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빛이 나는 아이들
교육공동체 잇다 지음 / 한울림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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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느낌도, 산뜻한 표지도 기분 좋은 초등 안내서가 나왔어요. 뽀야의 초등 입학은 내년이지만 미리 준비하는 마음으로 펼쳐봅니다. 초등교사 여덟 명이 함께 기록한 책이기에, 더 풍성하고 깊이 있는 내용을 기대하면서요.

1부에서는 교실 속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친구관계, 슬기로운 학교생활, 초등 공부에 대한 지혜를 나눕니다. 2부에서는 초등학생 때 반드시 길러야 할 것들로 자존감, 자율성, 창의성, 독서습관을 제시하면서 하나씩 상세히 살펴줍니다.

아이가 일곱 살이 되면 많은 부모가 '초등학교 입학 준비' 태세에 돌입한다. 이제 아이는 단순한 일곱 살이 아니라 '예비 초등학생'이 되는 셈이다.(15쪽)

이 문장에 공감하며 다음 이어질 내용을 얼른 읽어가게 되었지요. 이런저런 준비를 시키는 것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친구와 잘 지내는 법'이라고 하는데요, 이 책에서는 또래 친구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이 시기를 초등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으로 나누어 각 특성을 비롯해 교사와 부모의 역할을 알려줍니다. 그중 교사도 고학년 아이들 사이의 갈등에 쉽게 개입하기 어렵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맥락을 이해하면서도 그런 아쉬움 혹은 한계를 부모로서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미리 궁금해지기도 했어요.

아이가 착해서 친구들에게 이용당하지 않을까 하고 노심초사하시는 부모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아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32쪽)

일단 착함을 두 경우로 나누어 정의한 부분도 인상적이었어요. 자존감 부족해 타인에게 휘둘리는 것과 구분된 선함이라면,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지요. 실제 예들도 제시되어 있고요. "할 말은 하는 아이의 힘" 편에서는 친절하면서도 단호한 말의 중요성도 강조되어 있어요.

이 책을 읽어가면서 초등교사들이 어떤 생각,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구나, 학부모를 대하는구나 짐잠해보게 되었어요. 가령 아이가 친구와의 갈등이 있어서 어떤 학부모가 상담했는데 교사의 기본 입장은 "아이들은 갈등을 통해 성장한다"는 것이지요. 아이들끼리 충분히 해결할 사안에 어른들이 개입할 경우 아이는 중요한 역량을 키울 기회를 잃게 된다는 거예요.

교실 안의 상황과 사건을 교사가 잘 안다는 전제 하에, 어쩌면 교사를 통해, 내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좀 다각도로 볼 여지도 있겠구나 싶어요. 아이의 속상함, 억울함만 주목하면 교사의 중재 혹은 객관적 입장에 화가 날 수도 있겠지만, 아이의 문제 해결 능력과 그로 인한 성장을 기대하면서 교사를 신뢰하고 그전에 내 아이가 가진 내면의 힘을 응원하는 게 필요하겠구나 하고요.

이 책에서는 앞서 착함도 그랬지만 내향성, 예민한 기질 등에 대해서도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줍니다. 초등 공부에 대한 여러 조언도 나와 있는데요, 아직 뽀야가 어려서 그런지 다음 구절이 많이 와닿았어요.

아이들은 놀 때, 특히 밖에서 뛰어놀 때 '나'를 알 수 있고, 세상의 지식을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그렇기에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내가 내 몸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단단하게 다져야 한다. 그 토대 위에 긍정적인 정서가 쌓이고, 세상을 향한 진지한 탐색이 시작된다. 이것이 공부다.(154쪽)

이 책의 저자들은 자존감, 자율성, 창의성, 독서습관 등을 어떻게 길러줄지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멍때릴 시간이 필요한 이유", "예체능 학원은 놀이가 아니다" 편도 공감하면서 읽었어요. 아이들이 창의력을 발휘하기에 가장 좋은 공간은 '자연'이라는 말도 상기해봅니다. 바다, 산, 들, 공원 어디든 좋대요. (장거리 여행을 못한다면 뽀야와 함께 집 근처 공원이라도 자주 나가야겠구나 싶어요.)

미술학원 다녀볼까? 예전에 제가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때 뽀야는 "집에서 그리면 되지 왜 다녀?"라고 얘기했는데요, 최근에 같은 질문을 다시 했지요. 그리기를 좋아하는데 전문가 선생님, 또래 아이들과 함께하면 여러모로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 싶어서요. 뽀야의 답변은 단호히 "아니!"였어요. 이 책의 예화 중에 그리기를 좋아하던 어떤 아이가 미술학원에 가서 그림 실력은 좋아졌지만 더 이상 그리기를 좋아하지 않게 됐다는 내용이 나와요. (모든 아이에게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학원 시스템의 장점을 얻는 대신 잃어버리는 게 있다는 것도 분명 고려할 부분일 거예요.)

