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사랑해 - 자존감 마음의 힘 1
수산나 이세른 지음, 마리오나 톨로사 시스테레 그림, 윤승진 옮김 / 상수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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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에 대한 책들이 한때 많이 나왔다. 성인뿐 아니라 초등학생 대상의 책들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그림책은 많이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 그림책 내용이 궁금했다. 예상보다 글이 많아서 좀 놀랐다.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단순한 메시지를 가볍게 그림 위주로 표현했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성인들조차 잘 알지만 매번 놓치게 되고 고개 떨구게 되는 자존감에 대해, 이 책은 어린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한다. 자세한 설명이 너무 좋다.

 

글작가는 스페인 심리학자이자 작가이고, 그림작가는 스페인 일러스트레이터다. 먼저 '자존감'을 풀이하면서, 세 등급으로 나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 낮은 사람, 절반 정도인 사람. 각 의미를 설명하면서 "기분이 좋아", "난 엉망진창이야", "오늘은 못할 것 같아"라는 말도 함께 덧붙인다. 사실 아이 입장에서는 길고 어려운 뜻풀이보다 이런 예시문이 더 와닿을 듯하다. '투명 안경' 서술도 마찬가지다. 아부쟁이 안경, 투덜이 안경 ,진실한 안경으로 구분한다. 저자는 자신에게 맞는 안경을 찾았다면, 본성, 외모, 능력, 사회성 등 다양한 각도로 자신을 관찰해보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와 함께 읽는 어른들도 되새길 말들이 많다.

 

다음으로,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여덟 가지 이야기와 만날 시간이다. 각 이야기마다 '탐구 활동'이 있다. 단순히 재미를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비유적 표현과 함께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안개가 걷힌 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인 나 자신을 만날 수 있다는 것, 남들과 다른 점이 오히려 나를 특별하고 유일하게 만든다는 것, 집을 돌보듯 내 몸과 마음을 돌보고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는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이 외에도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방식, 숨겨진 재능 찾기,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방법, 자신에 대한 믿음을 키우는 도전들, 진정한 나를 만나는 작은 책 만들기 등이 소개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십계명'을 수록했다.

 

글의 분량이나 활동 내용을 보면, 오히려 초등학교 고학년에게 적합한 책이겠구나 싶다. 사실 어른들에게도 유익해 보인다. 그런데 자존감은 영유아 때부터 길러주는 게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책을 바탕으로 아이와 함께 충분히 이야기 나눌 수 있을 듯하다. 각 이야기는 요약해서 재미있게 들려주거나, 천천히 읽어주어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각 활동은 아이 눈높이에 맞게 축소 혹은 확장시켜 적용해볼 수 있겠다. 이 책에 나온 '탐구 활동' 가운데 '특별한 씨앗'을 소개해본다. 이 활동은, 종이에 나무를 한 그루 그린 후, 나무 위에 자신이 원하는 열매와 그 열매를 맺게 해줄 씨앗을 적는 것이다. 가령, [열매:우정, 씨앗:너그러움] 이런 식이다.

 

"너그러움이라는 씨앗을 심었다면, 친구들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도와주세요. 너그러운 마음으로 친구가 잘한 일도 칭찬하고요. 그러면 나무는 반드시 우정이라는 열매를 맺을 테니까요. (중략) 씨앗을 많이 뿌릴수록 많은 열매를 거둘 거예요!"(23쪽)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는 말을 툭 던지기보다 "너그러움의 씨앗을 뿌려 우정의 열매를 맺어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말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를 사랑하는 것은 결국 주변 사람들과의 적극적 소통, 자신의 재능과 쓸모로 세상을 빛나게 하는 일로 나아갈 터이다. 그래서 책 표지가 초록색일까. 한 그루 나무 같은 느낌으로 자존감을 설명하는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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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30년간 아픈 나무들을 돌봐 온 나무 의사 우종영이 나무에게 배운 단단한 삶의 지혜 35
우종영 지음 / 메이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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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대한 책들이 최근 부쩍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어떤 책이든 나무를 소재로 하면 좋다. 나무가 그냥 좋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백과사전식 지식을 담은 것부터 나무에 대한 에세이까지 다양하다. 이 책은 일종의 나무 에세이다. 처음 출간된 때로부터 20년도 넘었다. 이번 책은 10만부 기념 리커버북인 셈인데, 내용을 보면 왜 스테디셀러가 되었는지 알 것 같다. 제목도 너무 좋다. 저자는 나무 병원 '푸른공간'을 설립해 30년째 아픈 나무를 돌보는 나무 의사다.

