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에 뭐 있어? 키다리 그림책 68
정해영 지음 / 키다리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뽀야와 손잡고 걷게 되면서 어깨에 멘 가방의 무게가 더 무거워졌어요. 유모차 아래 공간에 가득 채웠던 장보기 재료들이 양쪽 어깨와 한쪽 팔에 매달려야 하니까요. 한때는 책으로 꽉 찼던 가방이 어느새 식재료로 바뀌었구나 싶어요. 가방의 변화 이전에 저의 변화겠지요. 그림책 <가방에 뭐 있어?>의 작가님은 가방마다 그 속에 어떤 삶의 모습을 담았을지 궁금했다고 해요. 그런 호기심과 상상력을 결합해 어떤 글과 그림으로 꾸몄는지 살펴볼게요.

전철 안에서 한 아이가 엄마 가방을 들여다보고 있네요. 아기인 동생 물건이 잔뜩 들어 있군요. "엄마 건 하나도 없어?"라는 아이의 질문을 저 자신에게도 해보게 되었어요. 나의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나를 위해 준비한 것은? 이런 식으로요.

아이는 엄마 가방을 들여다보는 데 그치지 않고요, 옆자리에 앉은 초등학생 형, 빨간 구두를 신은 누나, 꺼뭇꺼뭇한 수염이 두드러진 아저씨,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할머니, 단발머리 청년 등의 가방을 차례로 구경하지요. 가방마다 특색이 있고 그 안을 들여다보면, 그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있어요. 가방 속에 무엇이 있는지 상상하며 다음 페이지를 넘겨볼 수도 있을 거예요.

아이가 다른 사람들의 가방만 보다가 이야기가 끝나느냐고요? 그렇지 않아요. 아이도 자기 가방을 열어 보여준답니다. 누군가에 의해서요. 아이 가방에는 아기자기한 것들이 많이 들어 있네요. 뽀야의 가방 속 물건과 비슷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그런 이야기를 나누어보면서 그림책을 덮게 됩니다.

가방 속을 꾸밀 수 있는 활동 자료도 동봉되어 있으니, 가위 오리기와 스티커 붙이기도 해볼 수 있어요. 사람들의 가방 이야기는 결국 그들의 관심사와 일, 꿈으로 이어지는 셈인데요, 이 그림책으로 아이들이 다양한 사람들의 가방을 보게 되고 자신의 가방도 챙겨보게 되겠지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들, 하고 싶은 일들, 그리고 이루고 싶은 꿈과 소망에 대해서요.

책이든 식재료든 그 무엇이든 평소에 가방을 좀 가볍게 하는 지혜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언제든 일상을 훌쩍 떠날 수 있는 여행 가방처럼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