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컬러 이미지 마케팅 - 컬러로 어떻게 하면 예뻐질 수 있을까
이소은 지음 / 이코노믹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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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에서 눈에 띈 것은 '컬러'였다. 언젠가 편집 디자인을 배워본 적이 있는데, 그때 컬러 감각이 있으면 좋겠구나 생각했고 색채학을 공부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렇게 학원의 정해진 스케줄만 마친 후 컬러에 대한 관심도 점차 사라졌는데, 이 책을 보면서 잊혀진 호기심이 되살아나는 기분이었다. 이번에는 북디자인이 아닌 나 자신을 디자인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보면서. 저자 이소은에 대한 소개를 보면, 연예인과 기업인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다가 현재는 이미지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최근 들어 '얼굴을 돋보이게 하는 컬러'를 찾는 퍼스널컬러 컨설팅이 인기라고 한다.

 

저자는 좋은 외적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으로, 자신의 얼굴과 잘 어울리는 컬러, 이미지를 찾는 것과, 얼굴을 돋보이게 하는 컬러를 바탕으로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의 스타일을 접목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은 컬러를 적극 활용하고 싶거나 원하는 이미지, 가장 나다운 이미지를 연출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길잡이가 될 터인데, '가장 나다운 이미지'라는 표현에 '그래, 나를 위한 책이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1부 '예뻐지기 위한 기초 레슨'에서는 먼저 이미지 변화를 원한다면 꼭 알아둘 다섯 가지를 말하는데, 그중 5년 주기로 이미지나 스타일을 체크하라는 말부터 적용해본다. 얼굴이 점점 성숙됨에 따라, 또한 현재 자신의 사회적 역할에 따라 옷의 이미지가 어울리지 않을 수 있으니, 저자는 자신의 이미지에 맞지 않는 패션은 과감하게 버리라고 조언한다. 예전에는 정말 잘 어울렸는데, 어느 순간 뭔가 안 어울리는 느낌의 옷, 그런데 정이 들고 추억이 있고 또 버리기에는 아까운 옷, 그런 옷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겠구나 싶다. 다음으로, 열두 가지 색상과 패션 활용법을 보자. 저자는 레드, 오렌지, 옐로우, 그린, 블루, 인디고, 퍼플, 터과이즈, 화이트, 핑크, 골드, 마젠타 색상 가운데 당장 어떤 색을 입고 싶은지 묻는다. 시원해 보이는 '터과이즈'를 골라본다. 그 색에 대한 해석을 펼쳐보면, "창조적, 섬세함, 휴식, 진실한, 개성"의 마음 키워드와 만나고, "터과이즈 옷이나 소품은 휴식 같은 편안함을 줄 수도 있고 독창적이고 섬세한 표현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38쪽)라는 패션 컬러 풀이를 보게 된다.

 

색상, 명도, 채도, 맑고 탁한 색, 색조, 다양한 배색 방법 등 색의 기초지식을 쌓았다면, 2부 '퍼스널컬러 4타입을 배워보자'로 넘어갈 수 있다. 퍼스널컬러의 색은 따뜻한 색, 차가운 색으로 분류되는데, 전자는 옐로우 베이스로 웜톤으로 불리고 후자는 블루 베이스로 쿨톤으로 불린다. 같은 컬러 안에서도 웜과 쿨이 있는데 오렌지는 웜으로만 분류된다. 따뜻한 노랑이 많이 들어간 옷을 입었을 때 노랗게 뜨는 느낌, 햇빛에 그을린 칙칙함이 느껴진다면 웜이 어울리지 않을 때, 생기 있고 젊어 보이는 느낌을 받는다면 잘 어울렸을 때의 현상이다. 세세한 '사계절 분류법'은 계절의 자연 색과 이미지를 빗대어 어우러지는 색의 그룹을 의미한다. 봄, 가을 그룹의 색은 웜콘, 여름, 겨울 그룹의 색은 쿨톤으로 대비된다. 내게 어울리는 색을 전문가에게 직접 확인받고 싶지만, 일단 이 책에 수록된 셀프진단지를 활용해본다.

