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더지야 어디로 갈까? : 오늘은 신나는 길 돌더지야 어디로 갈까?
유프라테스 지음, 사토 마사히코 그림, 신은주 옮김 / 오늘책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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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두더지가 아니고 돌더지? 어떤 동물일까 궁금했어요. 알고 보니 돌고래 반, 두더지 반, 반반 연결해서 생겨난 동물이래요. 아이와 이 책을 보고 싶었던 이유는, 특이한 돌더지 캐릭터 때문만은 아니고요, 바로 길을 찾아나서는 이야기이기 때문이었어요. 이 책은 '손가락으로 따라가며 읽는 창의 그림책!'을 표방하고 있어요.

표지에도 나와 있듯이, 돌더지가 갈래길에서 한 길을 선택하는 거예요. 책 본문에는 중간중간 그런 갈래길이 자주 보이고요, 선택한 길로 펼쳐지는 이야기가 있고 다른 한편 선택하지 않은 길로 펼쳐지는 이야기도 있어요. 정말 신기한 책이에요.

크게 세 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먼저 돌더지가 친구 문어까마 집에 놀러가는 내용부터 살펴볼게요. 문어까마는 문어와 까마귀를 반반 연결한 동물이에요. 첫 갈림길을 선택하면 돌더지가 친구에게 무엇을 줄지 해당 선물이 달라져요. 다음 갈림길에는 서로 다른 위기를 겪게 되고요, 마지막 갈림길에서는 한쪽은 좀 편하게, 다른 한쪽은 좀 불편하게 길을 가게 됩니다. 그러다가 무사히 친구 집에 도착하지요.

두 번째 이야기는 돌더지가 점심 먹으러 식당을 찾는 내용이에요. 식당 주인부터 다양한 동물들과 만나게 되는데요, 모두 반반 동물이랍니다. 그 정체에 대해서는, 책 말미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이를 참고할 수 있어요. 아무튼 배고픈 돌더지는 밥 위에 반찬을 하나씩 올리는데요, 무엇을 올릴지 갈림길에 따라 그 선택이 달라져요. 돌더지의 선택에 따라 여덟 가지 요리가 나오지요. 결론은 배부르게 잘 먹었다는 것이고요.

세 번째 이야기는 돌더지가 길을 잃은 내용이에요. 이 부분의 길 찾기가 굉장히 흥미로운데요, 앞서 나온 둘 중 하나의 갈림길 차원을 뛰어넘어요. 고불고불 길, 사다리, 계단, 터널, 오르막과 내리막, 그렇게 다양한 길이 나오고 화살표 방향을 따라 다음 페이지로 넘겼다가 다시 앞으로 돌아갔다가... 돌더지처럼 정말 길을 잃은 것 같은 기분에 빠져요. 과연 돌더지는 무사히 집에 돌아갈 수 있었을까요?

미로찾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손가락으로 따라가며 돌더지의 다음 행보를 결정하는 내용에 더욱 재미있어 했어요. 돌더지 외에 다른 반반동물을 이렇게 많이 만들어낼 수 있구나, 저는 그것도 재미있었지요. 길 찾기라는 흥미로운 설정 속에 매 순간 잘 선택하자는 무언의 메시지도 담고 있는 그림책이 아닐까 싶었어요.

삶은 수많은 선택의 연속인데요, 그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갈림길을 만나게 되지요. 어떤 선택이 더 나았을까 반추하기도 하고, 다음에는 어떤 길을 골라야 할지 망설이게도 되고요. 후회나 아쉬움이 없는 길이란 존재하지 않겠지만 적어도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확신이 있다면, 성공적인 길 찾기겠지요.