 

이 책에는 스물다섯 종류의 나무와 그에 얽힌 사연이 나와 있다. 후반부에는 나무 자체에 대한 단상 열 가지가 펼쳐져 있다. 책을 펼치는 중간중간 4도 컬러의 나무들과 만날 수 있다. '나무에게 부치는 편지'와 '나무가 나에게 부쳐 온 편지'라는 특별 코너도 있다. 부록에는 실내 식물과 조경 식물로 나누어 '식물을 키우고 싶은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 나와 있다. 한마디로 한 페이지도 놓치고 싶지 않도록 구성된 책이다.

 

천 년을 살아간다는 주목나무를 보며, 저자는 그 나무처럼 오래 해로하고 싶다는 소망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난 후배를 떠올린다. 무리 지어 피는 꽃 모양이 밥 공기에 담긴 쌀밥을 닮아 '이밥나무'로도 불렸던 이팝나무, 그 나무를 보면서 저자는 배고팠지만 행복하고 따뜻했던 어릴 때를 그리워한다. 독야청청 소나무는 꿋꿋하게 가장 역할을 해온 아버지들의 모습을, 5리마다 한 그루씩 있었다는 오리나무는 삶의 이정표가 되어 주는 쉼표의 의미를, 질긴 생명력을 가진 아까시나무는 값진 삶의 의미를 각각 일깨워준다.

 

또한 사랑의 매개체인 자작나무, 순교자에 비유되는 동백꽃, 봄에 피는 눈꽃인 조팝나무, 속 뚫린 느티나무, 두 줄기가 의지하며 자라는 등나무, 생강 향을 풍긴다는 생강나무, 위풍당당한 밤나무, 천리포수목원의 목련, 더디지만 단단한 회양목, 숨은 매력을 간직한 모과나무, 척박한 곳에서 자라는 노간주나무, 첫사랑의 느낌 라일락, 단 한 번 개화하고 생을 마감하는 대나무, 강하면서 부드러운 서어나무, 오래 살지만 외로운 은행나무, 연하고 잘 끊어지는 줄기를 가진 사위질빵, 씩씩한 개나리, 더불어 사는 전나무, 정답게 짝을 이루는 자귀나무, 충절의 상징 회화나무 등을 저자의 잔잔한 이야기 속에서 만날 수 있다.

 

"나무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서로 간에 간격을 유지하는 일은 너무나 절실하다. (중략) 나는 나무들이 올곧게 잘 자라는 데 필요한 이 간격을 '그리움의 간격'이라고 부른다."(217-218쪽)

"나무는 그렇게 제 살을 깎아 내는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잎들에 대해 미련을 두지 않는다. 아무런 회의 없이 과감히 잎을 내친다. 그들은 알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새롭게 다시 태어날 수 있는 봄이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231쪽)


책을 읽으면서 학창시절의 등나무, 교화였던 목련 등을 떠올려봤다. 저자만큼 나무에 얽힌 에피소드가 많이 있는 게 아니어서 새삼 놀랐다. 내가 이 정도로 나무에 관심 없이 살았던가. 사실 나무가 좋다는 느낌은 최근에야 가지게 된 것이니까. 지금부터 그런 에피소드를 만들어가면 되겠지. 다 읽은 후, 이 책의 제목처럼 나도 "나무처럼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구체적으로는 어떤 나무가 좋을까. 이 책에 나온 나무들 중에서는 오리나무, 회양목, 전나무 등이 특별하게 마음에 남았다. 내 인생의 쉼표가 필요한 때, 더딜지라도 차곡차곡 단단함을 채워가자고, 다른 사람들과 자연과 더불어 사는 기쁨을 누리며 살자고, 내 나름의 의미 부여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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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백신의 놀라운 비밀 - 백신의 탄생에서 접종까지 한 권으로 읽는 상식 & 비상식 18
후나세 슌스케 지음, 김경원 옮김 / 중앙생활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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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돌이 갓 지났을 무렵, 예방접종을 하고 나서 갑자기 고열이 생기면서 응급실로 달려간 적이 있다. 이런저런 검사 끝에 혈소판 수치가 급격하게 떨어져 있다면서, 갑자기 입원하게 되고 면역 글로불린을 맞고 정상 수치를 회복한 뒤 일주일 만에 퇴원하였다. 그때 원인을 물어본 내게, 의사는 "예방접종의 영향일 수도 있고 바이러스 때문일 수도 있죠"라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했다. 그전에도 백신에 대한 부작용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지만, 몸이 많이 약하거나 약물 알레르기 등 뭔가 부작용 요인을 가진 사람에 한해 그렇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일을 계기로 그 부작용이 건강하고 아무 이상 없던 내 아이에게도 올 수 있구나, 하는 두려운 실감을 하게 되었다. 이후 백신 관련 책들을 찾아봤지만, 일반 의사들의 말과 너무 판이해서 혼란스러운 마음도 있었다. 최근에는 코로나 백신과 관련해서, 백신에 대한 정보를 확실히 알 필요를 느껴서 이 책 <우리가 몰랐던 백신의 놀라운 비밀>을 보게 되었다.

