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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 빵집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5
우시쿠보 료타 지음, 황진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1년 10월
평점 :
귀여운 표지가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그림책이에요. 판다가 등장하는 것도 좋고 빵집 이야기도 기대됩니다. 부드러운 그림체와 편안한 색감 처리도 이 그림책의 장점이지요.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판다 빵집의 문을 똑똑 두드려봅니다.
요일별 빵이 각각 다르네요. 빵 이름과 모양이 빵집에 들어온 동물들과 닮아서 그림이 더 재미있고요, 언어유희로 표현되어 있어서 글을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어요. 아이와 함께 직접 소리 내어 읽어보면서, 우리말 발음을 정확히 해볼 수도 있겠어요. 요일 순서도 확실히 익힐 수 있겠네요. 이 그림책은 일본 작가의 번역본인데요, 우리말 번역이 꽤 자연스럽고 매끄러워서 순간 우리나라 작가 작품인가 싶을 정도였지요.
요일별 빵 이름과 모양이 궁금하면, 당장 이 그림책으로 확인해보세요. 다만 책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 해소시키기 위해 동물 한 마리씩 힌트를 드려볼게요. 월요일에는 얼룩말, 화요일에는 기린, 수요일에는 고릴라, 금요일에는 하마가 나와요. 목요일은 쉬는 날이고요, 토요일에는 모양보다 맛의 공통점으로 여러 빵들이 구워지고 진열됩니다. 일요일에는 '비밀의 빵'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한 달에 한 번, 무료로 제공되는 빵이 있는데요, 판다의 취향에 맞춘 것이라 입맛에 맞는 동물들만 그것을 찾게 될 거예요.
처음에 아기자기한 판다 빵집의 일상이 그려지겠구나 기대했었지요. 결과는 기대 이상이에요. 그림책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크고 작은 재미의 요소가 곳곳에 숨어 있네요. 그중 하나는 판다 부부의 다섯 아이들 모습이에요. 부모님과 함께 빵을 먹다가 혹은 만들다가 새근새근 잠든 모습이 너무 귀엽고 예뻐요. 그 외에 다른 재미의 요소도 많아요. 한 장면씩 들여다보며,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아이의 관찰력도 늘어날 듯해요.
'비밀의 빵'을 보면서 저도 그림책 속 동물들처럼 감탄하기는 했는데요, 슬쩍 다른 생각도 들었어요. 지극히 인간적인 관점의 발상이 아닐까 하고요. 만약 내가 코끼리라면, 토끼라면, 쥐라면... 과연 저 빵을 좋아하며 먹게 될까. 그렇게 생각하면 수요일에 나오는 빵도 마찬가지일 수 있겠지요. (이 대목은 그림책을 봐야 공감 혹은 반대 생각을 해볼 여지가 있겠군요.)
새로 돌아오는 주에는 특별한 빵이 소개됩니다. 이렇게 아이디어 넘치는 빵집이 집 근처에 있다면, 아마 줄 서서 빵을 사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숲속 깊은 곳 어디쯤 고소한 냄새가 풍기는 빵집이 있을 것만 같은, 아이와 손 잡고 구경 가고 싶은 <판다 빵집>이었습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