이 시리즈의 다음 편이 기대되는데요, '호기심 길'이 예고되어 있습니다. 그 길도 곧 만날 거예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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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한 조각 올리 그림책 16
정진호 지음, 브러쉬씨어터 원작 / 올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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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에서 이 그림책의 원작 뮤지컬이 있다고 해서 찾아봤는데요, <리틀 뮤지션>이었어요. 무대 위에 노란 삼각형이 등장하고 그것을 누군가 타고 있어요. 해가 호수에 빠졌다는 그 뮤지컬의 배경이 작가의 상상력을 북돋운 셈이지요. 이 그림책의 작가는 <위를 봐요!>, <벽>으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두 차례 수상했던 정진호 님입니다.


저는 이 책의 표지를 보자마자 에르베 튈레 그림책이 생각났어요. 색깔과 모양, 짧은 문구만으로 재미와 의미를 안겨주는 책이었거든요. 아이가 돌 무렵 때부터 보여주었던 그림책이기도 해요. <해 한 조각>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두근두근 아이와 함께 기대감을 가졌어요.


해가 꽁꽁 언 호수를 지나가다 그곳에 쿵 떨어져서 그만 산산조각 나버렸어요. 여러 삼각형 조각들이 흩어져요. 노란 삼각형을 따라가보면서, 작가의 상상 세계와 만나게 됩니다. 해 한 조각은 산으로, 구름 위로, 달로, 동굴 속으로 가기도 하고요, 곰과 만나거나 어딘가에 콕 박히거나 다양한 도형들 사이에 끼기도 해요. 그러다가 마지막 한 조각은 어디로 갔을까요?


해 한 조각이 머무는 곳마다 큰 변화가 있어요. 책 속에서 다양한 모습을 확인해볼 수 있는데요, 모든 변화의 공통점이라면 검정색이 노란색으로 변한다는 거예요. 그림책 속에는 크게 노란색, 검정색, 빨간색, 세 가지 색이 나오지요. 바탕인 하얀색까지 포함한다면 네 가지 색이겠네요. 이 색깔들이 삼각형을 비롯해 어떤 모양들과 어우러지는지, 재미있게 관찰해볼 수 있어요. 아주 어린 영아들도 놀이책으로 만나보면 좋을 듯해요.


저에게는, 해 한 조각이 검정 세상을 변화시키는 모습이 꽤 인상적으로 다가왔어요. 작은 빛줄기가 어둠을 밝히듯이, 해 한 조각은 어디를 가든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았지요. 환하게 비추고 따뜻하게 해주는 해의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했으니까요.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올 해 한 조각을 만나보세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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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예방과 치유, 물이 최고의 약 - 치매 걱정 없이 사는 슬기로운 치매 처방전
김영진 지음 / 성안당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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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건강 정보는 차고 넘쳐난다. 관건은 올바른 판단과 선별일 것이다. 건강 관련 책을 찾아 읽을 때마다, 기존 책들과 다른 관점이나 내용이 무엇인지, 그런 논리 혹은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편이다. 그동안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거나 주류 이론이 아닌 새로운 입장을 풀어낸 글이라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이 책도 그런 경우다. 치매와 물의 관계라니!

저자는 홀리스틱 영양 지도사로 소개되어 있다. '홀리스틱 영양학'이 생소해서 이를 검색해보니, 육체와 마음(정신)을 분리하는 분자 영양학과 대별해 육체와 마음(정신)을 분리할 수 없는 하나로 보는 '전체적인' 관점의 영양학, 건강 개념이었다.

이 책은 크게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치매의 현주소로, 우리나라 치매환자의 현황부터 치매의 초기 증상 및 단계별 증상, 치매환자의 뇌 상태(그림자료 동반), 치매 치료제의 부작용 등을 다룬다. 2부는 치매를 발생시키는 식품과 식습관을 담고 있는데, 청량음료, 술과 담배, 액상과당, 일부 식용유, 밀, 고기 등 그동안 여러 건강서적에서 반복적으로 경계했던 식품군이 나와 있다. 다만 커피, 우유에 대한 내용은 더 유심히 읽어봤다. 책마다 이로움과 해로움이 상반된 식품들이라서.