 

저자는, 자궁경부암 백신이 효과 없을 뿐 아니라 발암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후생노동성에 자궁경부암 백신 피해자 사례에 대해 말하자 돌아온 답변은 "실제로 백신에 의한 부작용인지 알 수 없다"는 식이다. 감염 확률이 제로에 가까운 다른 백신 접종에 대한 질문에는 "만약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전염병이 크게 유행할지도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이는 우리나라 의료계나 언론도 동일하게 하는 답변이기도 하다. 저자는 빌 게이츠 재단을 비롯한 거대 의료 마피아가 '백신에 의한 인구 삭감'을 부르짖고 있다면서, 자궁경부암 백신의 목적도 인구 삭감이라고 말한다. 그 백신에 불임제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또한, 인플루엔자 백신도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인플루엔자는 변이 속도가 빨라 백신이 바이러스의 유행을 따라잡을 수 없고, 그 바이러스는 혈액으로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서 백신을 맞아도 목구멍이나 코는 무방비 상태가 되어 접종을 해도 인플루엔자에 걸리게 된다.

 

저자는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 사례와 백신의 재료를 제시하고, 오늘날 백신 이권의 뿌리에 대해 설명한다. 요약하자면, 731부대의 생체 실험 데이터는 통째로 종전 후 미국에 넘겨졌고 록펠러연구소 등으로 넘어가 제약회사의 백신 개발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백신의 탄생과 '백신 신화'를 설명하면서, 소위 의료 마피아가 백신에는 효과가 있다, 백신의 성공률은 높다, 백신은 안전하다, 백신에는 위험 성분이 없다는 내용을 교육, 매스컴, 의학계를 통해 퍼뜨린다는 것이다. 미국의 록펠러와 영국의 로스차일드, 양대 재벌이 세계 의료 이권을 쥐고 있는 세력이다.

 

저자는 "백신은 생물학무기"라는 입장을 가지고, 거대 제약회사와 의사의 유착관계, 백신의 부작용과 사망 사례, 백신 효과를 의심 혹은 부정하는 의료진의 저서 등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건강서적 등을 보면서 종종 느꼈던 점은, 일본에서는 대다수 의료진과 언론 등의 관점과 다른 목소리들이 많이 나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왜 그렇지 못할까 하는 것이다. 의사에 대한 신뢰도가 너무 큰 것인지, 다수결이 무조건 옳다고 믿는 것인지... 백신에 대해, 의사들이나 언론의 천편일률적인 말이 아닌 다른 내용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무조건 음모론이나 헛소리로 몰아붙일 게 아니라, 일단 이 책에서 근거로 드는 자료들을 자세히 살펴본 이후에 판단할 일이다.

 

참고로, 이 책 말미에는 우리나라 병리학 전문의 소견이 첨부되어 있다. 이 책을 추천하기보다 독자가 고려할 점을 알려준다는 차원으로 쓴 내용이다. 저자가 쓴 내용을 전부 수용하기보다 비판적으로 취사선택해서 받아들이라는 의미일 텐데, 아무래도 출판사 입장에서 이 책의 출간 이후 나올 반대 견해에 대해 미리 방어막을 쳐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결국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지만, 설령 판단을 한다고 한들, 실제로 개인의 선택지가 많지 않다면 그게 무슨 의미일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백신 논란은 정말 어렵고 혼란스러운 문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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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학교 게리 토마스의 인생학교 5
게리 토마스 지음, 윤종석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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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되기까지 오랜 기다림이 있었다. 돌아보면 나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단순히 넋 놓거나 안달하는 시간이 아니라 부모가 된다는 것, 자녀 양육의 의미를 예습할 수 있는 시간 말이다. 그때 막연히 생각했다. 성경에서 영적 거듭남을 말하지만, 자녀 양육은 인격적 거듭남의 시간이 아닐까 하고. 돌이킬 수 없는 아기, 유년기, 청소년기, 청년기의 시간을, 자녀를 통해 다시 살아보는 것이라고. 실제로 부모가 되었을 때, 아이로 인해 오히려 새로워지는 나를 발견했다. 그럴수록 두렵고 떨리는 임무를 맡은 기분이 들었다.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까. 그 답변이 필요한 나는 <부모학교>를 찾아나섰다.

