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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아버지는 지구를 구했대
아마이아 시아 아바스칼 지음, 알레한드로 비옌 그림, 유 아가다 옮김 / 알라딘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스페인 말라가 아동문학상 수상작품이다. 동화는 M에게서 온 편지로 시작한다. 누군가 바다를 훔쳐갔는데 자기 할아버지가 바다를 낚시해와서 국가 영웅이 됐고 모두 행복해한다는 내용이다. 편지를 받아 읽은 토마스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에 궁금증만 늘어간다. M은 학교에서 여름방학 동안 손편지를 주고받으라고 정해준 카자흐스탄 친구다.
여름방학 동안 토마스는 인터넷이 잘 안 되는 외딴 마을, 할아버지와 할머니 댁에서 지내게 됐다. 그곳에서 토마스는 M에게, 슈퍼영웅인 자기 할아버지가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를 구했다는 식으로 황당한 답장을 보낸다. 그전에 받은 편지 내용이 장난이고 거짓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후 토마스는 M의 두 번째 편지를 받는데, 이번에는 자기 할아버지가 젊을 때 바다가 매년 1미터씩 도망쳤고 그 이유는 면화와 멜론 때문이란다. 세 번째 편지에서 M은 자기 할아버지가 다리와 운하를 만드는 토목 기술 전문가라고 말한다. 그런게 지금 감옥에 계신다고? 그래서 모두 행복하다고? 역시 알 수 없는 내용 투성이다.
동화 속에서 수수께끼 같은 M의 편지 내용은 토마스 할아버지에 의해 풀이되고, 토마스는 그제서야 카자흐스탄의 환경 문제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게 된다. 그리고 처음으로 진심을 담아 M에게, 실제 이름인 무크하메트칼리에게 편지를 보내고 그 아이를 스페인 할아버지, 할머니 댁으로 초대한다. 편지 말미에 '슈퍼영웅'이라는 말을 "환상적이고 흥미진진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정의하는 센스도 보여준다.
동화 속에서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토마스에게 들려주는 숲, 환경보호 이야기는 어른들도 귀기울일 만하다. 글작가가 암시한 대로, 환경 살리기에 앞장서는 사람이 오늘날의 슈퍼영웅일 터이다. M의 편지 내용을 토대로 카자흐스탄의 환경 문제를 암호 해독하듯이 풀어가는 전개 방식도 흥미로웠다. 아이들과 재미있게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스페인 환경 동화다. 그림작가의 그림 가운데 슈퍼맨 복장의 할아버지는 유쾌했고, 세 개라는 뜻의 스페인어 '트레스'로 불리는 강아지는 귀여웠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