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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빛 ㅣ 모든요일그림책 5
강경수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2년 9월
평점 :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품 <거짓말 같은 이야기>의 강경수 작가님이, 이번 신간에서는 '빛'을 이야기합니다. 제목과 소개글을 보면서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 그림책인지 짐작해볼 수 있었는데요, 교훈적인 내용으로 가득 차 있을까 하는 약간의 선입견이 여지없이 깨졌어요. 크게 두 가지가 신선했고요, 좁았던 생각의 문을 활짝 열게 되었어요.
먼저 시간 순서가 이채롭네요. 하교길 아이가 걸어가고 있고요, 뒤이어 수업 시간이 그려져요. 아이가 선생님 말씀을 떠올리는 거예요. 아이는 계속 집으로 가는 과정이고, 중간중간 선생님의 수업 내용인 "중세 시대 서양 미술"이 교차되는 방식입니다. 길을 가면서 여러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되고, 선생님 말씀 중 나온 '빛'을 발견합니다. 아이는 집으로 돌아왔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되는 변화, 성장을 실감하지요.
다음으로, 입체적인 표현들이 특이하게 다가왔어요. 이 그림책은 작가님이 3D 그래픽을 이용해서 만든 첫 작품이라고 해요. 실제로 조명 및 그림자 효과가 인상적이었어요. 이 책의 제목과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는 설정인 듯해요.
중세 시대 그림 속 사람들의 머리가 빛나는 이유에 대해, 이 책에서는 남을 위해 희생한 인물들의 숭고한 영혼의 증표라고 말합니다. 나아가 인품이 훌륭하거나 다른 이들을 돕고 배려하는 사람들에게서 이 빛이 난다고 알려줘요. 아이는 선생님 말씀, 곧 '빛'을 귀가길에서 직접 관찰하거나 체험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수업 내용이 집으로 가는 여정으로 이어졌듯이, 빛나는 존재라는 의미망은 중세 시대 그림에서 현재 우리 주변 사람들의 모습과 각자 개인의 삶으로 뻗어가고 있어요. 이 그림책을 통해, 아이가 보게 된 수많은 '빛'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독자가 떠올리는 '빛'도 있을 거예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얼만큼 알려줘야 할까요. 이 그림책을 보면서 질문해보게 됩니다. 세상은 빛으로 가득한 것이 아니고 그렇다고 어둠으로만 뒤덮인 게 아니기에, 균형 있게 알려주고 싶거든요. 실제로 선량한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라 선한 얼굴과 부드러운 말로 위장해서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있다는 현실도 말해줄 필요가 있겠지요. 다만 조심하고 경계하는 데 치중하다 보면, 정말 중요한 '빛'의 영향력을 놓치게 되지 않나 싶어요.
<당신의 빛>을 읽어가면서, 각자 생각하는 '빛'과 빛나는 존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요.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더욱 유익한 그림책입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