 

3부 '매력적인 퍼스널컬러 코디네이션'에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타입에 맞는 남녀 코디네이션, 배색 및 계절별 코디, 화장할 때의 컬러 팔레트까지 상세히 나와 있다. 각 계절 타입에 따른 그림과 색감을 참고할 수 있다. 4부 '나에게 어울리는 이미지를 찾아보자'에서는 한 단계 더 들어가본다. 퍼스널컬러뿐 아니라 개인의 취향과 분위기를 고려해 배색, 무늬, 소재 등이 이미지에 맞게 연출되어야 한다. 기존 22가지로 분류된 '테이스트스케일'을 9가지로 압축해 그 이미지 일러스트 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앞서 퍼스널컬러처럼 이 책에는 셀프진단지가 수록되어 있다. 마지막 5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9가지 이미지'에서는 4부에서 찾은 자신의 이미지를 4계절 패션 타입과 어우러지도록 연출해볼 수 있다. 3부에서 5부까지는 개인 맞춤형으로 적용해보는 실천 페이지라 할 수 있다.

 

'가장 나다운 이미지'를 만들고 싶다면, 그런데 뭔가 막연하다고 느끼거나 스스로 하는 노력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자기다움이 가장 예쁘고 멋진 게 아닌가. 그것이 얼굴, 패션, 뷰티 등 외적인 부분으로 표출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제목에 들어 있는 '마케팅'은 '글을 마치며' 대목에 언급된다. 이 책의 의도뿐 아니라 퍼스널컬러 이미지의 필요성을 강조한 부분이라 인용해본다.

 

"이미지는 단순히 디자인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소통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한 사람의 가치를 보여주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설득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입니다."(235쪽)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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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줘요, 쓰퍼맨! - 지금 당장 쓰레기를 줄이지 않는다면
최진우 지음, 임미란 그림 / 빈빈책방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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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쓰레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이들을 위한 환경 동화 <도와줘요, 쓰퍼맨!>은 그런 질문이 전제된 듯하다. 쓰레기 문제의 심각한 상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지구 환경을 위해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면 되지 않을까.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을 잘하자. 아마 우리 대부분은 이런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아이와 함께 읽을 환경 동화를 찾아보면서도, 새로운 정보 차원보다는 기존의 환경 문제를 동화 속에서 어떻게 엮어가는지 궁금했다. 특히 이 책의 경우 제목과 표지가 재미있어 보여서 '이번 이야기는 얼마나 흥미로울까' 하는 기대감을 가졌다. 이 동화는 그런 기대감도 충족시켜 주지만, 무엇보다 기존에 알던 '쓰레기' 정보를 더 확장시켜 준다.

아빠는 유정과 유식 쌍둥이를 위해 케이크, 치킨, 피자를 사온다. 생일잔치를 마치고 나온 쓰레기들. 모두 종이니까 재활용 쓰레기라고 말하는 유식에게, 20분 누나인 유정은 오염된 종이를 재활용할 수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알려준다. 또한 엄마를 도와 유식이가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을 하는 대목에서는, 코팅된 광고 전단지를 일반 쓰레기로 분류하고 패트병과 플라스틱 병에 붙은 스티커를 떼는 작업부터 분리배출이 엉망인 채 버려진 쓰레기장의 실태까지 상세히 서술되어 있다.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는 긴급 속보가 뜬다. 쓰레기를 수입하던 모든 나라에서 쓰레기 수입을 중단했다는 소식이다. 태평양에 있는 쓰레기 섬이 우리나라보다 16배나 더 넓다니!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진다는 심각한 사실도, 동화를 읽으면서 알게 된다. 아파트 쓰레기장이 포화 상태가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동화 속에서는 그림과 함께 그런 상황을 실감 나게 보여준다. 글작가가 묘사한 것처럼, 학교에서 온종일 쓰레기와 관련된 학습을 하는 '쓰레기의 날'을 정해보는 것도 필요하겠구나 싶다.

