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나였어
브렌던 웬젤 지음, 김지은 옮김 / 올리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칼데콧 수상 작가이자 <고양이는 다 알아?>를 쓰고 그린 브렌던 웬젤의 신간이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얼핏 표지 그림만 보고 우리나라 작가 작품인가 싶었어요. (그냥 호랑이가 전면에 나와서 그랬나 봐요.) 어떤 이야기일까요?


잠자는 도롱뇽이 되는 꿈을 꾸었어.


그림책은 이렇게 시작해요. 그러면서 도롱뇽이 되어 느끼는 세상의 분위기, 나뭇잎과 흙의 감촉을 전해주지요. 이제부터 도롱뇽의 모험이 시작되나 싶다가 다른 대상을 만나게 됩니다. 물속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는 존재인데요, 바로 문어랍니다. 꿈속에서 도롱뇽이 된 '나'는 어느새 문어가 된 거예요. 단지 문어를 만난 게 아니고 자연스럽게 몸이 변하고 그에 따라 마음도 달라져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존재로 변할까' 호기심을 안고 지켜보게 됩니다. 직접 그림책을 보고 하나씩 확인하는 즐거움을 느껴보세요. 여기서는 작가의 은유만 살짝 소개해볼게요.


우아한 거인, 조종사, 조용한 사냥꾼, 대담한 배우, 용감한 탐험가, 꽃의 도우미, 행복한 여왕님


각각 어떤 동물이 연상되시나요? 작가는 이 그림책 속에서 많은 동물들을 보여줍니다. (특정 대상 때문이 아니라도, 저는 왠지 장자의 호접몽이 생각났어요.) 아이가 꿈에서 어떤 대상을 차례로 만나는 게 아니라, 변화무쌍하게 그 대상이 되어버리는 설정이 특별한 그림책이에요. 글과 그림이 어우러지는 분위기는 신비하면서도 밝고 유쾌해요.


어린이 독자들이 볼 때는, 다양한 동물들이 나와서 흥미로운 그림책이 될 거예요. 오늘 밤 누구 꿈을 꾸고 싶다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볼 수 있겠고요. 어른 독자들은 자기만의 의미 부여를 해볼 수도 있겠지요.


그때는 그게 나였어.


저는 반복되는 이 구절이 인상적이었어요. 우리 안에는 많은 모습들이 있는데 문득 돌아보면 그게 나였나 싶을 때가 있잖아요. 올해는 스스로 좀 낯설지만 "용감한 탐험가"의 모습을 많이 드러내는 날들이기를 바라면서, 그림책 꿈속 여행을 마칩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