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달리다

여름을 달리다
김인숙 지음 / 청어람 / 2013년 2월

제목은 참 시적인데 이 책은 제 느낌에 용두사미 같아요.

초반 흘러가는 내용이 잔잔하고 좋았었는데 뒤로 갈 수록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 로설 같지 않다는 느낌을 팍팍 주는 책이요.

아름다운 고택에 사는 채송아와 잠시 율현리에 내려와서 사는

한의사 이규원의 조용하고 조심스러운 연결이 초반에 참 좋았거든요.

상상할 수 있을 정도로 웅장한 댐과 호수,

그리고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초목에서의 데이트..등등 읽으면서

꾸민 설정이 참 아름다워서 좋았었는데

뒤로 갈 수록 인물들이 정말 뜬금없는 인물들이 튀어나와서

이 아름다운 환경을 망치더라고요.

수선제를 탐내는 문중어르신들의 욕심과,

승원의 뜬금없는 사고로 마음을 무겁게 하더니

그 사고로 사랑하는 여자를 버려두고

자신의 아픔 때문에 훌썩 떠나버린 규원도 규원이지만

가끔 등장해서 송아를 홀로 숨어서 짝사랑하는 태식이

엄청난 나이 차의 혜림을 대체 언제 마음에 담았다고

찾으러 떠나는 이야기를 쓰고..

거기다 후반부에선 주인공 커플 이야기 보단 태식과 혜림의 이야기가 더

많다고 느껴지기도 하고..

거기다 주인공 부모의 사연과 태식이 고향을 떠나야 했던 이유가 등장하질 않나..

충분한 설명이 아닌 흘러가는 식의 이야기 라서

오히려 더 책의 내용을 무겁게 하는 요인이 된 듯 하거든요.

자신이 아프다고 훌썩 떠나더니 이제 괜찮다고 다시 나타나는

무책임적인 규원의 행동도 별로였고... 

별 재미 없는 책 이었읍니다.

당신의 연인

당신의 연인
정경하 지음 / 신영미디어 / 2013년 3월

정경하님의 신간이라 고민 없이 빌렸지요. 이 책은 비빔밥 같습니다. 시니컬하게 시작했다가 엉뚱하고 야릇한 장면에서 코믹물이 튀어나오고, 진지하면서도 허당스러움도 있고, 회사에서 무미무색한 남주인데도 이 사람의 비서는 능글맞은 사람으로 나오거든요. 여주는 참 아픈 사람이네요. 몸도 마음도 정신도.. 그래서 '내 사람'에게는 한없이 다정하지만 그 외의 사람에겐 시니컬한..이런 여주를 만든 사람이 부모인데 그래도 아버지는 딸에게 가지는 죄의식과 때 늦은 사랑을 표현하지만 모친은..시종일관 냉랭하네요. 자신의 잘못은 전혀 모르고..그런 모친에 비해서 명진과 수란 자매는 참 좋은 사람을 만났다 싶더라고요. 빛이 있다면 어둠이 있는 것 처럼 참 뚜렷하게 비교가 되네요. 문란하고 노는 이미지를 가진 명진 임에도 아들의 여자란 이유 하나만으로도 명진을 믿고 받아들이는, '내 자식들'이라 해주는 지환모친의 무한 표용력과 순수함이 보기 좋았고 푸근했어요. 뼈대 깊은 가문의 5대 독자로서 예의와 품격이 몸에 베인 남주가 명인에게 속설없이 끌리고 져주고 몰입하는 모습도 좋았고..아이들 낳고 잘 사는 에필도 좋았고..전 가족이 있는 장면들이 제일 좋기만 하는데 이 책에서도 4대가 정겹게 사는 모습을 보여줘서 좋았어요. 단 하나 충격적인 것은 명인과 지환의 아이들이 멋진 남조로 나온 류현의 아들을 좋아하고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오빠' 라고 불렀더라고요. 그런 말은....이 남자가 진즉 유부남이었다는 거임???? 멋지게 봤는데~~~~

주도면밀한 주은행

주도면밀한 주은행
이이안 지음 / 청어람 / 2013년 1월

사랑 하는 것도 직업병인것 처럼 세밀한 설계를 해야 시작하는 여주와

이런 가증(?)스러운 모습을 보고서야 흥미를 느끼는

여주에겐 아닌 남자인 소장님의 밀당 러브 스토리이거든요.

이 책은 잘 만든 드라마를 본 느낌을 줘요.

