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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줘요, 쓰퍼맨! - 지금 당장 쓰레기를 줄이지 않는다면
최진우 지음, 임미란 그림 / 빈빈책방 / 2021년 7월
평점 :
우리는 '쓰레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이들을 위한 환경 동화 <도와줘요, 쓰퍼맨!>은 그런 질문이 전제된 듯하다. 쓰레기 문제의 심각한 상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지구 환경을 위해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면 되지 않을까.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을 잘하자. 아마 우리 대부분은 이런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아이와 함께 읽을 환경 동화를 찾아보면서도, 새로운 정보 차원보다는 기존의 환경 문제를 동화 속에서 어떻게 엮어가는지 궁금했다. 특히 이 책의 경우 제목과 표지가 재미있어 보여서 '이번 이야기는 얼마나 흥미로울까' 하는 기대감을 가졌다. 이 동화는 그런 기대감도 충족시켜 주지만, 무엇보다 기존에 알던 '쓰레기' 정보를 더 확장시켜 준다.
아빠는 유정과 유식 쌍둥이를 위해 케이크, 치킨, 피자를 사온다. 생일잔치를 마치고 나온 쓰레기들. 모두 종이니까 재활용 쓰레기라고 말하는 유식에게, 20분 누나인 유정은 오염된 종이를 재활용할 수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알려준다. 또한 엄마를 도와 유식이가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을 하는 대목에서는, 코팅된 광고 전단지를 일반 쓰레기로 분류하고 패트병과 플라스틱 병에 붙은 스티커를 떼는 작업부터 분리배출이 엉망인 채 버려진 쓰레기장의 실태까지 상세히 서술되어 있다.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는 긴급 속보가 뜬다. 쓰레기를 수입하던 모든 나라에서 쓰레기 수입을 중단했다는 소식이다. 태평양에 있는 쓰레기 섬이 우리나라보다 16배나 더 넓다니!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진다는 심각한 사실도, 동화를 읽으면서 알게 된다. 아파트 쓰레기장이 포화 상태가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동화 속에서는 그림과 함께 그런 상황을 실감 나게 보여준다. 글작가가 묘사한 것처럼, 학교에서 온종일 쓰레기와 관련된 학습을 하는 '쓰레기의 날'을 정해보는 것도 필요하겠구나 싶다.
우리나라 전문가들이 고심해서 계획하고 건설했던 555미터의 쓰레기 산, '하늘산'조차 실패로 돌아간 후, 세계의 모든 방송이 중단된 상태에서 화면에는 '쓰퍼맨'이 나타난다. 쓰레기를 퍼 나르는 사람, 우주의 청소부다. 슈퍼맨 복장을 하고 있는데, 가슴 한가운데 글자가 SS다. 그가 가져간 지구의 쓰레기 덩어리는 어디로 가게 될까.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던 이야기 속 결말은 어떻게 될까.
이 책은 이야기를 마친 후 쓰레기 섬이나 플라스틱을 먹는 곤충 등 다양한 참고자료를 '부록'으로 첨가했다. 동화를 읽으면서, 한번 상상해봤다. 명절 기간에 며칠간 잠시 중단되곤 하는 아파트 쓰레기장을 무기한 사용할 수 없다면? 단지, 한 아파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곳곳에 쓰레기더미가 쌓여간다면? 나아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이 지구 전체가 쓰레기 섬이 되어버린다면? 우리 시대에는 지역 곳곳에 '쓰퍼맨'의 도움이 절실하다. 아이들과 쓰레기 문제를 공유하고 함께 실천을 모색해보기에 좋은 책이다. 위험경보가 삐삐 울리는 느낌의 환경 동화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