예비초등, 초등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에 맞게, 읽을 때마다 적용점이 다르게 다가올 책입니다. 슬기로운 초등생활 안내서라 할 만해요.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들을 위하여!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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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근육 튼튼한 내가 되는 법 - 개정판
박상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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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심리학 책들을 쌓아놓고 본 적이 있어서 '이제 안 봐도 되겠다' 싶었는데요, 그래도 눈에 띄는 신간이 있으면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아마 저의 상황과 제목이 주는 느낌이 맞아떨어질 때가 아닐까 싶어요. 마음 근육 좀 단단히 해야겠구나 싶은 요즘, 이 책이 저에게 다가온 것이지요. (이 책은 2018년 출간된 <마음아, 넌 누구니>의 워크북과 필사 노트 에디션입니다.)

몰라서가 아니라 알아도 잘 안 되니까. 마음관리든 말하기든 이런 마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아는 것을 상기하면서 저를 돌아보기 위해 관련 책들을 꾸준히 찾아 읽게 되나 봐요. 이 책은 의미치료(로고테라피)로 잘 알려진 저자가 쓴 것으로, 각 장마다 '다음 문을 여는 연습'을 통해 핵심 내용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한 장 안에서도 '박상미의 고민 상담실'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써보도록 합니다.

거리두기의 지혜를 배우면 사는 게 편해져요

나를 지키고 관계를 살리는 마음 사용법

사랑이 곪아서 이별이 되지 않으려면

쉽게 상처받는 나, 울고 있는 내면아이 돌보기

나를 치유하는 힘은 내 안에 있어요

나를 알아야 나를 잘 키울 수 있다

내 운명을 축복하자

차례 구성에 나온 문구인데요, 인간관계에서는 가장 먼저 '거리두기'를 표방했고요, 상처받는 나를 돌보고 스스로 치유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내 운명을 축복하자"는 구절이 마음에 많이 와닿네요.

이 책에서는 비난당할 때 대처법이 나옵니다. 저자는 비난받는 순간 혈압이 올라가거나 자기비하로 전환되지 않도록 마음을 추스리는 과정을 알려줍니다. 자신의 방어기제를 다루기 힘들 때 도움 될 만한 세 가지 방법도 제시하고요. 그 외에 험담, 소문에 직면할 때, 피하고 싶은 사람과 매일 봐야 할 때 유형별 대처법도 참고할 수 있어요. 정말로, 사람에 따라 다르게 대하는 게 지혜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상황에서든 '관계를 살리는 6초'를 기억하세요. (중략) 서로의 뇌가 감성과 이성을 조율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45-46쪽)

참는 시간이 6초면 된다니, 새삼 놀라게 됩니다. (문제는 참은 다음에 남은 마음속 앙금이겠지요. 그 앙금을 어떻게 흘려보낼지도 이 책에서 찾아볼 부분일 거예요.) 또한 과거에 매이지 말고 현재를 살라는 말을 다음과 같이 확실하게 전달한 책이 있었던가 싶네요.

당신이 늘 상처받는 진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내게 상처를 준 '놈' 또는 '년'이 현재를 살 때, 나는 상처받은 '과거'를 살기 때문입니다. 자존감을 잃고 과거에 매몰된 내가 어떻게 현재를 사는 사람을 이길 수 있을까요? (64-65쪽)

저자가 제시한 질문 혹은 적용거리가 아니라도, 이 책을 읽어가면서 특정 문장들 앞에서 저를 돌아보고 생각과 감정을 정돈하게 됩니다. 마주하기 힘든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들을 어떻게 대할지 지혜를 모색하는 데 도움도 받을 수 있어요. 가령 "화를 잘 내는 심리적 하수"가 내던지는 말들을 곱씹지 말자. 이런 식의 적용도 해보게 되고요.

저자는 "내 상처의 뿌리 초감정"을 언급하면서 그 상처가 자식에게 대물림하게 되지 않도록 잘 들여다보자고 말해요. 부모님이 자신에게 감정을 표현하던 방식과 지금 내가 자녀에게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을 살펴보자고요. 닮고 싶지 않은 부모님의 모습을 나도 모르게 닮아가고 있다면 '나'와의 대화가 깊이 필요한 것이지요. 내용 중간중간 저자의 에피소드도 나오는데요, 특히 "울고 있는 내면아이"가 동굴을 빠져나갔다니 잘됐다는 공감을 하면서 읽었어요. 그러면 나는? 나의 내면아이는 어때? 이렇게 스스로 질문해보게 되네요.