 

이 책은 리커버북으로 2007년 처음 출간되었다. (출간 당시 저자는 열여섯, 열셋, 열한 살 자녀를 둔 40대 아버지다.) 해당 주제에 대한 모든 스테디셀러가 그렇듯이, 이 책은 '자녀 양육'에 관한 최고의 영적 지침서라 할 만하다. 이 책은 크게 14장으로 구성하여 자녀 양육의 의미가 무엇인지 가르쳐준다. 이 책을 통해, 자녀 양육이 부모의 신앙과 성품을 돌아보게 하고 성숙시킨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하면서, 성경과 저자 가정의 예화, 다른 사례 등 풍성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에서, "자녀 양육은 아이들이 내게 어떻게 반응하느냐보다 하나님이 나를 어떤 일로 부르셨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 와닿았다. 배우자나 자녀는 하나님이 우리 영혼에 주신 영적 갈증을 채울 수 없다는 말과 같은 맥락이 아닐까. 하나님 갈망을 놓칠 때, 배우자가 그랬듯이 자녀도 우상이 되어버릴 것이다. 책 속에는 현재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목도 있었다. 저자가 "자녀들이 도전, 실패, 거부, 고통에 부딪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하는 부분이 그렇다. 저자 말대로 타락한 세상의 삶에서 고통이 기정사실이라면, 부모로서 가급적 자녀가 고생하지 않도록 바라고 애쓰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런데 여기서 성경적 통찰로 나아가게 된다.

 

저자는 "자녀가 잘되면 너무 많은 공로를, 자녀가 잘못되면 너무 많은 비난을 자기에게 돌리는 경향"을 지적한다. 이러한 죄책감이 자신을 돌아보는 데 도움을 주기는 하나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를 피난처 삼을 일이다. 부모님에게 하나님 차원의 사랑을 기대하는 우려만큼, 내가 하나님 차원의 사랑을 아이에게 줄 수 있다는 착각도 위험하다. 이와 함께 저자는 부모의 영적 잘못이 자손의 삶에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윗세대 혹은 집안의 영적 잘못을 내가 끊어야겠다는 믿음의 결단도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은 경청, 기쁨, 용기, 분노 다스리기, 인내와 오래 참음, 희생 등을 신앙과 자녀 양육의 차원에서 바라보는 관점을 일깨워준다. 결국 저자는 자녀 양육을 "신성한 소명"이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다음 두 구절을 되새겨본다.

 

"신성한 자녀 양육은 짧은 우리 인생을 미래 세대들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일에 집중하라고 부른다. (중략) 우리에게 자녀를 맡기신 하나님의 신성한 위탁을 수용하자."(255쪽)

"자녀들을 최후의 피난처로 안내하되 그 과정에서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고 그분 안에 쉬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야말로 신성한 자녀 양육의 핵심이다."(340쪽)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놓친 채 자녀 양육에 매달렸던 것은 아닌가, 내가 자녀 양육의 주도자로 자처하며 막중한 책임감과 자책감 사이에서 갈등했던 것은 아닌가, 돌아보게 된다. 평범한 일상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해주고 웃음을 안겨주는 아이에게,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진정한 유산은 무엇일까. 이런 궁극적인 질문을 해봄으로써, 그에 비한다면 너무도 사소하거나 소모적인 것들에 신경썼던 일들도 훌훌 털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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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읽는 말 - 4가지 상징으로 풀어내는 대화의 심리학
로런스 앨리슨 외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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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나에게 호의를 가지고 나를 존중하는 사람과만 대면하게 되지는 않는다. 심지어 가족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한다는 생각과 느낌을 가질 때가 있다. 어쩌면 서운함을 비롯해 여러 감정을 증폭시키기보다 어긋난 지점이 무엇인지 서로 소통하는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단순히 남녀 차이, 세대 차이, 성격 차이 등으로 치부해버린다면, 가족 안에서도 단절만 생길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말에 대한 중요성을 배우지 못한 채 어른이 되어버린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내 말을 하는 데만 급급해서 상대방의 말을 간과하거나 오해하고 쉽게 단정짓는 일이 비일비재한 게 아닐까. 새삼 말이 어렵구나 느껴지는 요즘, 나에게 필요한 책을 만났다.

