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포옹 맑은아이 9
라나킴 지음 / 맑은물 / 2022년 5월
평점 :
품절


<나 오늘 공룡 됐어>를 아이와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그 책을 그린 라나킴의 신작이 나왔다고 해서 눈여겨봤어요. 표지에서 두 사람의 환한 미소가 기분 좋아요. 뭔가 장난끼 가득한 아이의 얼굴도 귀엽고요.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일까요?

호두나무 마을의 사람들 모습이 이상해요.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마다 구멍이 나 있는 거예요. 조금씩 찢어져 있어요. 로자 아줌마 옷은 난감해요. 엉덩이 부분에 구멍이 났거든요. 강아지 닥스의 배 부분도 털이 밀려 있고요. 화가 난 사람들은 범인을 찾아 다녔어요. 그러다가 한쪽 구석에 숨어서 웃음을 참고 있는 아이를 발견했지요. 외딴곳에 사는 루루였어요. 사람들은 그 집으로 몰려갔다가 깜짝 놀랐지요. 그곳에 사람들이 잃어버린 옷의 일부가 전부 있었는데요...

루루가 왜 마을 사람들의 옷마다 구멍을 만든 것인지, 그것들로 무엇을 하려고 했던 것인지 상상하면서, 이 그림책을 읽어갈 수 있을 거예요.

루루도 잘못했다고 말했듯이, 다른 사람들의 옷을 함부로 망가뜨린 것은 분명히 옳지 않은 행동이지요. 마을 어른들은 루루의 마음을 헤아려주면서 망가진 옷을 새롭게 바꿉니다. 루루에게 선물도 건네주면서요. 아이들이 심한 장난을 치거나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어른들이 그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이야기하는 책 같았어요. 제목처럼 크게 안아주는 게 필요하다고 넌지시 말해주는 듯해요. 모양이 비슷한 단어 '포용'과 연관도 되면서요.

한마디로 작은 구멍을 커다란 포옹으로 메우는 이야기랄까요?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우리 안의 허전함이나 지나온 삶 가운데 망쳐버린 것 같은 시간 혹은 시절도 더 예쁘게 감싸주면 어떨까 하고요. 버려야 할 옷이 아니라 개성 있고 멋진 모습으로 탈바꿈된 호두나무 마을 사람들의 옷처럼요. 비난의 웃음이 감탄의 웃음으로 바뀐 것처럼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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