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사랑해 - 자존감 마음의 힘 1
수산나 이세른 지음, 마리오나 톨로사 시스테레 그림, 윤승진 옮김 / 상수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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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에 대한 책들이 한때 많이 나왔다. 성인뿐 아니라 초등학생 대상의 책들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그림책은 많이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 그림책 내용이 궁금했다. 예상보다 글이 많아서 좀 놀랐다.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단순한 메시지를 가볍게 그림 위주로 표현했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성인들조차 잘 알지만 매번 놓치게 되고 고개 떨구게 되는 자존감에 대해, 이 책은 어린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한다. 자세한 설명이 너무 좋다.

 

글작가는 스페인 심리학자이자 작가이고, 그림작가는 스페인 일러스트레이터다. 먼저 '자존감'을 풀이하면서, 세 등급으로 나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 낮은 사람, 절반 정도인 사람. 각 의미를 설명하면서 "기분이 좋아", "난 엉망진창이야", "오늘은 못할 것 같아"라는 말도 함께 덧붙인다. 사실 아이 입장에서는 길고 어려운 뜻풀이보다 이런 예시문이 더 와닿을 듯하다. '투명 안경' 서술도 마찬가지다. 아부쟁이 안경, 투덜이 안경 ,진실한 안경으로 구분한다. 저자는 자신에게 맞는 안경을 찾았다면, 본성, 외모, 능력, 사회성 등 다양한 각도로 자신을 관찰해보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와 함께 읽는 어른들도 되새길 말들이 많다.

 

다음으로,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여덟 가지 이야기와 만날 시간이다. 각 이야기마다 '탐구 활동'이 있다. 단순히 재미를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비유적 표현과 함께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안개가 걷힌 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인 나 자신을 만날 수 있다는 것, 남들과 다른 점이 오히려 나를 특별하고 유일하게 만든다는 것, 집을 돌보듯 내 몸과 마음을 돌보고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는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이 외에도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방식, 숨겨진 재능 찾기,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방법, 자신에 대한 믿음을 키우는 도전들, 진정한 나를 만나는 작은 책 만들기 등이 소개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십계명'을 수록했다.

 

글의 분량이나 활동 내용을 보면, 오히려 초등학교 고학년에게 적합한 책이겠구나 싶다. 사실 어른들에게도 유익해 보인다. 그런데 자존감은 영유아 때부터 길러주는 게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책을 바탕으로 아이와 함께 충분히 이야기 나눌 수 있을 듯하다. 각 이야기는 요약해서 재미있게 들려주거나, 천천히 읽어주어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각 활동은 아이 눈높이에 맞게 축소 혹은 확장시켜 적용해볼 수 있겠다. 이 책에 나온 '탐구 활동' 가운데 '특별한 씨앗'을 소개해본다. 이 활동은, 종이에 나무를 한 그루 그린 후, 나무 위에 자신이 원하는 열매와 그 열매를 맺게 해줄 씨앗을 적는 것이다. 가령, [열매:우정, 씨앗:너그러움] 이런 식이다.

 

"너그러움이라는 씨앗을 심었다면, 친구들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도와주세요. 너그러운 마음으로 친구가 잘한 일도 칭찬하고요. 그러면 나무는 반드시 우정이라는 열매를 맺을 테니까요. (중략) 씨앗을 많이 뿌릴수록 많은 열매를 거둘 거예요!"(23쪽)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는 말을 툭 던지기보다 "너그러움의 씨앗을 뿌려 우정의 열매를 맺어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말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를 사랑하는 것은 결국 주변 사람들과의 적극적 소통, 자신의 재능과 쓸모로 세상을 빛나게 하는 일로 나아갈 터이다. 그래서 책 표지가 초록색일까. 한 그루 나무 같은 느낌으로 자존감을 설명하는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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