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꿈의 진료실
황윤권 지음 / 타임북스 / 2024년 2월
평점 :
이 책의 제목을 비롯한 개요만 봤다면, 아마 이 책을 펼쳐보지 못했을 것 같아요. 당장 관절 관리가 절실하게 와닿지 않고, 이 책에서 강조하는 '두들기기 치료법'도 수술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은 사람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저자 이름만으로 이 책을 선택했어요. 몇 달 전에 있었던 가족의 골절 사고 이후, 병원을 오가면서 이런저런 책들을 읽던 중 이 책의 저자가 썼던 책을 읽은 적이 있었지요. 당시 유의미하게 다가온 내용이 많아서, 이번 신간 소식이 반가웠어요. 지금부터, 정형외과 의사인 저자가 글을 쓰고 해당 그림과 사진을 담은 이 책을 들여다봅니다.
"40년 가까이 진료를 보면서 직접 경험했던 일들을 이 책에 모두 쏟아부었습니다. 더 많은 환자들이 상업적인 의사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증세를 고칠 수 있도록, 그리고 부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스스로를 관리하여 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평생을 살 수 있도록 마음 깊이 바라는 바입니다."(7쪽)
아픈 사람 스스로 고친다? 스스로 관리한다? 어떻게 그렇게 할까요? 이 책은 크게 무릎, 허리, 엉덩이에서 다리까지, 목, 어깨, 팔다리 통증으로 나누어 해당 통증의 원인과 치료법, 궁금증에 관한 답변, 실제 진료실의 치료 현장, 핵심 정리 등을 서술합니다.
몇 년 전에 왼쪽 무릎이 심하게 붓고 물이 찬 적이 있었는데요, 집 근처 정형외과에서는 물을 빼주었고 이후 계속된 통증 때문에 규모가 큰 정형외과에 갔을 때는 시술을 권유 받았지요. 왠지 그것은 아닌 듯하여 일시적인 무리 탓이라 여기고 쉼을 가진 후 나았어요. 이 책에서는 왜 물이 차는지 설명해주고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무턱대고 물을 빼면 안 된다고 하네요. 저자는 스스로 비주류라고 칭할 만큼, 제가 진료받은 정형외과 의사들 부류와는 판이한 듯해요. 무조건 약이나 주사, 각종 검사, 시술이나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지요.
이 책에서는 스스로 자신의 무릎 하내측 부위를 확인하고 두들기고 냉찜질하고 관절운동을 하라고 제안합니다. 그 원리와 방법을 서술해주고 있어요. 아플 때만 하는 게 아니라 퇴행성 변화는 멈추지 않으므로 습관처럼 관리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해요. 골다공증 있는 할머니도 두들기기 치료가 가능한지 등 여러 궁금증도 해소해줍니다.
저자는 지금 허리가 아픈 상태라면 두들기기, 허리 체조 운동을 하되, 장기적으로 근력운동으로 근육의 힘을 기르는 게 좋다고 말해요. 다만 허리 근력운동은 허리 건강에 좋을 수도 있고 상태를 악화시킬 수도 있으니, 정보나 필요한 지식을 충분히 습득한 다음에 하라고 조심스럽게 권합니다. 또한 관련 내용과 함께 사진 자료를 보여줍니다. 저자는 노인들이 해야 할 근력운동으로 가장 중요한 것을 엉덩이 근력운동이라고 말하는데요, 난이도 있는 일반적인 운동법뿐 아니라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합니다.
이 외에도 허벅지, 하퇴부, 발, 목, 어깨, 팔다리 등의 통증 및 치료법을 알려줍니다. 저자의 관점으로 "늙는다"는 것은 "근육이 늙어간다"는 거예요. 반대로 근육을 젊게 만들면 노화 진행을 늦추고 다양한 증세를 예방할 수 있고요. 근육을 젊게 만드는 방법이란, 근육을 부드럽게 하고 근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부드럽게 하는 것은 체조, 스트레칭, 요가 등, 근력을 키우려면 근력 강화운동이 필요한데요, 저자는 러닝머신과 실내 자전거 운동은 워밍업용으로, 그보다 기구를 사용하는 근력운동을 강조합니다.
"철벽 같은 기득권 세력과 비양심적인 상업적 의사들은 앞으로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디스크, 협착증, 회전근개 파열, 무릎연골 타령 같은 말들이 사라지는 날이 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먼 미래에 그런 날이 오게 된다면 <꿈의 진료실>이 후세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며 새롭게 기억될 거라 기대합니다. 필요 없는 검사와 수술이 사라진, 다가올 흐뭇한 미래를 상상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257쪽)
우리가 아프면 병원을 찾게 되고 의사의 말을 절대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데요, 적어도 이 책은 정형외과 진료와 관련해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볼 수 가이드북이 될 거예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