앞선 내용들 모두 논의 전개 과정에서 국내외 건강 관련 연구와 저술, 최신 정보 등을 인용하고 있다. 우유와 관련한 정보의 예를 들면, 미국에서는 우유 생산량을 증가시킬 목적으로 젖소의 신체를 자극하는 유전자 변형 성장 호르몬을 투여했고 이 호르몬의 심각한 문제점이 대두된 이후 1998년부터 분유 판촉 활동 및 매스컴 광고 금지 법안이 통과된 상태다. 2020년 초 뉴스에 따르면 미국의 대규모 우유 제조사 보덴이 파산했을 정도로 우유 소비량이 급감했다.

3부에서는 본격적으로 물과 소금의 중요성을 다룬다. 물 부족이 신체와 정신에 미치는 영향, 특히 뇌에 끼치는 악영향, 저염 식습관의 위험성을 언급한다. 나이가 들면서 인체의 물의 보유량이 줄어든다고 한다. 문제는 물 부족에 대한 감각이 무디어져서 스스로 갈증을 느끼지 못해 물을 제때 보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4부에서는 물의 효과와 물을 제대로 마시는 법, 주의점 등을 소개한다.

물이 치매에 효과적이라는 관점을 요약하면 이렇다. 물을 마셨을 때 물이 가장 먼저 공급되는 곳은 뇌인데, 뇌는 다른 조직보다 더 많은 에너지와 물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에 물 보관 장소인 물주머니, 곧 뇌척수액이 있는 것이다. 이것이 부족해지면 쉽게 피로를 느낀다. 알츠하이머는 뇌가 쪼글쪼글해지는 현상이므로 물 공급이 절대적이다. 20세기 영양학에서 탄수화물이 뇌의 유일한 에너지원이었다면, 21세기 홀리스틱 영양학에서는 물이 특히 뇌와 신경 세포에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대두되었다. 저자에 따르면, 갑자기 많은 양의 물을 마실 때 반드시 천연소금을 함께 넣어주어야 한다.

5부에서는 그 외에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운동, 낭독,저자 나름대로 정리한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34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물이 치매 예방과 치유에 도움이 된다고? 이런 의문이 생긴다면, 이 책이 근거 삼는 연구결과 및 자료들을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내게는, 무엇보다 평소에 안일했던 식습관을 돌아보고 그동안 소홀했던 물과 소금의 중요성을 일깨워보는 의미가 있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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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의 변신 푸른 동시놀이터 12
박금숙 지음, 안예리 그림 / 푸른책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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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이에게 동시를 읽어줍니다. 동요를 들려주듯이 아기 때 동시를 읽어주곤 했었거든요. 어느 순간부터 그림책 위주로 아이 책을 고르고 있지만, 운문의 리듬감과 조탁된 언어가 매력적인 시를 앞으로는 자주 읽어줘야지 싶네요. 오밀조밀한 그림체와 제목이 눈에 띈 동시집 <강아지의 변신>을 소개합니다.

이 동시집은 총 43편의 동시를 담고 있어요. 등단 9년 만에, 환갑을 맞는 해에 첫 동시집을 낸 박금숙 시인의 작품이에요. '시인의 말'에서, 세상에 태어나기 전 하늘나라 꼬마들의 골목대장이었다는 자기 소개가 재미있게 다가왔어요.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당부가 고스란히 담긴 글도 마음에 와닿았고요. 시인이 점잖은 척 쓰고 있던 어른 가면을 벗고 아이의 마음으로 써내려간 시들은, 그림작가의 아기자기한 그림들과 잘 어우러져 있어요.

오이도의 빨간 등대가 그려진 '지하철 4호선'에서는 큼큼 바다 냄새가 나고요, 옥토넛을 연상케 하는 바다 경비대가 등장하는 '별똥별을 찾아라'에서는 불가사리라고 우기면서 성게와 말미잘과 노는 별똥별을 보게 됩니다. 햇볕 오븐에 구워 봉긋해진 '봄꽃', '옥수수 껍질을 벗기며' 온몸 전체가 이빨이라 쑥스러운 옥수수 할아버지를 만나기도 해요.