우리나라 전문가들이 고심해서 계획하고 건설했던 555미터의 쓰레기 산, '하늘산'조차 실패로 돌아간 후, 세계의 모든 방송이 중단된 상태에서 화면에는 '쓰퍼맨'이 나타난다. 쓰레기를 퍼 나르는 사람, 우주의 청소부다. 슈퍼맨 복장을 하고 있는데, 가슴 한가운데 글자가 SS다. 그가 가져간 지구의 쓰레기 덩어리는 어디로 가게 될까.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던 이야기 속 결말은 어떻게 될까.

이 책은 이야기를 마친 후 쓰레기 섬이나 플라스틱을 먹는 곤충 등 다양한 참고자료를 '부록'으로 첨가했다. 동화를 읽으면서, 한번 상상해봤다. 명절 기간에 며칠간 잠시 중단되곤 하는 아파트 쓰레기장을 무기한 사용할 수 없다면? 단지, 한 아파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곳곳에 쓰레기더미가 쌓여간다면? 나아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이 지구 전체가 쓰레기 섬이 되어버린다면? 우리 시대에는 지역 곳곳에 '쓰퍼맨'의 도움이 절실하다. 아이들과 쓰레기 문제를 공유하고 함께 실천을 모색해보기에 좋은 책이다. 위험경보가 삐삐 울리는 느낌의 환경 동화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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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가 본 현대인의 질병과 치료법 - 양기호 박사가 KBS라디오방송에서 이야기한 우리 몸에 도사리고 있는 질병에 대한 적절한 치료법
양기호 지음 / 아마존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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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한의원을 자주 오가며 침뜸을 맞고 한약도 줄기차게 먹은 적이 있다. 당시 나에게 어떤 효과가 있었던가. 특정 질병을 가졌던 게 아니고, 약한 체력 보충용이었기에 그 효과라면 넘치는 식욕, 늘어난 체중 정도였어야 할까. 눈에 띄게 달라진 그런 결과물은 없었지만, 내 몸에 대해 전반적인 균형이 필요하구나 절감한 시간이었다. 한의사 선생님이 맥을 짚으면서 자주 마음의 안정을 언급했었다. 규칙적인 취침과 식사, 운동, 스트레스 상황 모두 나에게 적신호였던 때, 내게는 어느 시기보다 몸과 마음의 조화가 필요했다. 특히 마음의 안정. <한의사가 본 현대인의 질병과 치료법>은 우리 몸과 마음의 건강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나와 가족의 건강을 위해 꼭 읽어두면 좋겠구나 싶어 펼쳐본 이 책의 머리말에서, 떠난 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마주하게 되었다. 저자 양기호 님의 아내가 쓴 글로, 저자는 2015년 췌장암을 선고받은 후 2018년 생을 마감했다. 이 책은 그동안 저자가 라디오 건강상담 프로그램에서 이야기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저자가 독자들을 위해 남겨준 귀한 건강 정보를, 한 페이지라도 허투루 읽으면 안 되겠구나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이 책은 크게 현대성 질환, 계절성 질환, 여성질환, 노인질환, 그리고 건강 상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질문과 답변 식으로 되어 있어 쉬운 이해를 돕고, 저자가 제안하는 팁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현대성 질환 가운데 만성피로증후군, 잦은 두통이나 어지럼증, 소화불량과 위염, 이명 등 개인적 적용거리가 많았고, 계절성 질환에서는 비염, 기관지염을 가진 가족들을 위해 읽어야 할 내용이 있었으며, 건강 상식에서는 보약이나 민간요법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여러 궁금증 해소에 도움을 주었다. 책 내용 중에 몇 가지를 소개해본다.

만성피로증후군의 경우 자가진단표로 스스로 확인해볼 수 있다. 특정 질환에서 유발한 만성피로인지 아닌지 살펴보고, 만성피로증후군이라면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등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피로에 도움이 되는 식습관과 식재료도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인삼, 오미자, 오가피, 사과, 레몬 등이 좋다.