 

이 책의 원제는 'RAPPORT'(라포르)다. 이것은 주로 두 사람 사이의 상호신뢰관계를 나타내는 심리학 용어로 알려져 있다. <타인을 읽는 말>이라는 번역서 제목은 꽤 적절해 보인다. '4가지 상징으로 풀어내는 대화의 심리학'이라는 부제도 관심을 돋운다. 그 네 가지란 대립의 티라노사우루스, 순응의 쥐, 통제의 사자, 협력의 원숭이다. 스스로 혹은 상대방이 어떤 동물처럼 소통하는지 알아보는 책이라니, 간략한 책 소개만으로도 흥미롭다.

 

저자는 심리학자 부부로, 라포르 전략의 전문가들이다. 이들이 만든 전략이 영국에서 부모 교육과 강력 범죄자 신문에 적용되던 차에, 이들은 미국 HIG(2009년 테러 용의자 신문 방식의 개선을 목표로 만든 조직)로부터 '대테러 심리 모델' 연구를 요청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라포르 전략은 애초의 목적인 범죄나 테러리스트 조직 파악에 유용할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20년 부부인 이들은, 지금도 서로에게 "라포르 전략을 쓰고 있으며 여전히 잘 먹힌다"고 말한다. 10대 자녀에게도(자녀가 부모에게 역으로 쓸 때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서론에 제시된 다음 내용은, 이 책의 핵심 구절이다. (그런데 '동정' 대신 '공감'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추론해본다.)

 

"라포르 전략이란, 당신이 자리를 뜨자마자 사라지는 겉만 멀쩡한 단기성 속임수가 아니다. 상대방과 진정한 관계를 맺는 것이다. (그렇다고 테러리스트와 친구가 되란 뜻은 아니다.) 상대가 어떻게 행동하는지와 상관없이 존중, 존엄, 동정을 보일 때 진정한 라포르가 형성된다. (중략) 당신에게 건강한 인간관계의 기반이자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비밀무기가 되어 줄 것이다."(20-21쪽)

 

이 책은 크게 1부에서 라포르 전략의 네 가지 기본 원칙(HEAR)인 솔직함(Honesty), 공감(Empathy), 자율성(Autonomy), 복기(Reflection)를 소개하고, 2부에서 네 가지 동물에 대입한 의사소통 유형을 다룬다. 이처럼 구성 방식은 간결한데,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자세한 개념 설명부터 일상 대화의 예시,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도표, '나의 상징 찾기' 테스트, 전체 각 장의 '요약'과 2부 각 장의 '한발 더 들어가기'로 주요 내용 정리와 추가 예시 등 다양하고 깊이 있게 내용을 펼쳐놓았다.

 

1부의 '복기'를 간단히 소개해보면, 그것은 수중음파탐지기(SONAR)를 약자로 사용한다. 단순 복기(Simple), '한편으로는' 복기(On the one hand. 양쪽의 상반된 시각, 감정, 증거를 상대방에게 다시 요약하는 것), 언쟁 금지(No arguing), 긍정(Affirmation), 재구성하기(Reframing)를 명심해야 한다. 2부 내용 중에서는, 내 성향과 닮은 '순응의 쥐'에 대해 살펴보겠다. 모든 동물 상징에는 좋은 점, 나쁜 점이 있는데 애니멀 서클 가운데 정보를 끌어내는 데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동물은 '좋은 쥐'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쥐는 세상의 모든 것, 특히 자기 자신에 대한 균형감을 중시한다. 때로 우리는 더 좋은 것을 위해 자신의 자존심이나 이익을 희생할 필요가 있다. 겸손은 좋은 쥐가 가진 진정한 본질이다. 당신이 책임자로서 좋은 쥐를 선택하면 다른 사람에게 자립심과 개인적 책임감을 자연스럽게 갖게 할 수 있다. (중략) 좋은 쥐는 인내하고, 사과하며, 자신이 모든 걸 알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이건 약하다는 표시가 아니라 미덕이자 강점이다."(230,236쪽)

 

이 책은 자신의 대화법을 돌아보고, 상대방의 소통 방식을 이해하는 데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 개인의 인생을 넘어 "이 세상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라포르 전략이, 가정 안에서뿐 아니라 학교, 직장, 사회 곳곳에서 적용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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