이처럼 재미있는 발상을 다룬 동시뿐 아니라 여러 생각거리와 감정을 안겨주는 동시도 있어요. 놀이터에서 놀자고 만난 친구와 각자 스마트폰으로 게임만 하다 헤어진 상황, 길바닥에 뱉은 검은 양심을 상징하는 껌딱지, 저 멀리 날아가겠다고 도망친 검정 비닐봉지, 단원고 교실 책상 위에 놓인 한 송이 국화로만 웃는 언니에 대한 그리움 등을 담고 있지요.

강아지 크림이, 형, 엄마, 아빠,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일상을 엿보는 동시도 있고요, 계절마다 바뀌는 자연의 변화, 특히 '벚꽃의 웃음소리'를 의성어로만 표현한 동시도 있습니다. 제목과 동일한 '강아지의 변신'은 좋아하는 말은 잘 알아들으면서 싫어하는 말에는 도망가는 강아지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했어요.

이 동시집을 통해 주변 사물에 대한 참신한 상상, 가족들의 일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 자연과 환경, 잃어버린 가치, 함께 애도할 일 등에 대한 마음 확장을 해볼 수 있습니다. '시어'라는 구슬들이 모이고 엮여 예쁜 목걸이가 된 동시집 <강아지의 변신>을 온 가족이 함께 낭독해봐도 좋겠네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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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포옹 맑은아이 9
라나킴 지음 / 맑은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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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늘 공룡 됐어>를 아이와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그 책을 그린 라나킴의 신작이 나왔다고 해서 눈여겨봤어요. 표지에서 두 사람의 환한 미소가 기분 좋아요. 뭔가 장난끼 가득한 아이의 얼굴도 귀엽고요.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일까요?

호두나무 마을의 사람들 모습이 이상해요.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마다 구멍이 나 있는 거예요. 조금씩 찢어져 있어요. 로자 아줌마 옷은 난감해요. 엉덩이 부분에 구멍이 났거든요. 강아지 닥스의 배 부분도 털이 밀려 있고요. 화가 난 사람들은 범인을 찾아 다녔어요. 그러다가 한쪽 구석에 숨어서 웃음을 참고 있는 아이를 발견했지요. 외딴곳에 사는 루루였어요. 사람들은 그 집으로 몰려갔다가 깜짝 놀랐지요. 그곳에 사람들이 잃어버린 옷의 일부가 전부 있었는데요...

루루가 왜 마을 사람들의 옷마다 구멍을 만든 것인지, 그것들로 무엇을 하려고 했던 것인지 상상하면서, 이 그림책을 읽어갈 수 있을 거예요.

루루도 잘못했다고 말했듯이, 다른 사람들의 옷을 함부로 망가뜨린 것은 분명히 옳지 않은 행동이지요. 마을 어른들은 루루의 마음을 헤아려주면서 망가진 옷을 새롭게 바꿉니다. 루루에게 선물도 건네주면서요. 아이들이 심한 장난을 치거나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어른들이 그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이야기하는 책 같았어요. 제목처럼 크게 안아주는 게 필요하다고 넌지시 말해주는 듯해요. 모양이 비슷한 단어 '포용'과 연관도 되면서요.

한마디로 작은 구멍을 커다란 포옹으로 메우는 이야기랄까요?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우리 안의 허전함이나 지나온 삶 가운데 망쳐버린 것 같은 시간 혹은 시절도 더 예쁘게 감싸주면 어떨까 하고요. 버려야 할 옷이 아니라 개성 있고 멋진 모습으로 탈바꿈된 호두나무 마을 사람들의 옷처럼요. 비난의 웃음이 감탄의 웃음으로 바뀐 것처럼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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