소화불량의 경우 여덟 가지 원인을 제시하고 무엇보다 그런 체질이 있다고 말하는데, 나의 경우가 그렇다. 비위가 약하고 냉한 체질이 소화력이 약한데, 비위가 약하다는 것은 기가 허약하고 스트레스에 약한 것을 뜻한다. 민간요법 중 손을 따 피를 내는 방법이 있는데, 저자는 이러한 사혈요법은 소화불량의 제대로 된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에 응급시만 행하라고 말한다. 또한 '마시는 소화제'에 의존하게 되면 소화제 없이는 소화가 되지 않는 '습관성 소화불량'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소화불량에서 벗어나기 위한 식습관을 제시하는데, 그중 식후 20분 정도의 산책 습관, 진피(귤껍질)와 위정차(마, 백출, 대추) 우린 차를 상기해본다.

어지럼증의 경우, 그 원인을 상세하게 분류하고 있다. 크게 생리적 어지럼증과 병적 어지럼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생리적 어지럼증은 피곤함이나 멀미, 생리, 영양실조, 과로, 스트레스 누적, 술, 담배, 과도한 염분 축적 등으로 일시적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몸이 보내는 위험신호인데, 이를 간과하거나 방치하면 병적 어지럼증, 곧 귀의 이상이나 뇌졸중,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저자는 일상 속에서 어지럼증을 예방하고 호전시키는 음식, 차, 운동법을 소개하고 있다. 음식으로는 해조류, 전복, 검은콩, 수박, 계란과 치즈, 닭가슴살 등의 단백질이 있고, 한방차로는 구기자차, 천마차, 감국차(국화차), 오미자차, 천궁당귀차가 있으며, 운동법으로는 눈을 위아래, 양옆으로 천천히 번갈아 보기, 앉은 자세에서 어깨 으쓱하기, 눈을 뜬 채로 앉았다 일어났다 하기, 그 외 유산소 운동 등이 있다.

한의학적 치료법이 유의미한 것은, 각 질병마다 거기에 해당하는 좋은 음식과 한방차, 운동 등을 제시해주는 게 아닐까 싶다. 때로 직접 한의원에 가서 침이나 뜸 치료를 받고 한약을 먹어야 할 때도 있겠지만, 이런 책을 통해 평소의 생활습관을 개선하도록 일깨워주는 점이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질환과 해결 방법뿐 아니라 건강 상식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보약을 먹을 때 돼지고기, 닭고기는 아예 먹으면 안 될까? 우황청심환은 만병통치약일까? 몸보신을 위해 흑염소가 제일 좋을까? 홍삼은 면역력을 높이는 데 최고일까? 이런 여러 궁금증들에 대해, 이 책에서 명확한 답을 확인할 수 있다. 나와 가족을 위한 건강 필수 상비서로, 이 책의 내용을 수시로 활용해보면 좋겠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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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유영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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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일본'을 알기 위해 저자는 근현대 일본을 파헤친다. 현재 일본은 선진국이 아니며, '압축 근대화의 후유증'은 일본 시스템을 답습해온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저자는 SBS 기자로 일본의 한 대학에서 방문연구원으로, 도쿄 특파원으로 활동했고, 전공인 심리학을 기반 삼아 일본인의 심리를 분석한 책을 펴낸 바 있다. 이 책에서는 일본의 법과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등이 폭넓게 다루어진다.

일본에는 수사기관을 검증하는 공적 독립기관이나 인권 보호를 위한 전문 기관이 없다. 1920년대 특정한 검찰 인맥인 '검벌'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 이래, 현재 일본의 검찰권은 검사를 위한 권력일 뿐이다. 헌법재판소가 없는 일본은 개인 인권보다 국가 이익을 중시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관치주의가 강하다. 일본의 엄격한 가부장적 사회, 낮은 젠더 감수성은 '미투'로 피해 사실을 폭로한 당사자가 오히려 협박과 비난에 시달리는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 일본의 여성정책의 문제점을 들여다보며, 우리의 그것도 겹쳐볼 수밖에 없다.

일본인의 특성을 여러 맥락에서 접근해볼 수 있는데, 저자는 일본 사회가 추구하는 일본인이란 집단에 무난하게 녹아드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고립된 개인을 허용하되 집단질서를 깨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개인은 배척된다. 교육기본법에도 국가주의 색채가 강하고, 자발적인 사회운동이 국가 주도의 흐름으로 흡수되는 식이다. 저자는 일본이 '종전 기념일'에 피해자 일본만 되씹고 젊은 세대는 '사죄 피로감'으로 가득하다고 지적한다. 우리 현대사와 얽힌 문제를 풀어가려면, 일본에 대해 제대로 알아갈 필요가 있겠다.

