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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잠.풍등 세트 - 전3권
김경미 지음 / 로코코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화잠은..08년도에 처음 출간 했을 때 재미있게 봤었고 그걸로 잊고 있었던 책이었읍니다.
그런데 최근에 애장판으로 나온데다가 화잠 그 후의 이야기와 외전을 함께 묶어서
박스본..무려 박스본으로 내놓은 걸 보고는 안살수가 없더라고요..
08년도에 쓴 리뷰를 읽어보니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느낌이 달라졌더라고요.
아니면 책을 새로 내놓으면서 수정한 부분이 있으시거나..
보통 등장인물이 많으면 어수선하거나 이도 저도 아닌 인물이 되버리는 것을 종종 봐왔었는데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개성이 있고 자리를 잘 잡고 있더라고요.
선자로서 인간의 모든 인연을, 미련을 끊기 위해서 황궁에 다시 온 유하가
사랑이란 감정을 알고 천계냐 사랑이냐의 기로에서 갈등하는 감정도,
오직 유하!!만 마음에 담는 검우의 일편단심도 잘 써주셨고
인자한 황후였으나 금쪽같은 외동딸의 죽음 앞에서 광인이 되어가는 황후의 모습도,
죽은 줄 알았던 서녀의 등장에 죄책감과 미안함 그리고 원망을 드러내는 황제도,
무엇보다 이들 중에서 중심을 잘 잡고 있는 황태자의 입장도..
짧게 등장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한왕의 손자까지..
많은 인물들이 자신의 존재를 잘 드러냈더라고요.
보통 이렇게 잘 쓰신 경우 에필이 왜 없냐고 성토하겠지만..
제겐 풍등이 있으니깐요..이제 풍등을 보러 가야겠읍니다..^^
별 다섯개를 다 채우는건 잘 없는데..이 책은 다섯개 쓰는데 아깝지 않더라고요..
화잠을 4년전에 출간한걸 봤다고 안봐도 된다 여기고 풍등을 보실 분에게..
그 화잠을 재미있게 봤었다면 아무리 그때 봤다 하지만은..
그래도 한번 더 보신 후 풍등을 보시라 권해드리고 싶어요.
왜냐면 제가 4년 전 처음 읽었던 느낌과 지금 다시 새롭게 읽은 느낌이 달라서요.
이 달라진 새로운 느낌으로 풍등을 읽으시면
더욱 더 이 풍등을 재미나게 읽으실수 있을거라 장담하거든요.
화잠 그후 시간이 10년이 지났음에도 선기와 중후한(?) 내공의 힘인지 외모가 전혀 변하지 않은 모습과
변함없이 알콩달콩 염장질의 최고봉에 오르신 부부의 모습으로 나오는 유하와 검우가
강호를 주유하는 내용인데 질질끄는 면도 없고
위험에 빠진 유하를 구하려 칼바람 슝슝부는 검우의 모습을
만족스럽게 구경할 수 있는 기회이거든요.
항상 유들유들 봄바람 마냥 훈훈하던 검우의 새로운 모습이라 신기하고 즐거웠어요.
좀 하나 아쉬운건 악의 축인 그 사람과 싸우는 장면이
너무 짧게, 눈 깜박할 새에 끝나버려서 이게 뭐야..싶더라는거.
유하의 선기로 도움이 되어주는 장면까지 끼어있음에도
반장도 안되서 끝나니 좀 허무하더라고요.
조금 더 칼부림나고 조금 더 뒹굴면서 장렬하게 싸워서 죽였음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요.
화잠의 끝부분이 다가왔을 땐 풍등이 있으니까..하는 맘에 별로 아쉬운게 없었지만
풍등은 끝이니까..정말 끝이니까..뒤로 갈수록 장수가 줄어드는게 너무 아까웠더라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