥐라면... 과연 저 빵을 좋아하며 먹게 될까. 그렇게 생각하면 수요일에 나오는 빵도 마찬가지일 수 있겠지요. (이 대목은 그림책을 봐야 공감 혹은 반대 생각을 해볼 여지가 있겠군요.)

새로 돌아오는 주에는 특별한 빵이 소개됩니다. 이렇게 아이디어 넘치는 빵집이 집 근처에 있다면, 아마 줄 서서 빵을 사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숲속 깊은 곳 어디쯤 고소한 냄새가 풍기는 빵집이 있을 것만 같은, 아이와 손 잡고 구경 가고 싶은 <판다 빵집>이었습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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