"울음치료"를 강조한 저자의 말에도 고개를 끄덕였지요. 저자는 속상하고 화나고 짜증 나고 분노가 치밀 때 사람들 앞에서 화를 내기보다 혼자 조용한 곳에서 실컷 울라고 제안해요. 감정을 배출하며 흘리는 눈물은 해독 작용이 뛰어나고 한마디로 건강에 좋대요. 최근에 몸도 마음도 약해진 엄마가 자주 우셨는데, 놀라고 걱정되는 마음을 숨긴 채 저는 울지 마시라고 담담하게 때로는 강한 어조로 말했었지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는 실컷 우시라고 말씀드렸어요. (오히려 이후부터 다시 웃음을 찾으셨으니, 엄마는 스스로 울음치료를 하셨던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현재의 나를 격려하고 더욱 성장하기 위한 책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제목처럼 마음 근육이 튼튼한지 점검해볼 수 있는 책이고요. 요즘 제 고민 혹은 바람은 누군가에게 기분 나쁜 말을 들으면 그 즉시 세련되게 대응하자는 것인데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기본 전제를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속시원한 말 대응이나 확실한 행동도 중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제 마음 상태겠지요. 가볍게 무시하든 쿨하게 수용하든, 오래 되새기지 말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 근육 운동을 수시로 해주어야 한다는 진리를 상기해봅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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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번 양은 어디로 갔을까?
마리아 로자리아 콩파뇬.안나리타 트란피치 지음, 코린 자네트 그림, 김보희 옮김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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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형 제목은 호기심을 끄는데요, 정말 사라진 양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이 그림책은, 잠자고 있는 아이의 머릿속에 등장하는 양 이야기입니다. 보통 잠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양을 센다고 하잖아요. 노에미도 그렇게 잠을 자려고 하네요.

1번 양부터 21번 양까지 셌다가, 졸려서 다시 20번 양부터 차례로 21번 양을 셌는데 22번 양이 보이지 않는 거예요. 당황한 양들이 야단법석이에요. 한 마리씩 울타리를 넘고 있었는데, 22번 양이 없으니 더 이상 순서가 진행되지 않으니까요.

어느새 노에미가 양들과 함께 22번 양을 찾아나서요. 먼저 조심스럽게 침대 아래부터 살펴보는데 새카만 존재가 나타나지요. 과연 누구였을까요?

새카만 존재와 함께, 모두 다시 노에미의 방 여기저기를 살펴보는데요, 드디어 22번 양을 찾았어요! 그런데 반갑지 않은 동물까지 함께였어요. 그 동물은 여러 그림책 속에서 나쁜 짓을 벌였고 여기서도 "아주 못된 거짓말쟁이"로 나옵니다. 그런데 많은 양들을 이길 수는 없는 법. 그 동물은 쫓겨난답니다.

결국 노에미는 잠이 들고 양들은 조용히 돌아가기로 하지요.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책 말미에 22번 양의 안전한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어요.

잠을 잘 때 세는 양들, 그중 한 마리가 없어진다면? 이런 가정 하에 재미있는 상상을 더해 그림책을 엮은 것이지요. 새카만 존재와 반갑지 않은 동물을 직접, 그림책에서 확인해보세요. 더불어, 22번 양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볼 수 있겠어요. 거짓말인 줄 모르고 상대방의 말에 솔깃해진 이유, 그게 왜 잘못되었고 위험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 등.

사라진 양의 행방을 찾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22번 양은 왜 속았을까? 이런 질문으로 마무리되는 그림책이었어요. 흥미롭고 의미 있는 양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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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나였어 올리 그림책 37
브렌던 웬젤 지음, 김지은 옮김 / 올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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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데콧 수상 작가이자 <고양이는 다 알아?>를 쓰고 그린 브렌던 웬젤의 신간이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얼핏 표지 그림만 보고 우리나라 작가 작품인가 싶었어요. (그냥 호랑이가 전면에 나와서 그랬나 봐요.) 어떤 이야기일까요?


잠자는 도롱뇽이 되는 꿈을 꾸었어.


그림책은 이렇게 시작해요. 그러면서 도롱뇽이 되어 느끼는 세상의 분위기, 나뭇잎과 흙의 감촉을 전해주지요. 이제부터 도롱뇽의 모험이 시작되나 싶다가 다른 대상을 만나게 됩니다. 물속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는 존재인데요, 바로 문어랍니다. 꿈속에서 도롱뇽이 된 '나'는 어느새 문어가 된 거예요. 단지 문어를 만난 게 아니고 자연스럽게 몸이 변하고 그에 따라 마음도 달라져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존재로 변할까' 호기심을 안고 지켜보게 됩니다. 직접 그림책을 보고 하나씩 확인하는 즐거움을 느껴보세요. 여기서는 작가의 은유만 살짝 소개해볼게요.


