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소한 로맨스
이채영 지음 / 스칼렛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처음 여주를 봤을 때 너무 잘 웃고 발랄해서
애 왜이래? 하는 억지스러움을 느꼇거든요.
아마도..아마도..편견 때문이었나 봅니다.
산꼭대기에 있는 철거 예정될 집, 빛 갚느라 살아온 인생, 정직원이 아닌 아르바이트..
이런 좋지 않은 환경에서 울적하고 우울해야 할 사람이 웃고 다니니 이상하게 보였나봅니다.
그런데 초지일관 끝까지 그 성격 그대로 읽다보니 그 웃음이 참 푸근하게 다가오더이다.
재벌과 허물어져 가는 집만 있는 여주..
로설속 통상적인 커플인데 할머니의 강권으로 그 집에 하숙생으로 위장해서 들어가
강녀와 함께 살면서 강녀를 통해 배우는 또 다른 삶속의 인생으로 인해
삭막하고 감정없던 민석이 변해가는 과정을 잘 쓰셨더라고요.
가난한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삶도 참 애틋하고 안타깝고요.
강수네 집도 광 할머니의 치매도..울컥하는 장면도 있고
그래도 그 장면들을 보면서 감동도 있고..
재벌집에서 권력싸움 하는 민석네 보다
이렇게 소소한 정 나누는 강녀의 동네가 더 부해 보이더라고요.
정이 넘치는 강녀와 함께 리어카도 끌어보고 세숫대야 썰매도 타보고
(이 책의 계절이 겨울이었읍니다. 여름에 겨울 책을 읽다니 신선했어요)
사과하는 의미로 그 많은 파를 한겨울에 땅에 심는 민석도 웃겼고,
에필로그1에서 깐죽거리는 사촌을 엄지 손가락 하나로
아웃시키는 강녀의 재치에 크게 웃을 수 있는 책 이었읍니다.
크게 달달한 건 아니었지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책이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