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의 느낌도, 산뜻한 표지도 기분 좋은 초등 안내서가 나왔어요. 뽀야의 초등 입학은 내년이지만 미리 준비하는 마음으로 펼쳐봅니다. 초등교사 여덟 명이 함께 기록한 책이기에, 더 풍성하고 깊이 있는 내용을 기대하면서요.
1부에서는 교실 속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친구관계, 슬기로운 학교생활, 초등 공부에 대한 지혜를 나눕니다. 2부에서는 초등학생 때 반드시 길러야 할 것들로 자존감, 자율성, 창의성, 독서습관을 제시하면서 하나씩 상세히 살펴줍니다.
아이가 일곱 살이 되면 많은 부모가 '초등학교 입학 준비' 태세에 돌입한다. 이제 아이는 단순한 일곱 살이 아니라 '예비 초등학생'이 되는 셈이다.(15쪽)
이 문장에 공감하며 다음 이어질 내용을 얼른 읽어가게 되었지요. 이런저런 준비를 시키는 것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친구와 잘 지내는 법'이라고 하는데요, 이 책에서는 또래 친구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이 시기를 초등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으로 나누어 각 특성을 비롯해 교사와 부모의 역할을 알려줍니다. 그중 교사도 고학년 아이들 사이의 갈등에 쉽게 개입하기 어렵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맥락을 이해하면서도 그런 아쉬움 혹은 한계를 부모로서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미리 궁금해지기도 했어요.
아이가 착해서 친구들에게 이용당하지 않을까 하고 노심초사하시는 부모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아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32쪽)
일단 착함을 두 경우로 나누어 정의한 부분도 인상적이었어요. 자존감 부족해 타인에게 휘둘리는 것과 구분된 선함이라면,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지요. 실제 예들도 제시되어 있고요. "할 말은 하는 아이의 힘" 편에서는 친절하면서도 단호한 말의 중요성도 강조되어 있어요.
이 책을 읽어가면서 초등교사들이 어떤 생각,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구나, 학부모를 대하는구나 짐잠해보게 되었어요. 가령 아이가 친구와의 갈등이 있어서 어떤 학부모가 상담했는데 교사의 기본 입장은 "아이들은 갈등을 통해 성장한다"는 것이지요. 아이들끼리 충분히 해결할 사안에 어른들이 개입할 경우 아이는 중요한 역량을 키울 기회를 잃게 된다는 거예요.
교실 안의 상황과 사건을 교사가 잘 안다는 전제 하에, 어쩌면 교사를 통해, 내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좀 다각도로 볼 여지도 있겠구나 싶어요. 아이의 속상함, 억울함만 주목하면 교사의 중재 혹은 객관적 입장에 화가 날 수도 있겠지만, 아이의 문제 해결 능력과 그로 인한 성장을 기대하면서 교사를 신뢰하고 그전에 내 아이가 가진 내면의 힘을 응원하는 게 필요하겠구나 하고요.
이 책에서는 앞서 착함도 그랬지만 내향성, 예민한 기질 등에 대해서도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줍니다. 초등 공부에 대한 여러 조언도 나와 있는데요, 아직 뽀야가 어려서 그런지 다음 구절이 많이 와닿았어요.
아이들은 놀 때, 특히 밖에서 뛰어놀 때 '나'를 알 수 있고, 세상의 지식을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그렇기에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내가 내 몸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단단하게 다져야 한다. 그 토대 위에 긍정적인 정서가 쌓이고, 세상을 향한 진지한 탐색이 시작된다. 이것이 공부다.(154쪽)
이 책의 저자들은 자존감, 자율성, 창의성, 독서습관 등을 어떻게 길러줄지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멍때릴 시간이 필요한 이유", "예체능 학원은 놀이가 아니다" 편도 공감하면서 읽었어요. 아이들이 창의력을 발휘하기에 가장 좋은 공간은 '자연'이라는 말도 상기해봅니다. 바다, 산, 들, 공원 어디든 좋대요. (장거리 여행을 못한다면 뽀야와 함께 집 근처 공원이라도 자주 나가야겠구나 싶어요.)
미술학원 다녀볼까? 예전에 제가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때 뽀야는 "집에서 그리면 되지 왜 다녀?"라고 얘기했는데요, 최근에 같은 질문을 다시 했지요. 그리기를 좋아하는데 전문가 선생님, 또래 아이들과 함께하면 여러모로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 싶어서요. 뽀야의 답변은 단호히 "아니!"였어요. 이 책의 예화 중에 그리기를 좋아하던 어떤 아이가 미술학원에 가서 그림 실력은 좋아졌지만 더 이상 그리기를 좋아하지 않게 됐다는 내용이 나와요. (모든 아이에게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학원 시스템의 장점을 얻는 대신 잃어버리는 게 있다는 것도 분명 고려할 부분일 거예요.)
예비초등, 초등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에 맞게, 읽을 때마다 적용점이 다르게 다가올 책입니다. 슬기로운 초등생활 안내서라 할 만해요.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들을 위하여!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