우아한 거인, 조종사, 조용한 사냥꾼, 대담한 배우, 용감한 탐험가, 꽃의 도우미, 행복한 여왕님


각각 어떤 동물이 연상되시나요? 작가는 이 그림책 속에서 많은 동물들을 보여줍니다. (특정 대상 때문이 아니라도, 저는 왠지 장자의 호접몽이 생각났어요.) 아이가 꿈에서 어떤 대상을 차례로 만나는 게 아니라, 변화무쌍하게 그 대상이 되어버리는 설정이 특별한 그림책이에요. 글과 그림이 어우러지는 분위기는 신비하면서도 밝고 유쾌해요.


어린이 독자들이 볼 때는, 다양한 동물들이 나와서 흥미로운 그림책이 될 거예요. 오늘 밤 누구 꿈을 꾸고 싶다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볼 수 있겠고요. 어른 독자들은 자기만의 의미 부여를 해볼 수도 있겠지요.


그때는 그게 나였어.


저는 반복되는 이 구절이 인상적이었어요. 우리 안에는 많은 모습들이 있는데 문득 돌아보면 그게 나였나 싶을 때가 있잖아요. 올해는 스스로 좀 낯설지만 "용감한 탐험가"의 모습을 많이 드러내는 날들이기를 바라면서, 그림책 꿈속 여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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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친구가 생겼어요 - 건강한 우정을 위한 경계를 설정하는 법
크리스티나 퍼니발 지음, 케이티 드와이어 그림, 이은경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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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친구관계' 책이 참 많은데요, 유아들도 볼 수 있도록 그림책으로 나와주어 반가웠어요.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는 말을 많이 하지요. 그런데 정작 자녀들이 무례한 친구를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가르칠 수 있을까요?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으로 도움 받고 싶었어요.

이 그림책에서는 새로운 학교로 전학 간 친구가 나와요. 주인공 지니는 친구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먼저 다가갑니다. 지니가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왜 친구들이 그런 지니를 좋아하는지 자세히 나와 있어요. 한마디로 지니는 이런 친구랍니다.

사랑스럽고 친절하고, 문제가 생길 때면 나서서 해결해 주는

밝고 씩씩한 마음을 가진 친구

글작가는 이렇게 지니가 어떤 아이인지 보여준 다음, 무례한 친구가 나오는 내용을 이어가요. 틈만 나면 지니를 못살게 구는 그 아이는, 끊임없이 지니를 괴롭히고 놀렸어요. 거친 말과 행동으로 지니 마음을 상하게 했지요. 이후 지니는 어떻게 했을까요?

지니는 무례함을 참지 않고, 그 아이와 분명히 선을 긋기로 합니다. 중요한 대사가 나와 있어서 인용해봅니다.

이제 그만! 네가 만약 친절하려고 노력했다면

우리가 같이 놀 때 내 기분이 상하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네가 이런 식으로 계속 무례하게 행동한다면

앞으로 나는 너와 함께 놀 수 없어.

이 책의 핵심이기도 한데요,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꼭 위의 말과 동일하게 하지는 않더라도 기억해두면 좋을 것 같아요. 상대방의 무례한 말과 행동을 중지시키는 것, 자신의 상한 마음을 전달하는 것, 그리고 앞으로 놀지 않겠다고 선을 긋는 것. 이런 내용을 담아 자녀의 말로 표현하도록 해보면 좋을 듯해요.

작년 초, 뽀야는 유치원에서 다양한 아이들을 만났는데요, 그중 먼저 다가가 반갑게 인사하는데도 얼굴을 쓱 돌리거나 그냥 지나가는 아이,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 툭툭 내뱉는 아이 등도 있었지요. 그때마다 저는 뽀야에게 말을 해주었어요. 분명하게 상한 마음을 전달하라고요. 그런데 그게 어렵게 느껴지나 봐요. (사실 어른들도 어려운 부분이지요.)

이 책을 보면서, 상한 마음을 전달할 뿐 아니라 먼저 상대방의 무례함을 중지시키는 것,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말까지 해야 하는구나 실감했어요. 그런데 막상 그런 상황에 처하면 당황하게 되고 뭐지 싶어져서 아무 말도 못하게 되는데, 연습이 필요하겠지요.

무례, 경계라는 말이 아이들에게 어렵게 다가올 수 있다면, 그게 무엇인지 차근차근 예를 들어 설명해줄 수 있겠어요. 이 그림책의 여러 장면들에서 무례한 행동이 잘 나와 있고요, 경계가 무엇인지, 얼마나 중요한지도 책 말미에 해설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무조건 사이좋게", "항상 웃으면서"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처음 인간관계를 배워가는 유아들, 실제적으로 많은 상황을 만나게 되는 초등학생들이 타인과 잘 지내기 전에 나 자신을 지키는 법부터 배웠으면 좋겠어요. 그중 하나가 무례한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고요, 그런 의미에서 제목은 이렇게 바꾸어 이해해야 할 거예요. 무례한 사람이 생겼어요.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친구일 리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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