일본 영화 <어느 가족>이 2019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당시, 아베 전 총리는 냉담했고 우익은 비난 일색이었다. 그 이유는 사회안전망이 무너진 일본을 그려서다. 코로나19 대응에서도 보여주었듯, 현재 일본의 공공의료체계는 취약, 붕괴 수준이다. 일본 경제도 세계경쟁력에서 점차 밀려나는 추세다. 이 책에서는 지난 30년에 걸친 일본 경제 현황을 구체적으로 서술한다. 저자는 새로운 시도보다 안전한 흥행이 확보된 일본 영화계의 선택, '일드'의 쇠퇴, 일본 서점가의 혐한, 혐중 서적 코너 등을 소개한다. 특히 이 책을 통해 그 정서의 뿌리인 일본의 인종주의와 차별의 역사를 살필 수 있었다.

일본을 제대로 알고 우리 안의 잔재, 털어낼 부분을 발견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책이다. 일본 근현대 모습을 조망하며, 동시에 우리 사회를 성찰하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우리는 일본이 번역한 서구를 다시 번역했다는 저자의 표현이 인상적이다. 좋든 싫든 '우리 안의 일본'을 탐색하는 일은 필수 과제일 터이고, 이 책이 하나의 가이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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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아버지는 지구를 구했대
아마이아 시아 아바스칼 지음, 알레한드로 비옌 그림, 유 아가다 옮김 / 알라딘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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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말라가 아동문학상 수상작품이다. 동화는 M에게서 온 편지로 시작한다. 누군가 바다를 훔쳐갔는데 자기 할아버지가 바다를 낚시해와서 국가 영웅이 됐고 모두 행복해한다는 내용이다. 편지를 받아 읽은 토마스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에 궁금증만 늘어간다. M은 학교에서 여름방학 동안 손편지를 주고받으라고 정해준 카자흐스탄 친구다.

여름방학 동안 토마스는 인터넷이 잘 안 되는 외딴 마을, 할아버지와 할머니 댁에서 지내게 됐다. 그곳에서 토마스는 M에게, 슈퍼영웅인 자기 할아버지가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를 구했다는 식으로 황당한 답장을 보낸다. 그전에 받은 편지 내용이 장난이고 거짓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후 토마스는 M의 두 번째 편지를 받는데, 이번에는 자기 할아버지가 젊을 때 바다가 매년 1미터씩 도망쳤고 그 이유는 면화와 멜론 때문이란다. 세 번째 편지에서 M은 자기 할아버지가 다리와 운하를 만드는 토목 기술 전문가라고 말한다. 그런게 지금 감옥에 계신다고? 그래서 모두 행복하다고? 역시 알 수 없는 내용 투성이다.

동화 속에서 수수께끼 같은 M의 편지 내용은 토마스 할아버지에 의해 풀이되고, 토마스는 그제서야 카자흐스탄의 환경 문제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게 된다. 그리고 처음으로 진심을 담아 M에게, 실제 이름인 무크하메트칼리에게 편지를 보내고 그 아이를 스페인 할아버지, 할머니 댁으로 초대한다. 편지 말미에 '슈퍼영웅'이라는 말을 "환상적이고 흥미진진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정의하는 센스도 보여준다.

동화 속에서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토마스에게 들려주는 숲, 환경보호 이야기는 어른들도 귀기울일 만하다. 글작가가 암시한 대로, 환경 살리기에 앞장서는 사람이 오늘날의 슈퍼영웅일 터이다. M의 편지 내용을 토대로 카자흐스탄의 환경 문제를 암호 해독하듯이 풀어가는 전개 방식도 흥미로웠다. 아이들과 재미있게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스페인 환경 동화다. 그림작가의 그림 가운데 슈퍼맨 복장의 할아버지는 유쾌했고, 세 개라는 뜻의 스페인어 '트레스'로 불리는 강아지는 귀여웠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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