주변 인물들도 잘 나오는데 보통 주변 인물들이 많고 별 재미가 없으면

산으로 간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이 책은 주변 인물들도 다 괜찮게 나오고

그렇게 지나치다 싶은 생각이 안들 정도로 절제가 되 있어서

잘 만든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줬거든요.

후기를 보니 이 책이 아닌 남자 시리즈 라고 하시는데

어떤 커플이 다음에 또 나올지 기대 하게 되는 책이기도 하고요.

이상형인 남자를 발견하고 좋은 모습 보여주려고

콩지랄,콩마녀인 별명에 맞는 본성을 버리고

조신하고 얌전한 모습을 보여주려 애쓰는 여주의 모습과

여주를 너무도 잘 아는 소장의 여주 관찰기도 재미있고,

이상형과 신경쓰이는 남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도 재미있고

여주 쟁탈전에 늦게야 끼어든 남주의 솔직한 마음도 즐겁게 해 주는 책이거든요.

여주에게 항상 솔직하게 사랑을 표현하고

결혼하고서도 아내를 유혹하려 노력하는 열정도 보기 좋고..

거기다 마치 기독교인이면 눈치 첼

베드로를 향한 예수님의 세번 사랑하느냐의 질문을 페러디한 것 같은

어머님의 문자도 재미있었고요..

뒷쪽에 다 함께 가족을 이루고 사는 모습까지.. 푸근하고 정겨운 책이었어요.

터치다운

터치다운 - 개정판
임은정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13년 2월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 개정판으로 나오면 좋기도

하지만 살짝 걱정이 되는 것은 수정하거나 추가함으로서

구판때 읽었던 느낌이 반감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 때문이거든요.

그 일례로 개인적으로 해품달이 그렇고요.

이 책도 혹시 그럴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더 좋았어요.

에필이 더 추가되서 기쁨이 배가 된 책이었지요.

초반 남주는 그렇게 사랑한다고 들이대는데 미우는 자꾸 뒷걸음질 해서 답답하면서도

여주의 심정이 이해가 가니 안타깝더라고요.

남주의 명성이 오죽 대단했어야 말이지요..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동생 뿐인 삶에

부해도 너무 부하고 유명해도 너무 유명한 남자의 들이댐은

자신의 처지를 더 느끼게 하는 존재일테니깐요.

그럼에도 자신의 환경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면이 싫기도 했고요.

겨우 마음을 열고 사랑한다 하면서도 막상 청혼을 받으니 주저하는 모습이 얄밉기도 하고..

이런 여주의 환경을 이해하고 혼자 남을 동생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 해준

쥬드의 금전적인 부분이 맘에드네요.

역시 사랑도 돈이 있어야 하는구나 싶더라는거..

구판때 쓴 리뷰를 보니 그때와 지금의 느낌이 다르지 않더라고요.

에필에서  여주와 비교되는 지선의 저돌적인 밀어부침과

미우와 똑같은 민우의 행동도 우습고..

추가 된 에필에서 변함없이 행복한 삶을 사는 부부의 모습도 안심되고..

재미있게 읽었어요.

용루

용루
서은민 지음 / 동아 / 2013년 2월

이 분 책은 처음보는데 삼합회 라는 단어 때문에 흥미가 있어서 고른 책 이거든요. 지금까지 삼협회가 나와서 재미없었던 책이 없어서 선뜻 골랐는데 음..미묘해요. 이 책은 '영원의 미로'란 책과 뼈대가 같아요.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이 나오는거..그런데 다른 것은 그런 사람이 무려 5명이 된다는거..물론 확실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둘, 꿈으로 희미하게 알다가 차차 진해지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사람이 둘, 마지막에서야 이야기를 듣고 확신하게 되는 사람이 하나..이네들이 바로 그 시절에 오해와 질투로 인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커플과 악인들과 이런 전생을 주도적으로 이어온 인물들인데 현대에 다시 인연의 고리를 이어가는 스토리 이거든요. 양파 껍질 마냥 조금씩 보여줘서 초반엔 미스터리하거든요. 그 시절에 각자의 입장이 있어서, 사랑과 오해가 있고 질투가 있어서 그 비극적인 상황의 진실된 일을 보여줄 때 까지 조금씩 감찰나게 보여주는데 약간의 반전이 있기도해요. 그래서 앞부분 보다는 뒷부분이 더 재미있어요. 영원의 미로 때문에 호불호가 가를 책일듯도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어요. 다만 하나 픽~하고 웃음 나오는 장면은..총을 그리 맞고도 살아난 한 인물의 존재랄까..전생 하나만으로도 충분한데 두개의 자아와 그로인한 한쪽의 사라진 기억, 불사신 같은 육체가 좀..미묘했어요.